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호칭이라도 업체마다 브랜드별로 제각각…최대 22㎝ 차이

최근 매장을 이용하지 않고 인터넷이나 홈쇼핑 등 온라인을 통해 옷을 구매하는 경우가 크게 늘고 있지만 의류업체들이 사이즈를 제각각 표시해 소비자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특히 여성의류의 경우 사이즈 표기방법이 복잡하고 같은 호칭이라도 실제 치수가 천차만별이어서 자칫 표시만 믿고 구매했다간 낭패를 볼 수 있다. 대기업 제품조차 정부가 정해 놓은 ‘KS규격’을 지키는 않는 경우도 많았다.

소비자문제연구소 컨슈머리서치(대표 최현숙)는 LF, 세정, 신원. 제일모직, 코오롱FnC 등 주요 의류업체 5곳에서 온라인 판매 중인 24개 브랜드 40개 남·여성복을 대상으로 호칭과 실제 사이즈 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남성복의 사이즈 표시는 비교적 KS규격에 맞게 유지한 반면 여성복은 편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디자인 콘셉트에 따른 변화와 차이가 상대적으로 작은 셔츠와 바지, 기본스타일의 스커트를 대상으로 이뤄졌으며 해당 업체 온라인 몰에 안내된 표기방법과 치수를 기준으로 했다. 표본은 각 업체별로 2개 브랜드를 선정해 1개 모델씩을 임의 추출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또한 남성의류의 경우 셔츠는 호칭 ‘100(가슴둘레)’, 바지는 ‘82(허리둘레)’를 대상으로, 여성셔츠는 호칭 ‘90(가슴둘레)’과 이에 근접하는 ‘55사이즈’ ‘S사이즈’를, 스커트는 허리둘레 ‘67(허리둘레)’ 호칭과 유사 사이즈를 포함시켰다.

제각각 사이즈 표기에 소비자만 불편
국가기술표준원 KS의류치수규격에 따르면 사이즈 표시는 의류 종류에 따라 가슴둘레, 허리둘레, 키 등을 선택해 표시할 수 있다. 셔츠는 ‘가슴둘레’를 대표로 표시하고 스커트나 바지도 정장용은 ‘허리둘레와 엉덩이둘레’, 캐주얼용은 ‘허리둘레’만 표시하면 된다.

이렇다보니 여성의류는 5개사 10개 제품의 호칭표시와 치수가 모두 제각각이었다. 제일모직의 빈폴, LF의 헤지스, 세정의 올리비아 로렌과 앤섬은 KS규격대로 가슴둘레와 허리둘레인 ‘90’, ‘67’로 각각 표시했다. 반면 제일모직의 구호와 신원 베스띠벨리, SI, 비키는 KS기준에도 없는 ‘55’로 표기했다.
더욱이 코오롱FnC의 커스텀멜로우와 럭키슈에뜨 등은 생소한 ‘36(S)’로, 수입품인 LF의 질스튜어트는 S·M·L·XL 호칭인 ‘00S’로 표시했다.

컨슈머리서치 관계자는 “여성 소비자에게 익숙한 44나 55, 66같은 표기법은 1981년 20대 여성 평균 사이즈(키 155㎝, 가슴둘레 85㎝, 허리둘레 25인치)를 기준으로 만든 것이라 현대 여성 평균에 맞지 않다”면서 “국가기술표준원은 현재 이를 권장하지 않고 있으며 KS의류치수규격에도 없는 표시방법이다. 다만 법적인 강제조항이 아니어서 업계 관행으로 지금껏 사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같은 호칭이라도 치수 차이가 커 일반적인 호칭만 확인했다간 낭패를 볼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55’로 표시되는 제품의 치수는 같은 브랜드 내에서도 차이가 심했다. 베스띠벨리와 SI는 같은 신원 브랜드지만 55사이즈 셔츠의 가슴둘레가 각각 86㎝와 108㎝로 22㎝나 차이가 났다. 브랜드별 디자인과 콘셉트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도 적지 않은 격차다. 호칭 90인 제품들도 4~5㎝가량 실측 사이즈가 달랐다.

스커트 역시 셔츠처럼 호칭이 브랜드별로 각기 달랐고 제품 간 사이즈도 8.2㎝가량 차이 났다. 신원 베스띠벨리 제품이 68㎝로 가장 작고 제일모직 구호제품이 76.2㎝로 가장 컸다. LF 여성의류에는 아예 ‘실측 사이즈’가 표기되지 않아 사이즈를 가늠하기 어려웠다.
반면 남성의류는 5개사 모두 ‘KS의류치수규격’에 맞게 가슴둘레, 허리둘레 기준 신체사이즈를 호칭으로 사용하고 있지만 역시 실측 사이즈는 차이를 보였다.
세정의 인디안, 코오롱FnC의 클럽 캠브리지 셔츠는 가슴둘레 실측 사이즈가 100㎝로 호칭과 동일했지만 LF의 닥스는 같은 100임에도 116㎝로 큰 차이를 보였다.

의류업체 관계자는 “브랜드마다 추구하는 콘셉트가 다르고 매년 유행하는 스타일이 다르기 때문에 같은 사이즈라 하더라도 다를 수 있어 실측 사이즈를 통해 보다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비 KS규격인 44·55·66 사이즈 사용에 대해서는 “줄곧 사용해왔던 표기이고 디자인의 영향을 많이 받는 여성복의 특성 상 포용할 수 있는 범위가 넓어 이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현숙 컨슈머리서치 대표는 “온라인으로 의류 구매가 많아지면서 브랜드마다 사이즈가 크게 달라 반품 민원이 늘고 있는 추세”라며 “KS규격 사용과 함께 사이즈를 정확하게 하는 시스템 마련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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