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 변산반도 여행

바다와 맞닿은 해변은 음이온이 풍부하다. 거기에 깊은 숲까지 더했다면 청정공기는 따라올 수밖에 없는 최고의 혜택이다. 세월을 쌓아올린 듯 신비로운 채석강과 적벽강 앞에 서니 옛 시인들처럼 시구가 절로 떠오른다. 뚜벅 뚜벅 바다가 보이는 길을 따라 마실길을 걸어도 좋다. 사랑하는 이와 멋진 해변 드라이브를 즐기기에도 그만이다. 소동파와 이태백도 울고 갈 비경을 간직한 부안 변산반도로 지금 떠난다.


흉내 낼 수 없는 자연의 걸작, 외변산 비경
우리나라에서 19번째 국립공원으로 등재된 전라북도 부안에 있는 변산반도 국립공원은 바다와 산을 골고루 감상할 수 있는 천혜의 조건을 갖췄다. 부안읍에서 변산해변 방향으로 30번 국도를 타고 15km 정도를 달리면 탁 트인 바다가 나온다. 해안도로에는 앞차 뒤차 할 것 없이 거북이 걸음이다. 특히 일몰시간이면 비상등을 켠 차량이 한두 대가 아니다.
외변산의 으뜸은 역시 채석강이다. 칠천만 년의 세월이 책을 쌓듯 차곡차곡 정교하게 쌓여있다. 인간이 흉내 낼 수 없는 경이로운 작품에 연신 터지는 것은 감탄과 카메라 플래시뿐이다. 채석강과 이웃한 격포해변은 수심이 완만하고 수온이 차갑지 않아 아이들과 함께 해수욕을 즐기기에 좋다. 10분리에 있는 적벽강 역시 외변산의 핵심 포인트. 중국 송나라 시인 소동파가 시조로 읊은 중국의 적벽강과 닮았다하여 이름 붙여진 곳이다.
걷기 여행을 좋아한다면 변산 마실길에 도전해보자. 산과 바다를 함께 즐길 수 있는 코스인데 1구간 3코스 적벽강노을길은 성천에서 격포항까지 7Km구간으로 3시간 정도 소요된다.

내변산의 백미 전나무숲길
내변산 탐방지원센터를 지나 내소사 일주문으로 들어서면 태양은 어디로 갔는지 자취를 감춰버린다. 곧은길 양옆으로 호위병처럼 ‘받들어 총’하고 서 있는 전나무들의 위용이 대단하다. 언뜻 보아도 높이가 수십 미터는 될 것 같다. 길이 좋아 유모차나 휠체어를 타고서도 부담 없이 자연을 즐길 수 있다. 한낮에는 관광객과 등산객들로 붐비지만 그 시간만 피하면 호젓한 산책이 가능하다.
내변산은 깊은 산과 계곡으로 유명하다. 특히 내소사 코스는 내변산 트레킹의 백미. 총 4시간 정도 소요되며 중급자에게 적합한 길이다. 아홉구비를 이루고 흘러간다는 봉래구곡은 여름에 찾기 좋은 곳이다. 부안삼절(扶安三絶)의 하나로 꼽히는 직소폭포는 수직으로 내리꽂는 강한 물줄기에 막혔던 숨통이 뻥 뚫리는 기분이다. 그 풍광이 아름다워 변산8경에도 이름을 올렸다. 시원한 물줄기는 등산의 수고로움을 한방에 씻어 준다. 내변산을 찾는 이유는 다르겠지만 이곳에서 얻어가는 만족감은 한결같을 것이다.

곰소천일염과 젓갈의 환상적 만남
“이것도 맛있고…, 음…, 그래 이것도 맛있네!”
나무 이쑤시개를 든 채 망부석처럼 서서 젓갈 시식 삼매경에 빠진 사람들이 한둘이 아니다. 멈추려고 하지만 염치없이 짭조름한 그 맛에 중독되어 계속 손이 간다. 물을 한 사발 들이키고서야 정신을 차렸는지 ‘아줌마, 이거랑, 이거 같이 주세요.’ 한다.
외변산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이 곰소염전과 젓갈이다. 곰소젓갈이 맛있는 이유는 곰소천일염을 쓰기 때문. 짠맛보다 단맛이 나는 이유가 소금이 좋아서란다. 곰소는 조선 후기 <만기요람>에 따르면 소금을 가장 많이 생산하는 곳으로 소개됐다. 이처럼 자연환경이 아름답고 먹을거리가 넘쳐나다 보니 예부터 부안을 물고기, 소금, 땔나무가 풍부해 부모 봉양하기 좋다며 ‘생거부안(生居扶安)’이라 불렸다. 지금은 풍부한 자연환경으로 전국각처에서 방문객을 불러 모으는 관광명소가 됐다.

■여행정보 
●찾아가는 방법 : 내비게이션 검색(채석강), 대중교통은 부안버스터미널에서 100번, 211, 201번 버스를 타고 격포 터미널 정류장에 하차(1시간 30분 소요)
●주소 : 전라북도 부안군 변산면 격포리 301-1
●문의 : 변산반도국립공원 사무소 063-582-7808

저작권자 © NEXT ECONOM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