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후보 가운데 버니 샌더스라는 인물이 있다. 힐러리 클린턴과 민주당에서 후보 경선 중인 샌더스는 스스로 사회주의자임을 자처하는 특이한 인물이다. 애초 힐러리의 압승으로 예상 됐던 민주당 후보 경선은 샌더스의 선전으로 박빙의 승부가 됐다.
올해 74세인 버니 샌더스는 미국 역사상 최장수 무소속 의원이라는 기록을 가지고 있다. 자칭 사회주의자답게 그가 내건 공약들도 파격적이다. ‘청소년 직업 프로그램에 55억 달러 투자하고 불우 청소년의 일자리100만 개를 창출하겠다’라든가 ‘5년간 1조 달러를 사회 인프라에 투자해 1300만명의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말들은 우리가 들어도 솔깃하다. 이런 파격적인 공약 때문에 누군가 버니 샌더스에게 과격하다고 했다. 그러자 샌더스는 “내가 과격하다고? 월마트의 소유주 월튼 가의 자산이 가장 가난한 1억3000만명의 재산보다 크다는 사실, 이런 미국의 현실이 지나치게 과격한 것”이라고 응수했다.
미국은 세계 최대의 경제대국이지만 소득불평등 수준은 선진국 가운데 가장 높은 편에 속한다. 2014년 기준 미국의 소득 상위 1%는 총소득의 23.83%를 차지하고 있다.
지니계수는 빈부격차와 계층간 소득분포의 불균형 정도를 나타내는 수치로 0과 1 사이의 값을 가지는데, 값이 0에 가까울수록 소득분배의 불평등 정도가 낮다는 것을 뜻하며 일반적으로 0.4가 넘으면 소득분배의 불평등 정도가 심한 것으로 본다. 또 0.5가 넘으면 폭동이 일어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2013년 기준, 미국의 지니계수는 0.401로 선진국 가운데 가장 높다. 참고로 우리나라의 2013년 지니계수는 0.302다. 
얼마 전 장난스러운 생각으로 지니계수를 다단계판매의 수당 지급 분포에 대입시켜봤다. 예상했던 대로 상당히 높게 나왔다. 소위 잘나간다는 10여개 회사의 평균은 0.884였으며 개중에는 0.9를 넘긴 회사도 있었다. 이쯤 되면 ‘The Winner Takes It All’이란 말이 당연해진다. 다단계판매의 수당 지급구조를 탓하려는 것은 아니다. 다만 다단계판매가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성장을 계속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중간 리더들에게 좀 더 후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왜냐면 실제로 신규판매원의 영입은 대부분 중간 리더들이 하고 있기 때문이다. 허리가 튼튼하면 그만큼 회사의 성장잠재력도 커진다.
버니 샌더스가 미국 대통령 후보가 될지, 또 후보가 돼 대통령에 당선 될지 알 수 없다. 대통령이 된다 해도 미국의 소득 불평등이 얼마나 개선될지 의문이긴 하다. 그러나 그의 이말은 특히 와 닿는다. “직업을 가진다는 것은 가난에서 해방한다는 것을 의미해야 한다. 가난에 머무르게 하는 게 아니다” 어쩌면 다단계판매원이 하나의 직업으로 의미가 있고 인정받기 위해서는 상후하박보다는 하후상박이 낫지 않을까. 그렇게 된다면 다단계판매를 사행성 강한 산업으로 보는 정부의 눈길도 조금은 누그러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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