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기의 <인문의 바다에 빠져라>김지성의 북~ 한줄 읽기

“역사, 철학, 문학을 읽는다고 당장 돈이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대신 사물을 바라보는 통찰력이 생깁니다. 세상과 사람들을 둘러싸고 일어나는 일들을 통합적·유기적으로 보고, 그 이면을 꿰뚫어 볼 수 있는 안목을 갖게 되는 것이지요. 결과적으로 인문학적 감수성과 사유의 깊이는 우리 인생의 기초체력을 만들어 주는 것입니다.”
- 최진기의 <인문의 바다에 빠져라>
   (스마트북스 펴냄) 중에서


최진기(오마이스쿨 대표)는 인기 방송인이다. 김제동의 ‘톡톡 유’, 썰전 등에 고정 출연하고 있다. 그는 또 베스트셀러 저자이다. <일생에 한 번은 체 게바라처럼>, <경제기사의 바다에 빠져라>, <지금 당장 경제공부 시작하라> 등 여러 권의 책을 주요 서점의 베스트셀러 목록에 수주일 동안 올려놓았다.
무엇보다 그는 강의를 하는 사람이다. 수험생들에게 사회탐구영역을 강의하는 명강사다. 그는 지금 수험생을 물론이고 성인들을 대상으로 철학, 역사, 경제를 넘나드는 강의로 인기 몰이를 하고 있다. 방송에서 스스로를 “수험생에게는 수능을, 성인들에게는 인문학을 강의하는 대한민국 최고 강사”라고 소개하고 있다. 오글거리지 않는다.
최진기 강의의 강점은 ‘핵심’을 놓치지 않으면서 ‘재미’까지 있다는 데 있다. 머리가 아플 것 같은 철학이나 인문학에 시대적 배경이나 역사적 사건을 입혀서, 귀에 쏙 들어오는 하나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스토리텔링으로 인문학 초보자라도 그의 강의를 듣다 보면 인문학의 새로운 ‘재미’를 찾게 된다.
<인문의 바다에 빠져라>는 최진기 인문학 강의의 ‘강점’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시대가 재미를 원해 부응했지만 ‘인문학의 지도’로 손색이 없는 책이다.
최진기는 누구라도 인문학을 배워야 하는 이유로 “사람답게 살자는 것”을 말한다. 실례로 ‘악의 평범성에 대한 보고서로 유명한 철학자 한나 아렌트를 일반 직장인들이 알아야 하는 이유를 묻자 그는 거침없이 이렇게 답했다.
“세상이 힘들다. 하이징거가 스포츠에 열광하는 이유로 열광 자체가 목적이라고 했다. 인문학은 수단이 아니라 그 자체가 목적이 돼야 한다. 한나 아렌트 읽으면 슬프다. 권위에 대한 무비판적 복종이 얼마나 슬픈가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인데, 그럼 직장인들은 직장을 때려 쳐야한다. 성공하려고 인문학을 하는 게 아니다. 사람답게 살자는 것이다.”


또 인문학지도라는 평답게 쉽고, 재밌는 반면 ‘얕은 지식’이라는 일부의 지적에 대해서도 그는 단호했다. “입문서다. 관심이 생겨서 공부하고 싶은 사람이 있으면 더 하면 된다. 루터가 유명해진 것은 95개조 반박문을 썼다는 것이 아니라 독일어로 써서 붙였다는 것 아니겠나. 얕은 지식이 진짜 지식을 방해한다는 계몽적 사고에 화가 난다.” 그래서 그런 거다. 그의 한 독자가 “쉽고 다채롭고 재미있다. 현실과 연관된 적절한 사례들이 많아서 몰입해서 끝까지 읽었다”고 한 말에 동의하게 되는 것은.
그럼 됐다 싶다. 하이징거, 장 보드리야르, 미셸 푸코, 위르겐 하버마스, 울리히 벡, 한나 아렌트, 사르트르, 에드워드 사이드, 칼 포퍼, 존 롤즈, 제레미 리프킨, 토마스 쿤…이들을 (독자들이) 끝까지 읽었다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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