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 위치기반 광고, 길 찾기 서비스에서…집 밖에서도 내 집 원격제어 가능

사물인터넷(Internet-of-Things, IoT)과 마케팅이 만났다.

2002년 개봉한 영화 ‘마이너리티리포트’를 보면 광고판이 주인공 톰크루즈의 동공을 인식해 그의 관심사에 맞는 남성향수, 자동차 등의 광고를 보여준다. 또한, 매장에 들어서면 3D 홀로그램이 매장 직원을 대신해 그에게 맞는 상품을 추천해준다. 이러한 영화 같은 일들이 현실화 되고 있다.

사물인터넷과 마케팅의 만남으로 개인의 행동을 기반한 보험료 책정, 사용자의 위치를 인식한 근처 매장 할인쿠폰 발송 및 길안내, 집 밖에서도 보일러조정, 가스점검 등이 가능하게 됐다. 사물인터넷(IoT)과 마케팅이 만나 마케팅이 진화되고 있는 것이다.

효과적인 고객 가치 제공
보험업계에서는 일찍이 사물인터넷을 이용, 개인행동을 기반으로 보험료를 책정하는 UBI(Usage Based insurance, 운전습관 연계보험)도입했다. 현재 미국 프로그레시브 보험사를 포함해 전 세계 80개 이상의 자동차 보험사가 ‘UBI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책정방법은 스냅샷이라는 소형기기를 이용해 고객의 운전습관(급제동, 장거리 운전 여부)과 운전 정보(새벽 운전 등)를 통해 고객의 사고 확률을 예측할 수 있다. 이를 기반으로 보험료는 최대 30%까지 할인해준다.

또 미국 건강보험사 휴마나, 시그나는 핏빗(Fitbit)과 같은 운동량 측정 웨어러블 기기를 활용해 가입자가 기기를 착용하고 운동 목표량을 달성할 경우 보상을 주는 방식으로 건강보험사는 가입자에게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유도해 보험금 지급 규모를 줄일 수 있고, 가입자는 보험료 감면 등의 보상을 받을 수 있다.
보험뿐 아니라 기업이나 유통업계 등에서도 IoT를 활용한 마케팅이 활발하다.

미국 온라인 유통업체 아마존의 경우 식료품 쇼핑몰인 아마존 프레시와 연동되는 쇼핑 디바이스 ‘대쉬(Dash)’를 선보였다. 대쉬는 음성인식 기능과 바코드 리더기를 결합한 스틱 형태의 제품으로 사용자가 대시에 대고 물건 이름을 말하거나 바코드를 스캔하면 해당 품목이 사용자 아마존 쇼핑 리스트에 추가된다.
애플은 아이비콘(iBeacon)서비스를 도입했다. 아이비콘은 비콘이라는 송신기를 매장이나 식당에 설치하고 난 뒤 아이폰, 아이패드 사용자가 매장 내 50m 반경 안에 들어오면 매장 정보와 가격, 광고 등을 전달한다. 매장에 방문한 고객은 할인쿠폰 등 혜택을 받고 아이폰 상의 지문 인식만으로 결재가 가능하다. 또 고객의 구매 패턴, 직업, 연락처 등은 빅데이터화해 소비 정보를 분석하고 이를 광고에 집행해 마케팅으로 활용하게 된다.

분당서울대병원과 베어크리크 골프클럽 등은 이미 아이비콘을 설치해 고객에게 자동 안내서비스와 위치 정보 등을 제공하고 있다.

아이라 칼브 미국 서던캘리포니아 대학교 경영학 교수는 “앞으로 사물인터넷이 마케팅 활동에 큰 영향을 끼칠 것이고, IoT를 통해 마케터들이 고객과 실시간으로 상호작용을 하고 좀 더 효과적으로 고객가치를 제공할 수 있다”며 “IoT는 단순 가격정책 뿐 아니라 유통관리, 상품기획, 커뮤니케이션 등 광범위한 영역에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집 밖에서도 우리 집 원격제어
기업들은 사물인터넷을 활용해 소비자의 상황에 보다 정확한 커뮤니케이션을 시도하기 시작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경동나비엔(보일러), 게이트맨(도어락), GE 라이트닝(조명), 위닉스(제습기), 유진로봇(로봇청소기), 타임밸브(가스 차단기), 대유위니아(공기청정기) 등 ‘스마트 홈’ 제휴사 총 14개사를 확보했다. 이를 통해 SK텔레콤은 ▲편리한 홈(가정 내 가전제품 및 홈 기기 원격 제어) ▲안전한 홈(도어락 상태확인 및 가스 원격 제어 등) ▲즐거운 홈(음악, TV와 연계된 엔터테인먼트)을 3대 축으로 삼아 협력사들과 함께 스마트홈 시장을 주도한다는 계획이다. 궁극적으로 제휴사들이 SK텔레콤의 LTE를 비롯한 유무선 네트워크를 활용한 스마트 홈 제품을 내놓을 수 있도록 돕고, 공동 시장을 창출해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겠다는 전략이다.

반대로 KT는 코레일, 우리은행, 경기도 등 대형 수요처들 위주로 IoT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코레일과는 IoT 기반 철도·역사 안전관리 및 재난 관련 안전기술을 개발하고, 레일플러스 교통카드 인프라와 코레일 상품개발·마케팅에 IoT 기술을 접목키로 했다.

우리은행과는 자동차, 공장설비 등 담보물건에 위치기반 시스템을 적용한 담보대출 관리 시스템을 만들기로 했다. 또 경기도 지역에 안전한 어린이집 만들기를 위해 IoT 기술을 활용해 등하교길 위치 파악, 어린이집 CCTV 영상 실시간 확인, 스마트 교육 시설 보급 등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SK텔레콤과 마찬가지로 LG 유플러스도 에너지 분야, 안전 분야로 나눠 서비스할 예정이다. 에너지 분야로는 스마트폰으로 실시간 전기요금을 확인하고 낭비 조명과 대기전력을 자동 차단함은 물론 난방 제어도 할 수 있는 종합 패키지이다. 안전 분야는 집안 출입시설의 센서를 통해 고객 부재 시 침입 여부를 실시간 감지하고 무단 침입자나 가스 누출 등이 감지되면 조명과 경고음, 스마트폰을 통해 알람을 보내는 보안 패키지를 출시할 예정이다.

마케팅 분야에서 사물인터넷에 주목하는 이유는 소비자의 운전 습관, 실내 위치 등의 소비자에게 파악하기 어려운 정보를 확보해 고객 개개인의 대한 맞춤 마케팅으로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사물인터넷을 이용한 마케팅은 적은 비용으로 큰 고객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경우에 한해 빠르게 확산될 수 있을 것이며, 사물인터넷을 통한 마케팅은 보험료 할인과 같이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명확한 가치’ 제안을 할 수 있는 영역에서 우선적으로 확산될 수 있다고 전했다. 또한, 사물인터넷을 적용할 때에는 개인정보 수집에서 느끼는 소비자의 거부감과 부담하는 금전적·심리적 비용의 축소 등은 풀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최경운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고객이 해당 마케팅으로 인해 별도로 시간과 노력을 기울이고 불편을 겪어야 한다면 IoT를 활용한 마케팅도 성공하지 못할 확률이 높다”며 “기업 역시 IoT를 활용하는데 도입되는 비용이 커진다면 RFID의 확산이 느렸던 것과 같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보람 기자 | nexteconomy@nex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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