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은 수출할 수 있는 상품은 아니지만 서비스로서 유통산업의 글로벌화 현상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며 우리 유통시장의 주요업체들은 이미 외국 업체들이다.
 우선 국내 소매업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온라인유통시장을 보면 이미 매출액 규모 1, 2위의 업체가 미국의 이베이가 출자한 옥션과 지마켓이다. 두 업체는 국내 벤처기업으로 출발한 업체이지만 각각 옥션은 2001년, 지마켓은 2009년 이베이에 인수되었다.
그리고 최근 수년간 매년 70% 내외의 급속한 성장을 보인 소위 소셜커머스 업체들도 위메프를 제외하면 1위의 쿠팡이나 2, 3위를 다투는 티몬이 모두 외국 자본이 지배하고 있는 업체이고 특히 쿠팡의 경우 최근 일본 손정의씨가 쿠팡의 모회사에 1조원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규제로 묶여 있는 TV홈쇼핑 분야를 제외한다면 온라인 유통시장은 외국계 업체가 주도하고 있다.

 다음으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대형마트 분야를 보면 1996년 까르프가 국내시장에 진출했지만 현지적응의 실패로 고전하다 2006년 이랜드그룹에 매각되었고, 1998년에 진출한 세계 최대 유통업체인 월마트 역시 2006년 국내 대형마트 1위 업체인 이마트가 인수했다. 한편 비교적 성공적으로 사업을 전개한 홈플러스는 최근 개인정보 부실 관리, 경품 비리 등의 문제를 일으키더니 국내 사모펀드에 매각되었다. 이들의 국내시장 철수는 국내 시장 적응실패와 함께 규제 강화로 대형마트의 성장이 곤란해지면서 한국시장의 매력이 줄어들었기 때문이기도 한데, 어쩔수 없이 철수한 홈플러스는 매각하면서 5조원 가량의 차익을 실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급속히 성장한 편의점 시장을 보면 1위인 씨유(구 패밀리마트)는 1990년 보광그룹이 일본 西友그룹의 ファミリ一マ一ト와 제휴, 국내최대 편의점 체인화 하였고 일본 측이 국내 패밀리마트 주식을 24% 보유하였으나 현재는 정리된 상태이다. 3위 코리아세븐은 미국 세븐일레븐이 1989년에 진출하여 1994년 롯데쇼핑이 인수하였고 세븐일레븐은 브랜드 라이센스를 통해 기술료를 받고 있다.
그리고 4위 미니스톱은 일본미니스톱이 최대주주이고 1990년 대상그룹과 합작으로 진출했다. 편의점 시장은 2위인 GS25를 제외하면 일본 기업들과 관계를 갖는데 일본의 편의점 브랜드는 이미 글로벌화 되어 있고 세븐일레븐은 세계에서 가장 매장수가 많은 기업이 되었다.

 그런데 우리 유통시장의 외국업체 진출을 논의하면서 간과하는 분야가 다단계(직접판매) 분야이다. 실은 이미 언급한 유통업분야에 앞서 글로벌화가 진행된 분야가 직접판매분야이다. 암웨이는 1991년 한국에 진출하여 현재 직접판매업계 1위이고, 상위 5위 내에 애터미를 제외한 뉴스킨, 허벌라이프(양사 모두 1996년 한국진출), 유니시티(1995 렉솔코리아로 출발) 등이 모두 외국계이다. 즉 직접판매분야는 다른 소매유통분야보다도 외국계 업체의 진출이 현저한 분야이다. 반면에 우리 유통기업의 외국진출은 아직 미미한 실정이다. 롯데그룹의 경우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러시아 등지에 백화점을 비롯 마트, 롯데리아 등이 사업을 전개하고 있지만 아직 기대에 못 미치는 편이고 이마트 역시 중국에서 사업을 전개하고 있지만 최근 수익성이 없는 점포들을 정리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직접판매분야도 과거 국내 회사들이 해외진출을 시도한 바 있지만 아쉬운 것은 대부분 성과를 내기 전에 국내 성장기반이 붕괴되면서 해외사업의 진행도 어려워졌던 점이다. 그런 측면에서 현재 애터미의 미국, 캐나다, 대만, 일본 등지에서의 사업전개에 대한 기대가 큰 만큼 국내에서의 건실한 성장으로 뒷받침할 필요가 있다.  
최근 정부에서는 해외직구에 의한 유통의 글로벌화에 주목하고 있다. 이미 국내 소비자들의 해외직구 규모는 연간 2조원 가까이 되고 있는데 반해 외국 소비자들이 국내 쇼핑몰에서 직접 구입하는 소위 ‘역직구’는 미미한 실정이지만 기업이 아니라 소비자들이 국경을 넘어 다가오는 새로운 형태의 유통 글로벌화이고 가까이에 중국이라는 엄청난 시장을 가진 한국 유통산업으로서는 새로운 기회라는 것이다.
최근 소셜커머스의 약진에서도 확인되는 것처럼 유통분야에서 인적 네트워크와의 결합은 매우 중요하다. 그런 면에서 직접판매의 해외진출은 관련 산업의 해외진출이나 해외역직구 활성화에도 커다란 도움이 될 것이고 정부도 직접판매를 소비자피해를 줄 우려가 큰 유통으로만 치부할 것이 아니라 합리적인 규제를 통해 건전한 성장을 유도함으로써 유통 글로벌화의 엔진으로 삼으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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