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분위기가 어수선하다.

정윤회 문건 유출 사건으로 정가가 들썩이더니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해산 판결로 보수와 진보의 대립이 격화일로에 있다. 민심은 또 어떤가 세월호 사건으로 2014년 내내 우울했던 차에 땅콩회항으로 고질적인 갑질논란까지 다시 불거졌다. 가뜩이나 불황에 허덕이고 있는 서민들에게 올 겨울은 더더욱 춥고 떨리는 계절인 셈이다. 이 와중에 전국의 교수들은 2014년을 나타내는 사자성어로 지록위마를 꼽았다. 지록위마(指鹿爲馬),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 한다는 뜻으로 거짓된 행동으로 윗사람을 농락하는 모습을 의미한다.

2015년 을미년에는 지록위마도 세월호의 아픔도 갑질의 논란도 없도록 모두가 일일신하고 우일신하는 한해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일일신 우일신, 매일매일 새롭고 또 새로워지라는 뜻이다. 매년 연말연시가 되면 한번쯤은 곱씹어 보는 말이다. 늘 새로워지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아니 과연 늘 새로워질 수는 있는 걸까? 오늘 뜨는 태양은 어제도 떴으며 내일도 뜰 태양이다. 매일매일 출근하고 퇴근하고 다람쥐 쳇바퀴 돌듯 하는 일상에서 무엇을 새롭게 해야 할까. 바로 마음이고 생각이다.

새롭다는 것은 처음이요 시작이라는 의미다. 매일매일 새롭고 또 새로워지라는 얘기는 매일 새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하루를 맞이하라는 얘기다. 중국 은(殷) 나라의 건국 시조 탕왕(湯王)은 ‘구일신(苟日新) 일일신(日日新) 우일신(又日新)’이라는 글귀를 대야에 새겨 놓고 매일 세수할 때마다 자신을 경계했다 한다.

누구나 무엇을 새로 시작할 때에는 열정과 패기를 가지고 끝까지 이루려고 한다. 하다가 중간에 흐지부지하려고 시작을 하지는 않는다. 새로운 해가 시작되면 금연을 하겠다, 다이어트를 하겠다며 수많은 결심을 하지만 끝까지 지켜나가기는 쉽지 않다. 작심삼일이라는 말은 그래서 생겼다. 매일 새로 시작한다는 마음을 잃어버리면 새로운 하루는 결코 오지 않는다. 그저 어제와 같은 오늘이 그리고 오늘과 같은 내일이 있을 뿐이다. 그렇게 구태의연하게 시간을 보내다 보면 아무리 좋은 계획도 바람에 흩날리는 먼지처럼 덧없어지고 만다.

2014년, 다단계판매 업계는 그 어느 때보다 의미 있는 한해를 보냈다고 할 수 있다. 외형적으로는 총매출액 4조원을 넘어서며 10년만에 4조원 고지를 되찾았다. 질적인 면에서도 2014년은 국내 다단계판매 기업들이 본격적인 해외 시장에 진출하는 원년이라고 해도 딱히 틀린 말은 아니다. 무엇보다도 다단계판매의 외형이 그간 한계로 여겨졌던 5조원을 조만간 넘어 설 가능성과 국부를 유출하는 산업에서 외화를 벌어들이는 산업으로 탈바꿈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2014년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일일신하고 우일신하라는 말처럼 2015년에도 업계 모두가 다 같이 새롭게 시작하는 마음으로 다단계판매의 새로운 이정표를 놓아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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