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귀현상에 끼워팔기 상술 등장

해태제과 ‘허니버터칩’이 기존에 짭짤한 감자칩 시장에 달콤한 맛으로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허니버터칩의 인기는 SNS에서 더 활발하다. 유명 연예인부터 일반인까지 허니버터칩을 인증한 사진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어 아직 먹어보지 못한 사람들에게 궁금증을 증폭시키며 구매의지를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을 보이고 있는 허니버터칩은 최근 인질과자, 논개과자로 불리고 있다. 다른 제품에 묶어서 팔거나 끼워서 구매를 유도하는 이른바 인질 마케팅을 벌어지고 있는 것. 인기 있는 과자를 사려면 고구마 한 박스를 사야하는 웃지 못 할 현상에 대해 알아본다.

인질마케팅 유통업체 소관
허니버터칩은 8월 출시기준 연말까지에 목표 매출액은 100억이었다. 하지만 현재 월간 최소 100억원 이상에 매출을 기록하며 그야말로 대박이 났다. 허니버터칩은 현재 문막공장에서 3교대 24시간 풀가동으로 제품을 생산 중이며 월 최대 생산능력 60억원의 규모이지만 시장의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유통업계에서는 비인기 과자와 묶어 팔거나 화이트맥주 6캔에 끼어 파는 인질마케팅으로 소비자를 당혹하게 하고 있다.

노병규 해태제과 홍보이사는 “유통점에 물품을 납품하는 데까지가 제조사의 역할”이라며 “다양한 판촉행위는 유통점에서 일어나고 있고 이는 제조사가 관여 할 부분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허니버터칩으로 인해 소비자들이 불편을 겪고 있기 때문에 유통업체에 이를 해소할 수 있도록 협조를 요청하는 수준”이라고 전했다. 또한 화이트맥주 인질마케팅은 허니버터칩 개발 전에 판촉활동으로 계약한 내용이라고 해명했다.

이러한 허니버터칩 품귀현상은 당분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해태제과 생산량은 권장소비자 가격으로 80억원 정도로 한 달 최대 667만 봉지를 생산하고 있다. 이 물량을 전국 대형마트(400여개)와 편의점(2만5000여개), 수퍼(3만여개), 기타 소매점(2만여개) 등 7만5000여 곳에 납품하고 있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현저히 부족해 일각에서는 생산라인의 증설에 대한 주장도 있다. 하지만 해태제과는 조심스럽다. 이유는 공급난을 해소하려면 현재보다 2배 이상 라인을 늘려야 하는데 라인확장은 한 달 이상 걸린다. 라인증설은 더욱 어렵다.

라인증설을 하기 위해서는 해외에서 고가의 기계를 투입해 증설하더라도 최소 2년은 걸린다. 2년 후 허니버티칩에 인기가 시들해진다면 수백억원의 투자가 의미가 없어진다는 주장이다. 해태의 이런 주장은 과거 팔도의 ‘꼬꼬면’을 예를 들 수 있다. 출시 후 한달에 2000만개씩 팔리며 하얀 국물 라면 붐이 일으킨 꼬꼬면은 6개월만에 그 인기가 시들해졌다. 공급을 맞추려고 신축했던 팔도 공장은 현재 라면 브랜드와 PB라면 등을 생산하는데 사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관련 업계는 꿀과 버터를 이용한 제품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롯데제과는 츄러스형태의 스낵에 설탕의 달콤함과 버터의 달달함이 조화를 이룬 신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며 오리온은 허니버터칩과 비슷한 시기에 ‘포카칩 스윗치맛’으로 매출 상승세를 타고 있다. 농심도 기존 감자칩과 수미칩의 다양화를 위해 제품개발에 힘쓰고 있다. 또한 누리꾼 사이에서는 돈이 있어도 살 수 없는 허니버터칩을 만들어 먹자는 의지로 제조법도 화제가 되고 있다.

업체 관계자는 “허니버터칩은 기존 짭짤한 감자칩 시장에 달콤함으로 승부수를 둔 기업의 오랜 연구결과로 얻어진 인기 상품이다”며 “이에 관련 업계에서는 인기를 얻고 있는 제품에 베끼기식 ‘미투제품’을 출시하기 보다는 차별화된 제품개발에 힘쓰고 유통업체도 인기 품목을 내세워 광고나 마케팅으로 활용하는 행위는 불법임을 인지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제조기업은 인기를 이어가기 위해서 물량 공급과 더불어 기술력, 제품 이미지에 해가 되고 있는 인질마케팅에 대한 포괄적인 관리로 제2의 꼬꼬면 사태가 일어나지 않게 해야 한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김보람 기자 | nexteconomy@nex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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