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왕, 출시 한달만에 100억원…라면업계 굵은 면발 신제품 봇물

굵은 면발이 라면업계를 강타했다. 1960년대 삼양라면을 시초로 지금까지 서민들의 소울푸드로 큰사랑을 받고 있는 라면은 그동안 시대별 트렌드에 맞춰 변화돼왔다.
하얀국물라면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또 매운맛을 강조하는 볶음면 바람도 불었다. 이와 함께 SNS사이에서 브랜드별 라면을 접목한 레시피가 유행하면서 라면업계는 또 한번 들썩였다. 이처럼 변화에 변화를 거듭하고 있는 팔색조 같은 라면이 최근에는 굵은 면발로 새로운 신드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짜장면의 왕
업계 1위 농심은 지난 1월 ‘우육탕면’을 출시하며 굵은 면발의 서막을 열었다. 우육탕면은 출시 한 달 만에 500만개를 돌파했다. 우육탕면은 국내 우육탕면 중 가장 굵은 면발로 겉은 부드럽고 속은 쫄깃한 이중식감이 특징이다. 본래 국물 맛을 강조하던 라면의 기존 패러다임을 깨고 면의 식감을 내세워 소비자들에게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이어 농심은 지난 4월 굵은면발을 이용한 짜장라면 ‘짜왕’을 선보여 대박을 터트렸다.

짜왕은 출시 한달만에 1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으며 지난 6월 한달간 매출은 128억원을 기록했다. 5월에 기록한 83억과 비교해 54%나 증가했다. 아울러 짜왕은 출시 한 달만에 월간 라면판매 순위 2위에 이름 올렸으며 두 달간의 매출만으로 올상반기 라면 톱10을 기록했다.
짜왕은 3㎜ 두께의 굵은 면발과 200도 이상 고온에서 짧은 시간에 재료를 볶는 고온 쿠킹 기술로 정통 짜장의 풍미와 식감을 살려 냈다. 특히 면발에는 농심의 50년 제면 기술이 녹아 있다. 농심은 생면의 식감을 최대한 구현하기 위해 올 초 개발한 굵은 면발에 다시마 성분을 적용했다. 빠른 시간에 조리가 가능한 동시에 면 퍼짐 정도는 낮춰 최상의 쫄깃함과 탱탱함을 선보였다. 또 양파 마늘 파를 볶아낸 조미유 ‘야채풍미유’는 실제 중국 요리점에서 야채를 볶았을 때 나는 특유의 맛과 향을 구현했다.
농심은 짜왕을 신라면 이후 30년 동안 깨지 못한 ‘라면시장 파워브랜드’로 키워 보겠다는 구상도 하고 있다. 라면시장 파워브랜드란 연매출 1000억원 이상의 베스트셀러를 말한다. 현재까지 국내에는 ‘신라면’(1986), ‘짜파게티’(1984), ‘너구리’(1982), ‘안성탕면’(1983) 등 단 4개 제품만이 이름 올렸다. 농심 관계자는 “짜장면의 왕이 될 제품이라는 의미의 ‘짜왕’을 1000억 파워브랜드 대열에 당당히 합류시키겠다”고 자신했다.

업계 관계자는 “농심 짜왕에 이어 오뚜기 진짜장, 팔도의 팔도짜장면이 가세하면서 7월 봉지라면 매출이 14.1% 신장했다”며 “3가지의 짜장라면이 출시된 올해 4월부터 7월까지 대형마트 짜장 라면 매출은 전년보다 117.3% 증가했고 이 기간 라면 전체 매출도 8.8% 늘었다”며 굵은 면발의 인기를 설명했다.

너도나도 굵은 라면
업계 2위인 오뚜기는 7월 굵은 면발의 ‘진짜장’을 출시하며 본격적인 경쟁에 돌입했다. 진짜장은 부드러우면서도 쫄깃한 중화면과 춘장, 양파를 센 불에 볶아 만든 짜장 베이스에 돼지고기와 생강을 넣어 옛날 짜장의 맛을 그대도 재현했다. 분말스프를 사용하는 타사 제품과 달리 오뚜기 진짜장은 액체스프를 사용해 정통 짜장의 풍미를 느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진짜장은 출시 한달만에 봉지라면 시장 점유율 5%를 보이며 순조로운 출발을 보이고 있다.

팔도도 ‘팔도짜장면’을 선보이며 맞불을 놨다. 이연복 셰프를 광고모델로 발탁, 중식대가를 통해 진짜 자장면 맛의 구현을 강조할 계획이다. 팔도짜장면은 팔도의 30년 액상스프 노하우를 담은 정통 프리미엄 제품으로 진짜 춘장에 양파, 감자, 돼지고기 등 건더기가 들어 있는 액상소스를 사용했다.
이영준 팔도 국내영업본부 이사는 “국내산 돼지고기를 사용해 제품의 프리미엄 차별화를 꾀했다”며 “올해 주력상품인 팔도짜장면으로 소비자들에게 맛의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양식품과 삼립식품도 굵은 면발 신제품음 출시하며 대세에 함류했다.
삼양식품은 쫄깃한 파스타 식감을 살린 ‘허니치즈볶음면’을 선보였다. 허니치즈볶음면은 아카시아 꿀과 치즈를 넣어 달콤하고 고소한 크림파스타 맛에 할라피뇨 고추의 매운맛을 통해 느끼함을 잡았다. 크림파스타와 삼양식품의 히트작인 ‘불닭볶음면’을 연상시키는 매운맛을 동시에 내는 것이 특징이다.

삼립식품이 굵은 면발에 춘천식 닭갈비 양념을 곁들인 ‘춘천식 닭갈비 양념 볶음면’을 출시했다.
춘천식 닭갈비 양념 볶음면은 면은 반죽 과정에서 물을 충분히 넣는 다가수(多加水) 방식을 거쳐 여러 번 겹쳐 미는 수타면 제법으로 만들어 식감이 쫄깃하면서 부드러운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 태양초 고추장, 마늘, 사과 등을 넣어 만든 매콤하고 감칠맛이 풍부한 특제 소스에 양배추, 당근, 청경채 등의 건더기가 들어 있어 아삭한 식감을 더했다.
삼립식품 마케팅 관계자는 “볶음면은 하이면과 스파게티 시리즈에 이은 상온 면 제품으로 냉장 면 이상의 품질의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선보인 제품” 이라며 “남녀노소 누구나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게 지역 유명 요리를 즐기실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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