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첫 블랙프라이데이가 남긴 것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한국판 첫 블랙프라이데이가 끝났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블랙프라이데이가 관련 업계의 매출 증대는 물론 내수활성화에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소비자연맹에서 조사한 소비자의 체감 할인율은 부정적이였다. 첫 번째 블랙프라이데이가 남긴 것은 무엇인지 알아봤다.

백화점 웃고, 전통시장 울고
정부가 내수화성화를 목적으로 지난 10월1일부터 10월14일까지 백화점, 온라인쇼핑몰 92개 업체(약 3만4000여개 점포)와 200개 전통시장 등이 참여한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이하 블프)를 개최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백화점(3개), 대형마트(3개), 온라인쇼핑몰(11개), 전자제품 전문점(2개), 편의점(3개) 등 22개 주요 참여업체의 매출 실적을 분석한 결과, 행사 기간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약 7194억원 약 20.7% 증가했다고 밝혔다.
가장 큰 수혜자는 백화점이였다. 최근 한 자릿수 성장만 고전하던 백화점이 이번 행사를 통해 24%의 매출증가를 기록했다. 대형마트 역시 3.6%의 매출증가를 기록했으며 온라인쇼핑몰은 28.9%의 매출 증가로 오프라인 업체를 상회했다. 편의점 매출은 36.3% 증가했다. 반면 200개가 참가한 전통시장은 실질적인 참여율은 20여곳에 그쳤으며 아예 행사 자체를 모르는 전통시장도 있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 6∼7일 166개 전통

시장 관계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블프 행사에 참여한 곳은 20곳(12%)뿐이고 나머지 146곳(88%)은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행사 자체를 모른다는 전통시장도 전체의 56.6%에 달했다.
정부는 내년부터 코리아 블프를 정례화하기로 하고 전통시장의 목소리도 전면적으로 수용한다는 입장이다. 올 행사가 유통업체 위주로 진행됐다면 내년에는 제조업 중심으로 개선돼야한다는 지적도 적극 수용, 개선방안을 찾을 계획이다.

블랙 구라데이
소비자의 할인 체감율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연맹이 발표자료에 따르면 블프의 할인은 업체 간 제품 가격차이가 거의 없고 할인율도 낮아 소비자 체감할인율은 높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소비자연맹은 온라인백화점 3곳에 일부제품을 행사 전·후로 비교한 결과 판매가격이 모두 같고 대부분의 할인율도 5%~15%에 불과했으며 행사 종료 후에도 동일한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한 블프에 발급한 할인쿠폰은 사전 안내 없이 최대할인금액을 제한하고 사용대상을 백화점 상품으로 한정하거나 중복할인 혜택을 제외하는 등 소비자에게 정확한 정보 제공 없이 혜택을 제한한 것으로 조사됐다. 심지어는 온라인백화점 일부 행사제품의 경우 실제 블프 행사 후 판매가격이 더 저렴한 경우도 있었다. 한국소비자연맹 관계자는 “제조유통업체는 정직한 가격 및 할인율, 최대할인금액이나 쿠폰사용 제한 품목 등에 대한 정보를 소비자가 충분히 인지할 수 있도록 제공해야한다”며 “소비자도 적극적인 검색을 통해 가격을 비교하고 필요한 제품만 구입하는 합리적이고 현명한 소비자세가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단계업계 참여 아쉬움
다단계판매업계는 이번 블프에 참가하지 않았다. 일반 소비자 구매보다 회원구매가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다단계판매 특성상 블프 행사 개념과는 상이하다는게 업계의 반응이다.
다단계판매 관계자는 “다단계판매는 소비자 구매보다 회원제 유통이기에 블프의 취지와는 잘 부합되지 않는 면이 있다”며 “판매원에게 지급하는 수당도 줄어들기 때문에 참여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회원등록 하지 않은 소비자를 대상으로 판매하는 방법은 어떨까? 그것도 쉽지 않다.
또 다른 다단계판매 관계자는 “다단계판매 특성상 다단계판매에서 대규모 할인을 기획하기 위해서는 방판법에 따라 할인 3개월 전에 할인(프로모션)을 미리 알려야 한다”며 “블프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공정위 및 유통산업의 정부부처가 이해관계가 절충돼야 참여가 가능한 부분”이라고 아쉬움을 내비쳤다. 이어 “유통채널의 한부분인 다단계판매의 특성을 고려한 행사 진행이라면 다단계판매 업계도 참여 안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판 블프로 불리는 중국의 최대 쇼핑 행사인 ‘광군제’는 지난 11일 단 하루 동안 미국의 블프와 사이버먼데이 매출을 합한 액수의 4배가 넘는 912억 위안(약 16조5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대성공을 거뒀다.
광군제의 성공은 모바일을 집중 공략한 점이다. 중국뿐 아니라 전 세계 180여개 국가의 고객들이 참여한 이번 행사는 전체 거래의 68%가 모바일을 통해 이뤄졌으며 모바일을 통한 주문자 수는 2700만명이 넘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광군제의 성공은 모바일 결제 덕분”이라며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의 3대 키워드인 모바일, O2O(온라인·오프라인거래), 해외직구 중 모바일 구매가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 기업들도 모바일 유통 플랫폼을 활용해 중국 내수시장 공략은 물론 코리아 블프에 적극 활용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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