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회와 조합 등 3자 공동대응체계 구성

다단계판매 업계가 다단계판매 용어의 오남용에 대한 공동대응에 나섰다.
최근 한국직접판매협회와 한국특수판매공제조합, 직접판매공제조합 등 다단계판매 업계 주요 3개 단체는 언론기사 및 문화 콘텐츠의 ‘다단계판매’에 대한 맹목적 폄하나 무분별한 ‘다단계’용어 사용을 줄이고 업계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고자 ‘다단계판매 용어 오남용 상설 협의회(이하 협의회)’를 조직했다고 밝혔다.

협의회는 공동 모니터링을 통해 다단계 용어 오용 사례를 발견하는 즉시 3개 단체 연명으로 해당 언론사, 제작사 등에 공문을 발송하는 등 즉각적인 공동대응 체계를 마련해 대응 적시성을 높이기로 했다.   
이에 따라 협의회는 지난 1월14일, 영화 ‘쇠파리’와 ‘마스타’ 제작에 대해, 1월17일에는 영화 ‘검사외전’에 대해 공동공문을 발송했다. 공문에는 잘못된 용어 사용은 다단계판매에 대한 오해와 불신을 초래해 제도권 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수백만 명의 업계 종사자들이 생계에 위협을 느낄 뿐 만 아니라 마음의 상처를 입게 되는 결과를 초래한다며 ‘다단계판매업계의 명예를 훼손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음을 확인할 경우 협회와 양 조합 및 다단계판매회사는 형사고소를 비롯한 필요한 모든 법적 조치를 취할 것’임을 명시하고 있다.

영화 ‘쇠파리’는 다단계 사기범과 피해자들을 소재로 한 범국민적 계몽영화로 다단계 업체에서 사기행각이 벌어지고, 사기범이 밀항해 도주하는 내용이다.
영화 ‘마스터’는 극중 배우 이병헌의 캐릭터를 서민들을 속여 조 단위의 돈을 가로챈 다단계 사기범으로 건국 최대 다단계 사기범인 조희팔 사건을 연상시키는 내용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또 영화 ‘검사외전’은 ‘허세남발 꽃미남 사기꾼’ 캐릭터를 연기한 배우 강동원의 대사를 통해 다단계를 범죄의 일종으로 표현하고 있다.
‘다단계’라는 용어의 오·남용은 비단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당장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 다단계와 관련한 뉴스를 검색해보면 사례는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최근 경찰이 수사에 나선 K코인에 대한 뉴스를 보자. 모 일간지는 기사 제목을 ‘다단계였나… 100억 모은 ‘K코인’ 압수수색’이라고 달았으며 모 방송은 ’다단계의 유혹 ‘K코인’이 뭐길래’라고 달았다.
또 모 경제지 역시 부제목에 ‘투자자 늘리러 다단계 방식 영업’이라고 다는 등 마치 K코인이 다단계판매인양 다루고 있다. 그러나 K코인의 실제 내용은 서울 강남 경찰서가 유사수신 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 사기 등의 혐의로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킹홀딩스 본사를 압수수색했다는 것이다. 다단계판매와는 무관한 사건이다. 언론 기사뿐만 아니라 TV드라마나 영화 등 대중에게 영향력이 큰 문화콘텐츠에서는 다단계는 곧 사기와 동일한 의미로 사용되는 경우가 거의 대부분이다.

이러한 다단계판매 또는 다단계라는 용어의 무분별한 오·남용에 대해 그동안 업계가 손을 놓고만 있지는 않았다. 한국특수판매공제조합은 조희팔 사건 관련 언론보도와 유사수신사건 언론보도 등에 대해 중앙일보, 연합뉴스, MBC, 경향신문 외 7개 언론사에 대해 13차례 정정요청을 했으며 직접판매공제조합도 동일한 사안으로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연합뉴스, MBC, SBS, KBS 등 7개 언론사에 공문 발송한 바 있다. 네이버 시사상식 사전의 ‘조희팔 사건’에 대해서는 다단계사기를 유사수신사기로, 다단계업체를 피라미드업체로 정정요청을 한 결과 정정됐고, 위키백과의 조희팔사건에 대해서도 다단계 사기를 피라미드사기로 정정하는 등 나름 소기의 성과는 있었다.

양 조합의 활동과 더불어 업계 자체적인 이미지 개선 노력으로 인해 검찰 및 경찰의 사기사건 보도자료에 다단계가 오·남용되는 사례도 많이 사라졌다. 공문에 따르면 조희팔 사건의 경우는 물론이거니와 서민을 대상으로 한 사기 및 불법 유사수신 범죄사건의 경우에도 검찰 및 경찰은 모두 ‘사기 및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 이라는 정확한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일부 언론이나 문화 콘텐츠에서는 다단계라는 용어를 무분별하게 오·남용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번 협의회의 조직을 계기로 직판협회와 직판조합, 특판조합 등 3개 단체가 연합해 다단계 용어에 대한 오·남용 사례에 대해 공동 대응키로 한 것은 지금까지 개별적으로 대응하던 것보다 한층 더 강력하고 효과적일 것으로 판단된다.

3자 연명의 공동 공문이라면 업계 전체의 목소리라고 봐도 무리가 없기 때문이다. 차제에 협의회 차원에서 다단계판매에 대한 이미지 개선 사업이라든가 각 언론사 및 주요 문화 콘텐츠 제작사들을 대상으로 다단계판매 바로 알기 등의 교육을 실시한다면 다단계 용어의 오·남용을 보다 근본적으로 막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와 관련 김태오 한국특수판매공제조합 기획홍보부장은 “업계 전체를 비하하는 문제에 대해 특판조합 등 3개 단체가 협력해 공동대응하기로 한 것”이라며 “3개 단체 뿐만 아니라 다단계판매 업체 및 다단계판매원 등 업계의 모든 종사자들이 다 같이 노력하면 더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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