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화장품 무역수지 흑자전환

글로벌 화장품 시장에도 한류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는 대표적인 수입품 가운데 하나였던 화장품 수출이 폭증, 처음으로 흑자를 기록했다. 관세청 등에 따르면 지난해 화장품 수출은 19억 2000만 달러로 2013년 대비 50.4% 증가한 반면 수입은 16억 9000만 달러로 9.3% 늘어나는데 그쳐 수출이 수입보다 2억 3000만 달러 많았다. 화장품 무역수지가 흑자를 낸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다.

화장품 무역수지가 흑자를 낸 데에는 한류 바람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 됐다. 지난해 화장품 수출시장 상위 10위권을 살펴보면 중국과 홍콩 등 아시아권 시장이 8개 였으며 미국과 러시아가 각각 3위와 10위에 올라 있다. 가장 많이 수출한 시장은 중국으로 6억 달러에 달했으며 홍콩이 4억 1000만 달러로 2위, 미국이 1억 6000만 달러로 3위를 차지했으며 일본과 대만이 각각 1억 5000만 달러, 1억 2000만 달러로 4위와 5위에 올랐다. 이밖에 6위에서 10위는 태국, 베트남,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러시아의 순이었다. 한류가 만성 적자였던 화장품을 수출 효자 상품으로 탈바꿈 시킨 것이다.

중국인 관광품목 1위 ‘화장품’
화장품 한류는 아시아권에서 가장 큰 효과를 발휘하고 있으며 유럽이나 북미 지역에서도 한류 바람이 서서히 불고 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2014년 상반기 보건산업 수출입 동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화장품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유럽 지역은 72.5%, 북미 지역은 44.4% 각각 증가했다. 유럽지역은 러시아가 북미 지역은 미국이 증가세를 주도한 것으로 풀이 된다.

화장품 한류는 중국인 관광객들을 보면 실감할 수 있다. 한국을 방문하는 중국 관광객 10명 중 7명은 화장품을 구매할 정도로 우리나라 화장품은 중국인에게 인기다.

이는 중국인들이 우리나라 화장품의 효능과 안전성, 그리고 천연 유래 성분 등을 믿고 있어서이기도 하지만 한국 TV드라마 등을 통해 본 한국 여성들의 세련된 이미지가 한국산 화장품에 대한 구매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해석 된다. 실제 우리나라의 설에 해당하는 중국의 춘절 기간 동안 12만 여명의 중국인들이 방한, 2000억원 이상의 쇼핑을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중국인 관광객들의 주요 쇼핑 품목 1호는 화장품이며 그 밖에 홍삼이나 한국 브랜드의 옷이나 가방도 상당한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화장품은 중동 시장에도 진출하고 있다. 최근 CJ오쇼핑은 PB화장품 브랜드 르페르를 두바이 홈쇼핑 채널인 시트러스TV를 통해 중동시장에 판매하기 시작했으며 에이블씨앤씨는 이날 터키 수도 앙카라에 미샤 1호 매장을 열었다.

또 참존은 요르단 APC그룹 자회사인 누메이라로부터 사해원료를 독점적으로 공급받아 신제품을 개발하고 누메이라로 수출하기로 하는 합작법인 설립 계약을 체결했다.

패스트마켓리서치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중동지역은 최근 들어 직장 여성이 늘어나면서 판매점이 급증하는 등 특히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레이트에서 화장품 붐이 일고 있다. 또 중동코스메틱협회는 두바이 여성 1인당 화장품 소비가 매달 334달러로 세계 최고수준이며 화장품 시장이 연 20%씩 성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뷰티 전문가들은 중동에서도 우리나라 드라마와 K-팝의 인기가 높아지는 만큼 화장품 한류도 충분히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화장품 한류 바람은 내수 부진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화장품 업체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두게 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매출액이 3조 8740억원으로 2013년 대비 25.0% 늘어났으며 영업이익은 52.4% 증가한 5638억원을 기록했다.

아모레퍼시픽의 성장을 견인한 것은 중국인 관광객이 203% 증가한 면세채널이었다. 면세점 매출이 2013년도 3478억원에 비해 지난해에는 7030억원으로 두 배 이상 늘어난데 힘입어 국내 화장품 사업 매출도 2조5789억원으로 23.5% 성장했다. 중국 매출은 44% 증가했고 미국 시장에서도 성장세를 보였으며 이니스프리 브랜드가 동남아에 진출하면서 아시아 지역 매출도 늘어났다.

LG생활건강 역시  면세점 매출에서 호조를 보이며 전년 대비 8.1% 늘어난 4조 6770억원의 매출액과 2.9% 늘어난 511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면세점 매출이 지난 2013년 87억원에서 지난해 3000억원까지 성장했다. 3배 이상 치솟았다. 해외 화장품 사업 매출은 3991억원으로 전년 대비 15.9% 늘었으며 전체 화장품 부문의 20%를 차지했다.

세계적인 마케팅 에이전시인 JWT(J. Walter Thompson U.S.A., Inc)도 전 세계적으로 화장품 한류의 영향이 커질 것으로 내다 봤다. 최근 발표한 ‘2015년 주목할 만한 100대 트렌드(The future 100: Trends and change to watch in 2015)’ 보고서에서 세계 뷰티시장이 주목할 주요 트렌드로 ‘한국 화장품’을 꼽은 것이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BB크림, CC크림에 이어 DD크림 등 알파벳순으로 추가 출시된 일련의 화장품의 수요가 증가하는 등 글로벌 뷰티시장에서 우리나라의 영향력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이영민 기자 | nexteconomy@nex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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