미국에서 행동과학자들이 이런 실험을 했다. 우선 신문에 다음과 같은 광고를 냈다. ‘사원모집. 학력, 경력, 나이, 성별, 건강상태 등 무관. 연봉 3만 달러. 근무환경은 매우 쾌적함. 근무강도는 매우 약함. 근무시간 하루 8시간. 야간작업 없음. 직무위험 전혀 없음. 휴일 완전 보장. 모집방법은 선착순’
이런 광고를 본 사람들이 긴가민가해 모여들었는데 광고대로 선착순으로 뽑았다. 선발된 사람들이 일을 하는데 광고대로 간섭하는 사람도 없고 일도 어렵지도 힘들지도 않고 작업환경도 쾌적하고 8시간 일하면 칼같이 퇴근하고 등 매우 이상적인 직장이었다.

그런데 이 사람들이 하는 일이 문제였다. 백지 양쪽 끝에 점이 찍혀 있는데 두 점에 자를 대고 연필로 줄을 긋는 일이었다. 이런 일은 머리를 쓸 것도 없고 힘이 드는 일도 아니고 지식이나 기술이 필요한 일도 아니다. 학력이나 경력도 필요 없고 손만 움직일 수 있으면 나이나 건강도 관계없다. 그래서 처음 일주일 정도 사람들은 신나게 일했다. 그런데 일주일이 지나자 “무엇 때문에 이런 일을 하느냐?”고 묻는 사람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노트를 만들기 위해 이런 일을 한다”고 대답하자, “노트를 만들려면 처음부터 줄을 그어 만들면 되지 양쪽 끝에 점만 찍어놓고 우리보고 그으라는 게 합리적인 일이냐”고 불만을 토로하더니 한 사람 두 사람씩 안 나오기 시작했다. 몇 달이 지나자 한 사람도 나오지 않았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인간은 아무리 근무조건이나 환경이 좋아도 의미 없는 일, 보람 없는 일, 성취감을 느낄 수 없는 일에 대해서는 동기유발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나타낸다. 만일 당신에게 밑 빠진 독에 하루 종일 물을 길러다 부으면 많은 임금을 주겠다는 조건을 제시한다면 당신은 그 일을 며칠이나 할 수 있을 것 같은가? 만일 당신에게 아주 쾌적한 사무실에 앉아 아무런 의미도 없는 돌멩이 하나를 이 책상에서 저 책상으로 저 책상에서 이 책상으로 옮기는 일을 하라고 한다면 몇 시간이나 할 수 있을 것 같은가?

기업의 생존과 발전을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이 종업원들의 사기와 동기유발(motivation)이다. 따라서 경영관리론이나 리더십이론에서 매우 중요하게 다루는 분야가 종업원의 사기와 동기유발이론이다. 미국의 허즈버그(F. Herzberg)라는 학자는 어떠한 요인이 인간행동의 동기를 부여하고 유지시키는가에 대한 연구를 했는데 기존의 이론과는 달리 직무에 만족을 주는 요인과 불만을 초래하는 요인이 따로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따라서 허즈버그의 이론을 2요인이론(two-factor theory)라고 한다. 허즈버그는 직무에 불만을 초래하는 요인을 위생요인(hygiene factors)이라 하고, 직무에 만족을 주는 요인을 동기요인(motivators)이라 하였다.
허즈버그가 발견한 위생요인은 ①회사의 정책 및 행정 ②관리자의 관리·감독 형태 ③근무환경 ④급여 ⑤인간 상호관계(상사·동료·부하들과의 관계) ⑥개인의 생활요인(근무지 이동, 퇴근시간 등) ⑦직업의 안전성⑧신분의 안정성 등 이었다. 여기서 우리는 직무 불만족에 영향을 주는 위생요인은 주로 직무조건 및 환경과 관련되는 것들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허즈버그가 직무불만족과 관계되는 이런 요인들을 위생요인이라 부른 것은 이러한 요인이 마치 의학에 있어서 위생의 원리와 비슷하기 때문이다. 즉 현대식 오물처리, 수돗물의 정화, 공기오염 방지 등은 병을 직접 치료하지는 못하지만 이런 위생이 좋지 못하다면 우리는 더 많은 병에 걸리게 될 것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직무환경에 해로운 요인(불만족스러운 요인)이 있을 때에는 이 요인은 나쁜 직무태도를 갖게 한다. 따라서 이러한 위생요인을 제거하면 긍정적인 직무태도를 가로막는 걸림돌을 제거하는 셈이 된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긍정적인 직무태도를 갖거나 동기유발이 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상급자가 잔소리를 안 한다고 해서 창의성을 발휘해서 자발적으로 일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허즈버그는 동기를 유발시키는 것은 ‘일 그 자체(work itself)’와 관련돼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동기요인은 ①성취감 ②타인들(상관·동료·부하·고객·전문가·대중 등)의 인정 ③일 그 자체(의미 있는 일인가 무의미한 일인가 등) ④일에 대한 책임 ⑤개인의 성장가능성 ⑥승진 등이다. 이렇게 볼 때 동기요인은 직무 자체에서 생기는 것으로 본인 스스로가 느끼는 심리적 상태와 관계되는 요인들이다. 즉 동기요인은 외부에서 주어지는 물리적 조건이나 환경과는 무관하게 인간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요인인 것이다.

네트워크마케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사업자들의 사기와 동기유발이 필수조건인데 이를 위해서는 돈을 버는 것만으로는 불충분하며 반드시 일 그 자체가 보람이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정상적인 인간이라면 아무리 많은 돈을 준다 해도 의미 없는 일은 하지 못하는 게 실험에 의해 밝혀졌듯이 네트워크마케팅으로 단시간에 많은 돈을 벌 수 있다고 사람들을 유인해도 만일 그 일이 많은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일이라면 오래 지탱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이 땅의 네트워크마케팅 기업들이 단시간에 폭발적으로 성장했다가 얼마 가지 못해 쇠락하는 이유는 일 그 자체에서 보람을 얻기 어려웠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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