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만 관리 소홀해도 성대 손상으로 이어지기 쉬워

이제 2015년도 한 달이 채 남지 않았다. 새해 계획을 세운 게 엊그제 같은데 또 새해를 준비할 때가 됐다. 이와 함께 지나가는 해를 아쉬워하고, 새로 시작될 해를 반기기 위한 송년회나 회식이 한창 많아지는 시기도 찾아왔다. 그러다 보니 연말에는 잦은 술자리로 인해 건강관리에 소홀해지기 쉬운데 목소리 건강도 예외는 아니다.

실제로 노래방 회식이나 콘서트, 공연 등에서는 술을 마시고, 고래고래 소리 지를 일이 많아지는데 과도한 목소리 남용은 성대 건강에는 독이 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춥고 건조한 날씨는 성대 건조에도 영향을 미쳐 조금만 관리에 소홀해도 성대 손상이 생기기 쉽기 때문이다. 또한 연말에는 어디를 가도 사람이 많아 자연스레 평소 자신의 목소리보다 높고 큰 소리를 내는 경우가 많다. 만약 자신의 성량과 음역대에 맞지 않는 높고 큰 소리를 과도하게 내다보면 성대 결절, 성대폴립 등 다양한 음성질환이 생길 위험이 높으니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음주 후 노래방 회식, 성대 결절 위험 높여
연말 모임에서 결코 빠질 수 없는 것은 바로 음주가무다. 그러나 과도한 음주가무는 성대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 일단 술은 성대를 건조하게 만들고, 혈관을 확장시켜 성대 점막을 붓게 한다. 또한 과음 후 구토를 하면 역류한 위산으로 인해 성대가 붓거나 상처가 생길 수 있다. 더불어 늦은 시간까지 이어지는 술자리에서 기름진 음식을 과식한 후 바로 잠자리에 들면 역류성 식도염이 생겨 후두에 자극을 줄 수 있다.
노래방도 예외는 아니다. 음주 상태에서 노래를 부르면 평소보다 빠른 호흡, 특히 복식 호흡을 통해 대사가 빠르게 진행돼 알코올 분해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성대는 음주로 인해 매우 건조한 상태다.
이처럼 건조한 상태의 성대로 자신의 성량에 맞지 않게 소리를 지르거나 과도한 고음을 내는 등 목소리를 남용하면 성대 결절이 생길 수 있다. 성대 결절은 목소리 남용으로 인해 성대에 염증성 반응이 일어나 성대점막이 두꺼워지는 것으로 쉬고 갈라지는 목소리가 대표적이다.

연말에 흔히 찾아가는 콘서트도 마찬가지다. 보통 콘서트 공연에서는 큰 소리로 노래를 따라 부르기도 하고, 고함을 치기도 한다. 그러나 갑자기 심하게 큰 소리를 내고, 목소리를 혹사시키면 성대의 미세혈관이 터지면서 일종의 물혹이 생기는 성대폴립이 나타날 수 있다. 성대폴립은 평소와 달리 저음의 소리를 내거나, 거칠고 쉰 소리를 내게 되며 흡연이나 역류성 식도염이 동반되면 더욱 증상이 악화된다.

통증 2주 이상 지속되면 정확한 검사 필요
이처럼 연말에는 자신도 모르게 연말 분위기에 취해 목소리를 남용해 성대가 손상될 수 있는 만큼 관리가 중요하다. 특히 겨울철의 춥고 건조한 날씨로 인해 성대는 이미 건조한 상태이기 때문에 그만큼 손상되기도 쉬워 반드시 목소리 건강에 신경 써야 한다.
일단 건조한 상태의 성대를 촉촉하게 유지시켜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평소 틈틈이 미지근한 물을 마시고, 음주 상태에서는 더더욱 물을 자주 마셔주는 것이 좋다. 또한 목을 상하좌우로 여러 차례 쓰다듬어주는 마사지를 해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더불어 목소리를 남용한 다음 날에는 충분한 휴식을 취해야 하며, 만약 쉰 목소리와 같은 목소리 변화가 나타나고, 통증이나 이물감 등의 증상이 2주 이상 지속된다면 이비인후과 검진을 받아야 한다.

성대 결절, 성대폴립 등과 같은 음성질환은 목소리 남용으로 인해 일반인에게도 흔하게 나타나는 만큼 이상이 있을 땐 정확한 검사를 받아야 또 다른 음성질환으로의 발전을 막을 수 있다.
보통 성대 결절, 성대폴립과 같은 음성질환은 목소리 혹사가 주원인이므로 단기간 내 음성언어치료만으로도 호전이 가능하므로 적극적인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안철민 프라나이비인후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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