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보다 편의점에서 구매…유통 전반에 걸쳐 제품·서비스 변해

가족 구조가 바뀌자 유통업계 지도도 변화하고 있다. ‘싱글족’이 크게 늘어나면서 간단하게 식사를 할 수 있는 간편식 소비가 늘고 기본 식사 재료 매출은 줄어들었다. 카드 사용 패턴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가령 학원비 등 교육비 비중이 줄어드는 대신 동물병원에서 지출하는 비중이 늘었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2000년 15.5%에 그쳤던 국내 1인 가구의 비율은 2010년 들어 23.9%로 급증했다. 2013년에는 25%를 넘어서면서 전통적인 4인 가구의 비율을 앞질렀다.
국내 1인 가구 수는 지난해 기준으로 506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는데 이는 우리나라 인구의 27%로, 4명 중 1명은 1인 가구인 셈이다.  
이러다보니 유통업계를 비롯한 산업 전반에 1인 가구를 집중 타깃으로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를 쏟아내고 있는 중이다.

마트보단 편의점
1인 가구의 증가로 장바구니 문화가 바뀌었다. ‘근거리 쇼핑’이 일상화되면서 장을 보는 곳도 대형마트에서 집 앞 편의점으로 바뀌고 있는 것.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3대 편의점(CU, GS리테일, 세븐일레븐)의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평균 40%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 소비시장에 대형 악재가 된 메르스도 편의점 성장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이다.
CU는 지난 3분기 누적 매출액이 3조1509억원을 기록해, 2014년 3분기(2조4455억원)보다 29%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3분기까지 1417억원으로 전년 동기 850억원에서 67% 성장했다. GS25 역시 누적 매출액 4조5950억원, 영업이익 1849억원을 달성, 각각 24%, 68% 확대됐다. 세븐일레븐도 누적 매출액 2조5121억원으로 26%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476억원으로 54% 성장했다.
이와는 반대로 백화점과 대형마트, 홈쇼핑은 성장세가 주춤하거나 역신장해 편의점과 대조를 이뤘다.
1인 가구의 증가는 집에서도 간편하게 한 끼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도시락부터 간편식 제품들의 인기로 이어졌다. 이와는 반대로 한 끼 식사의 기본 식재료 매출은 하락했다. 

롯데마트가 최근 3년간 매출을 살펴본 결과 양곡·장류·식용유지 등 한 끼 식사의 기본 재료가 되는 상품들의 매출은 최대 30% 가량 하락했다. 반대로 즉석밥, 컵밥 등 간편식 매출은 최대 6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마트 역시 2014년 전년대비 0.6% 증가했던 간편식 매출이 2015년엔 전년보다 7.7% 신장하는 등 증가폭이 13배에 육박했다.
30대가 50대를 제치고 건강식품시장 큰손으로 떠오른 것도 1인 가구 증가에 따른 변화로 볼 수 있다. 롯데마트가 건강식품(홍삼·비타민·유산균 등)의 연령대별 매출을 살펴본 결과 30대의 구매 비중이 2012년 22.1%에서 지난해 27.5%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그에 비해 기존 주요 소비층이던 50대의 구매 비중은 같은 기간 32.5%에서 26.4%로 줄었다. 40대도 32.1%에서 30.8%로 소폭 줄었다.
이에 업계에서는 싱글족을 겨냥한 소포장, 소용량 건강기능식품을 속속 출시하고 있다. 판매처도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대신 이들이 자주 찾는 편의점과 뷰티스토어, 드러그스토어로 잡아 구매도 섭취도 간편한 게 특징이다.

더 작게, 더 간편하게


1인 가구의 증가는 생활용품 시장에도 큰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미니 냉장고, 미니 세탁기 등 가전제품의 다운사이징은 등 제품 크기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공간 활용을 극대화한 ‘트랜스포머 가구’도 주목받는다. 평소에는 소파로 쓸 수 있는 ‘데이베드’, ‘확장형 식탁’부터 의자를 하나로 묶은 ‘접이식 화장대’, 침대와 책상이 합쳐진 ‘벙커 침대’, 사다리에 선반과 의자 기능을 더한 ‘사다리 선반’ 등 공간 활용이 효율적인 다기능 소형 가구가 인기다.
1~2인 가구와 여성 고객이 택배기사를 사칭한 범죄의 대상이 되기 쉬워 국내 유통업계는 안심 배송 서비스도 확대하고 있다. 집에 직접 택배를 전달하는 대신 편의점이나 지하철 사물함에서 물건을 찾도록 해 범죄 노출을 없애겠다는 의도다.

현대홈쇼핑은 주문한 상품을 전국 1만 5000여개의 편의점에서 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어 택배기사가 지하철 물품 보관함에 상품을 넣고 고객 휴대전화를 입력하면 자동으로 생성된 비밀번호가 고객에게 전달, 고객은 편한 시간대에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상품을 직접 찾아갈 수 있는 ‘지하철 안심 배송’도 실시할 예정이다.
롯데백화점 역시 인터넷 쇼핑몰 롯데닷컴에서 주문한 물건을 백화점 사물함이나 편의점에서 찾아 갈 수 있는 ‘스마트픽’ 서비스를 실시, 여성 싱글족을 중심으로 이용 고객이 늘어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1인 가구가 증가하는 사회 변화에 따라 산업, 유통 전반에 걸쳐 제품과 서비스의 변화도 같이 이뤄지고 있다”며 “생활용품 역시 기존의 제품을 다양하게 변화를 주는 등 점점 싱글족 시장으로 영역을 확장해 나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저작권자 © NEXT ECONOM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