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소멸 포인트 1000억원…기부, 가상화폐, 세금으로 활용

# 회사원 박나리씨는 최근 카드사에서 문자 한통을 받았다. 유효기간 만료에 따른 소멸 포인트 안내 문자였다. 문자내용은 2014년 4월 적립 이후 사용하지 않은 포인트가 24개월이 경과 돼 2016년 5월에 소멸된다는 내용이었다. 아깝긴 하지만 어디서 어떻게 쓸지도 모르고, 금액도 얼마 되지 않아 소멸 포인트는 잊기로 했다.

현금종말시대 도래 후 카드 사용이 일상화 되고 있다. 이와 함께 카드 사용액의 일부가 포인트로 쌓이고 있지만 포인트 활용은 미미한 수준이다. 실제로 5년의 유효기간이 경과한 카드 포인트는 연간 1000억원에 달한다. 그간 카드 포인트는 세금 납부, 정치후원금 등에 사용됐지만 최근에는 사회취약계층에게 기부하거나 교통카드 충전, 간편 결제 서비스 내 가상화폐 전환 등으로 사용되고 있다. 똑! 소리 나는 카드 포인트 사용에 대해 알아보자.

포인트 버리면 바보
먼저 우후죽순 쌓여있는 나의 포인트는 여신협회에서 운영하는 ‘카드 포인트 통합 조회’ 서비스를 이용해 확인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기부, 티머니 충전, 세금 납부 등도 가능하다.
지난 3월 여신전문금융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를 계기로 유효기간 5년이 지나 소멸됐던 신용카드 포인트, 연간 1000억원이 사회취약계층에게 자동 기부된다. 다만 법 시행 이후 소멸시효가 완성된 신용카드 포인트에 대해서만 적용된다.
법안을 발의한 김을동 의원은 “연간 1000억원의 소멸 포인트가 최근 6년간 6000억원 규모에 달하며 최근에는 1200억원을 기록했다”며 “신용카드 소멸 포인트를 자동 기부할 수 있도록 해 기부와 나눔의 문화가 사회전반에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어려운 이웃을 위한 카드 포인트 자동 기부는 각 카드사의 홈페이지, 앱, 콜 센터 등에서 신청 가능하며 고객이 신청한 포인트를 카드사가 현금으로 바꿔 대신 기부해주는 시스템으로 현금 기부와 마찬가지로 소득공제도 받을 수 있다.

이에 카드사는 포인트 전쟁을 선포했다. 채권으로 명시되는 포인트를 자동 기부되기 전까지 최대한 활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먼저 카드사 공통으로는 카드 대금, 연회비 결제 등은 카드 포인트로 결제가 가능하다.
이와 함께 티머니와 제휴된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 등의 경우는 ‘티코인’ 앱을 통해 포인트를 교통카드 충전액으로 전환 할 수 있게 했다. 티코인 앱은 카드 포인트 등을 일정수수료를 내고 티코인으로 전환 후 스마트폰에서 사용할 수 있는 티머니로 사용 할 수 있게 한 앱이다. 용돈을 티머니로 충전해주는 학부모들에게 인기다.

카드 포인트로 학자금 대출의 원리금도 상환할 수 있다. 신한카드, 우리카드, 하나카드 등은 한국장학재단과 제휴를 맺고 출시한 체크카드를 통해 일정 포인트를 학자금 대출의 원리금 전환할 수 있도록 했다. 각 카드사별 포인트 적립 사항과 적립 한도에 따라 원하는 만큼 상환이 가능하다.
카드 포인트로 적금도 들 수 있다. 하나은행과 하나카드는 적금납입과 금리우대 두 가지 혜택을 한 대 묶은 ‘씨크릿 적금’을 운영하고 있다. 적금 가입 이후 3개월 내에 결제계좌가 하나은행인 하나카드로 월 20만원 이상 결제하면 기본 금리에 0.1%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얹어준다. 또 카드 이용에 따른 적립 포인트는 적금에 자동으로 납입된다.

카드 포인트를 다른 수단으로 전환해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신세계는 간편결제 서비스 ‘SSG페이’를 선보이며 신용카드 포인트를 가상 화폐인 ‘SSG 머니’로 바꿔 쓸 수 있도록 했다. SSG 머니는 신세계백화점, 이마트, 스타벅스 등 신세계 계열사에서 현금처럼 쓸 수 있는 가상화폐다. 롯데카드도 주요 포인트인 ‘엘 포인트’를 1만2000여 롯데 가맹점 등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게 했다. 또한 금융상품(현금서비스 및 카드론) 수수료, 카드안심서비스도 포인트로 결제할 수 있다. 특히 롯데카드는 2014년 포인트 유효기간을 폐지해 고객이 원하면 언제든지 포인트를 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KB국민카드는 포인트를 비트코인으로 전환하거나 금통장에 투자할 수 있다.
이밖에도 카드 포인트는 다양하게 활용된다. 국세청은 지난 2011년부터 신용카드 납부 전용 사이트 카드로택스, 위택스를 통해 지방세 양도소득세 등의 세금을 500만원 한도 내 포인트로 결제 할 수 있게 운영하고 있다. 또한 삼성카드의 보너스 포인트는 아모레퍼시픽 뷰티 포인트로 전환 가능하며 현대카드는 주기적으로 가맹점 결제 시 자사 M포인트를 최대 50% 사용할 수 있는 이벤트를 펼치고 있다. 신한, 삼성, NH농협카드는 지난 3월부터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어촌공사와 제휴해 농촌체험휴양마을에서 카드 포인트로 결제가 가능하도록 했다.
신한카드는 전국 129개, 삼성카드는 53개, NH농협카드는 7개 농촌 체험이 가능한 농촌체험휴양마을에서 포인트로 숙박·식사·특산물 구매 등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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