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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판 아줌마가 돌아왔다아줌마 이미지 벗고 맞춤서비스 제공…온라인 쇼핑 강세 속 성장 회복세 뚜렷
  • 김미림 기자
  • 승인 2016.03.23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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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브랜드의 제품을 소비자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드럭스토어나 로드숍 등과 모바일 보급 확대로 한층 판이 커진 인터넷 채널 사이에서 추억 속으로 사라진 듯했던 화장품 방문판매가 다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해묵은 유통채널로만 보였던 방문판매가 회복 할 수 있었던 요인은 무엇일까. 국내 방문판매 현황을 살펴보고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가기 위해 풀어야 될 과제는 무엇인지 짚어봤다.


방판, 위기를 기회로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을 보면 인상 깊은 장면이 있다. 동네 아줌마 3명이 방문판매원에게서 화장품을 사고 피부 마사지를 받는 씬이다. 당시 방판 아줌마들은 특유의 친화력과 화술로 단골고객을 만들어 화장품을 판매했는데, 방판아줌마가 다녀간 다음엔 각종 샘플로 화장대가 가득 찼던 것이 기억이 난다.
이때까지만 해도 방문판매는 호황을 누렸다. 하지만 1980년대를 지나 1990년대에 접어들면서 주춤하더니 2010년 이후에는 급격하게 하향곡선을 그렸다.
방문판매의 장점은 이동시간을 절약하고 방문판매원으로부터 제품에 대한 정보를 습득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런데 온라인몰과 홈쇼핑 등 다양한 유통채널들이 생겨나고 인터넷 카페나 블로그 등을 통해 소비자 스스로 정보를 찾을 수 있게 되면서 그 의미가 퇴색됐다. 방문판매의 편리함이 더 이상 매력으로 작용하지 않게 된 셈이다.

   

실제 아모레퍼시픽 화장품 사업부문의 인적판매(방문판매+직접판매) 비중은 2009년 40.2%에서 2013년 21.4%로 반토막 났다. 매출액도 2011년 7223억원에서 2012년 6115억원, 2013년 6090억원, 2014년에는 5092억원으로 내리막을 탔다.
LG생활건강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2008년 32.4%에 달하던 방판 비중이 2013년 10% 수준까지 하락했다. 소비자들의 화장품 구매 경로가 인터넷이나 면세점, 홈쇼핑, 브랜드숍 등으로 다양해진 데다 중저가 화장품이 폭발적으로 늘면서 방문판매 수요를 잠식한 탓이다.
이 같은 하락세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나 싶었던 방문판매가 다시금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소비자들과 얼굴을 맞대고 설득하는 방문판매가 큰 효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평가다. 여기에 고급제품과 맞춤 개별상담 등 부대 서비스를 원하는 소비자들도 늘어나면서 다시 방문판매가 주목을 받고 있다.
이에 주요 화장품 업체들은 전문 인력을 확충하고 피부 관리 서비스 고급화, 고급 브랜드 확대 등을 통해 방문 판매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과거 ‘아모레 아줌마’ 이미지를 전문적인 카운슬러로, 방문판매를 영업이 아닌 고객관리라는 인식의 전환을 시도했다.
이를 위해 ‘SSEP(Sales Stimulation & Enhancement Program, 영업력 강화 프로그램)’을 도입, 카운슬러의 카운슬링 기술을 강화하고 영업력을 향상시켜 신입 카운슬러의 정착율을 높였다. 또 카운슬러가 체계적으로 고객을 관리하고 고객에게 맞는 제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CRM(고객관계관리) 시스템도 만들었다.
아울러 2030세대 고객을 공략하기 위해 새로운 방문판매 채널인 ‘뷰티라운지’를 출범, 뷰티 코칭서비스와 뷰티 클래스 등을 제공하며 젊은 세대가 선호하는 네일케어나 메이크업 관련 강좌 등을 지원하고 있다. 
이 같은 노력으로 지난해 3분기 메르스 여파로 국내 사업 성장세가 일시적으로 둔화됐음에도 방문판매 매출은 12.1% 증가했다.

LG생활건강의 지난해 1분기 방문판매 매출은 696억원으로 전년동기 445억원보다 57% 상승했다. 이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방문판매 채널 재정비 덕분이다. LG생활건강은 브랜드 강화와 함께 카운슬러를 늘리는 전략을 펼쳤다. 2013년 1만2400여명이었던 카운슬러는 2014년 말 기준으로 1만5800여명으로 늘었고 2015년 1분기에는 1만5900여명으로 3개월 만에 100여명을 더 늘렸다.
아울러 방문판매를 통해서만 구매할 수 있는 특별한 에디션도 선보였다. 대표적인 것이 ‘공진향 피부비책: 울 해울안 파우더’로 에센스와 섞어 거품을 내 사용하면 각질 제거에 탁월하다는 평가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방문판매 시장이 과거보다 어려워진 건 맞지만 여전히 중요한 유통채널”이라며 “신규 카운슬러에 대한 교육과 인센티브를 강화해 방문판매 매출을 끌어올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코리아나화장품은 업계 최초로 남성 뷰티 카운슬러가 활동하고 있다. 젊은 여성 소비자들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이들은 여성 소비자들에게 이성의 관점에서 전할 수 있는 메이크업 조언에 초점을 두는 등 차별화된 영업에 나서고 있다.

   
방판 아줌마에서 뷰티컨설턴트로
그렇다면 방문판매가 회복세를 보이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기존 이용층의 구매가 증가한 데서 이유를 찾을 수 있다. 방문판매를 지속적으로 이용하는 50~55세 중장년층 여성들을 중심으로 세트구매나 1+1 제품 판매량이 늘었다. 씀씀이가 커졌다는 것이다.
시장조사기관 칸타월드가 15~55세 여성 기준으로 실제 구매기록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방문판매 채널은 2013년도에 최저점을 기록했으나 2015년 3분기 마감 기준 약 19%의 금액비중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스킨케어 부문에서는 아이크림과 스킨로션 제품이 강세를 보였으며 색조 화장품 부문에서는 베이스 메이크업 제품 중심이었던 판매가 립스틱, 마스카라 등 포인트 메이크업으로 옮겨가며 방문판매 시장 회복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신고은 칸타월드 연구원은 “기존에 색조 화장품 구매량이 전체 연령대보다 낮았던 중장년층 여성이 이제는 색조 화장품에도 관심을 가지는 등 젊은 층과 비슷한 구매형태를 보이기 시작한 것이 특징적”이라며 “이들 중장년층 여성이 화장품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고령화가 진행될수록 그 중요도가 계속해서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세계에서 고령화 수준이 가장 높은 나라 중 하나인 일본에서는 시니어층을 위한 제품 출시가 활발하다. 시세이도(Shiseido)에서는 시니어 여성 전용 브랜드 ‘프리올(Prior)’을 출시했으며 메이크업 전문 브랜드 가오(Kao)에서는 돋보기가 달린 파운데이션 ‘소피나 프리마비스타 디아(Sofina Primavista Dea)’를 내놓는 등 시니어층 대상 상품 라인을 강화하고 있다.
중장년층의 방문판매 채널 이용이 다시 증가한 것은 방문판매 업체들이 노력이 한 몫 했다. 과거 수다스러웠던 ‘방판 아줌마’는 이제 뷰티컨설턴트, 뷰레이터 등으로 불리며 고객의 피부를 컨설팅하는 전문직종으로 인식되고 있다.
방판 아줌마의 상징인 커다란 가방은 사라지고 그 빈자리는 태블릿PC와 PDA 등 모바일 기기가 대신하고 있다. 이러한 스마트 기기를 활용해 고객의 피부 특징을 진단해주고 평소 좋아하는 브랜드나 최근 구매 내용 등을 확인 후 이에 맞춰 제품을 추천해주거나 직접 메이크업을 해주는 등 다양한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여기에 이너뷰티 및 뷰티 디바이스로 품목을 확장하려는 노력이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전문적인 이미지를 통해 기존 고객들로부터 추가적인 수요를 만들어내는데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다. 하나 더, 온라인몰 만큼의 할인혜택은 받을 수 없지만 기대 이상의 샘플은 그야말로 보너스다.
방문판매를 통해 화장품을 구입한 김미현 씨(36)는 “방문판매는 엄마들만이 이용하는 고유의 영역이라고 생각했다”면서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우연히 이용해봤는데 화장품 용량만큼 샘플을 챙겨주고 원하는 시간에 장소로 찾아와줘 편리하다”고 말했다.

젊은 층 확장 가능할까

   

방문판매 시장의 중장기적인 성장은 기존 이용층인 40~50대 뿐 아니라 지속적으로 젊은 20~30대를 잡았을 때 가능하다 할 수 있다. 즉 이용층이 확대돼야 한다. 국내 대표 방문판매 브랜드들이 20~30대 여성을 카운슬러로 채용해 기존 중장년 중심 이미지를 탈피하고자 하는 것도 여기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젊은 층들이 주로 쇼핑하는 곳이 바로 ‘온라인’이다. 스마트폰과 함께 항상 ‘온라인 중’인 소비자들을 사로잡는 것이 관건이다. 온라인에서 제품의 정보를 수집하고 교환할 뿐만 아니라 최종구매까지 종종 이어지기에 온라인쇼핑 이용 증가는 방문판매에 위협이 된다.
이에 직접(대면)관계보다 가상관계가 더 익숙한 젊은 소비자들을 사로잡기 위한 새로운 방판 모델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업계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일례로 아리따움의 옴니스토어는 오프라인 채널과 온라인을 접목해 고객 유치에 힘쓰고 있다. 젊은 층은 온라인 세대라는 것 외에도 뷰티에 대한 욕구와 브랜드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특징도 있기에 이들을 위한 다양한 뷰티 정보 제공, 입소문을 통한 브랜드 알리기에도 힘쓰고 있다. 오는 5월 브랜드 론칭 예정인 웅진그룹의 화장품 판매법인 웅진릴리에뜨와는 스마트폰을 활용한 온라인 방문판매 시스템을 펼칠 계획이다. 즉 젊은 세대들에게 익숙한 카카오톡으로 먼저 사전 컨설팅을 해주고 이어 오프라인 컨설팅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게 한다는 방침이다.

신고은 칸타월드 연구원은 “온디맨드(On Demand), O2O, 모바일 앱은 업계를 불문하고 젊은 층을 끌어들이기 위한 필수 전략”이라며 “방문판매도 고객을 직접 만나서 판매하던 방식(Door-to-Door)에서 수요가 있는 소비자들을 찾아가고 또 과정에 있어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하는 O2O 방식으로 변화를 꾀한다면, 지금의 회복세가 장기적인 성장세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김미림 기자  nexteconomy@nex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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