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의 바둑 고수 이세돌이 구글이 만든 인공지능 알파고와의 바둑 대결에서 1승4패라는 초라(?)한 성적을 남겼다. 지난 1996년 컴퓨터가 체스 대결에서 사람을 이겼을 때 사람들은 바둑만큼은 컴퓨터가 쉽게 사람을 이기지는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불과 10년만에 인공지능은 바둑을 정복했다. 이번 이세돌과의 대결에서 알파고는 사람만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직관을 인공지능도 학습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알파고의 승리를 보면서 영화 터미네이터와 매트릭스가 오버랩 되는 것은 왜일까. 아마도 인공지능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때문 일게다. 극도로 발전한 인공지능이 사람의 통제에서 벗어나게 되면 터미네이터나 매트릭스의 상상력이 현실이 되지는 않을까. 아직은 인공지능이 개발 단계이고 대부분이 선한 목적을 가지고 개발하고 있지만 네트워크 속에서 인공지능과 인공지능이 만나 우리가 상상하지 못할 만큼의 비약적인 발전을 이룩하지는 않을까. 그 결과 인공지능이 스스로 사람의 통제에서 벗어나려고 한다면.......
쓸데없는 기우일 수 있다. 그러나 아주 가까운 곳에서부터 인공지능은 사람이 할 일을 대체하고 있다. 비근한 예로 불과 몇 년 후면 상용화 될 것으로 보이는 무인자동차가 있다. 또 이미 간단하고 단순한 기사는 로봇이 쓰기 시작했다. 또 구글의 ‘딥드림’, 음계를 조합해 작곡이 가능한 예일대의 ‘쿨리타’ 등 인공지능은 불가능할 것 같았던 예술분야에까지 진출하고 있다. 지난 2013년 영국 옥스퍼드대학은 인공지능의 발달에 따라 직업의 47%가 사라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비록 직업의 47%라고 하지만 그 사라지는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은 아마도 사라지지 않는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보다 훨씬 더 많을 것이다.
물론 많은 전문가들이 인공지능이 인간을 위협하는 존재가 아니라 인간이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도구라고 주장한다. 인공지능을 활용함으로써 사람들은 더 안전하고 여유로운 삶을 즐길 수 있다. 아마도 무인자동차가 상용화되면 교통사고는 지금보다 훨씬 줄어들 것이고 교통체증은 많이 완화될 것이다. 쓰나미나 지진같은 불의의 재난이 닥쳤을 때도 인공지능은 더 많은 사람을 효율적으로 구조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아직 인간의 손길이 미치지 않은 극한의 험지에서 또는 달이나 화성같은 우주에서 유용한 자원을 찾아내서 활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어쩌면 진짜 문제는 인공지능이 아니라 사람이다. 누군가가 자신이 인공지능을 완벽하게 통제할 수 있다고 믿고 개인의 사리사욕을 위해 인공지능을 사용하기 시작한다면 인공지능은 인류 최대의 위협으로 다가올 수 있다.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결을 보면서 터미네이터와 매트릭스가 떠오르는 것은 그런 이유에서다.  

저작권자 © NEXT ECONOM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