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벽두부터 세계 경제가 흔들리고 있다.
중국 증시는 올해 들어 지금까지 폭락세를 거듭하고 있다. 또 국제 유가는 배럴당 30달러 선까지 떨어지며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에 세계 증시는 공황상태까지는 아니라도 연일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미국 헤지펀드계 거장 조지 소로스는 최근 원자재 가격 하락과 경쟁적 통화가치절하, 중국 경제 둔화 등 디플레이션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국내 경제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최근 한국은행은 2016 경제성장률 전망을 3.2%에서 3.0%로 하향조정 했다. LG경제연구원의 전망치는 이보다 낮은 2.5%에 그쳤다. 저유가와 수출 부진이 내수 시장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지난해 생산자물가지수는 100.95로 2014년 대비 4% 하락했다. 생산자물가지수는 소비자물가지수를 선행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소비자물가지수도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경제도 디플레이션에서 자유롭지 않은 것이다.
디플레이션 하에서 다단계판매는 어떨까. 다단계판매는 전통적으로 불황에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긴 하다. 불황이 되면 수입이 줄어들고 줄어든 수입을 보전하기 위한 방편으로 다단계판매원이 늘어난다. 늘어난 다단계판매원이 불황으로 인한 판매원 일인당 매출액 감소부분을 메꿔주게 된다. 그러나 디플레이션 하에서는 조금 다른 양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자들은 물가가 하락할 것이라는 생각에 소비를 최대한 늦추려고 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현금의 가치가 올라가므로 돈이 있어도 쓰지 않으려고 하는 것이다. 쓰고 싶어도 돈이 없어서 못쓰는 것과 돈이 있어도 쓰고 싶지 않아 안쓰는 것은 차이가 있다.   
섣부른 예측은 금물이지만 디플레이션 상황에서의 불황일 때와는 다르게 다단계판매는 크게 위축될 것으로 생각된다. 판매원의 증가는 제한적인데 반해 일인당매출액은 더 큰 폭으로 떨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이웃나라 일본을 보면 디플레이션으로 비롯된 잃어버린 20년 동안 직접판매는 내리막길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일본방문판매협회의 자료에 따르면 일본의 직접판매 시장 규모는 1996년의 3조3400억엔이었으나 2012년에는 1조7470억엔으로 감소했다. 디플레이션 상황에서는 아무리 불황에 강한 다단계판매라도 버티기 쉽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디플레이션이라고 해서 다단계판매가 특별한 대비책을 강구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고작해야 철저한 재고관리를 통해 최소한의 재고를 유지하고 판매촉진을 위한 다양한 프로모션을 기획하는
 것일 뿐일 테니까 말이다. 어쨌든 이제 다단계판매도 디플레이션을 염두에 둬야할 때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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