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주민 소득 및 일자리 창출은 덤

지역경제와 마을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대안으로 마을기업이 주목받고 있다. 마을기업이란 마을주민이 주도적으로 지역의 각종 자원을 활용해 지역주민에게 소득 및 일자리를 창출하는 마을단위의 기업이다.

행정자치부가 추진하고 있는 마을기업 사업은 2010년 시범 도입된 ‘자립형 지역 공동체 사업’에서 2011년부터 안정적 일자리 창출에 중점을 둔 ‘마을기업’ 사업으로 명칭이 변경되면서 본격적으로 추진되기 시작됐다.

함께 만드는 우리 마을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성미산마을은 공동육아부터 바른 먹거리 위한 생활협동조합 등 다양한 마을기업을 일궈낸 대표적인 사례로 알려져 있다.

성미산마을은 지난 1994년에 아이들이 함께 뛰어놀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하는 공동육아 어린이집을 시작으로 성미산학교를 설립했다. 방과 후에는 ‘도토리방과후’, ‘토끼똥방과후’ 등 놀이터 교실에서, 마을도서관인 ‘개똥이네책놀이터’에서 책을 읽으며 지낼 수 있다.

아울러 좋은 먹거리를 위한 협동조합 방식의 ‘마포두레생활협동조합’이 2001년에 생겨났다. 더불어 좋은 유기농 재료로 만든 반찬가게 ‘동네부엌’과 믿고 먹을 수 있는 건강 식당 ‘성미산밥상’도 운영 중이다.
‘카페 작은나무’는 마을사람들의 사랑방 역할을 하고 있다. 이렇게 공동체 생활로 일자리 창출은 물론 이웃 간의 정을 쌓는 마을기업은 여러 형태로 자리하고 있다.

서울 영등포구는 여성가장, 이주여성 등 취약계층이 주축이 된 다문화 맞춤형 음식주문 서비스, 레스토랑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서울 도봉구는 지적 장애인이 운영하는 커피 전문점인 ‘세움 카페’와 헌 의류·폐현수막을 리폼해 장바구니·면 생리대 생산 및 판매를 하고 있는 ‘목화송이’, 방과 후 아이 돌보미 ‘에듀케어 공동체’, 결혼 이주민 여성을 영어 강사로 활용한 ‘기쁨과 나눔 도봉 지부’ 등이 마을기업으로 등록돼있다.

지방에서도 마을기업 활동이 활발하다. 부산 동래구의 경우 ‘착한세상’과 ‘다림향’ 등 총 4개의 마을기업이 운영 중이며 연제구의 경우에는 커피가 있는 마을가게 ‘소풍’을 시작으로 ‘청소년문화공간’ 등 3개의 마을기업이 운영 중에 있다.

경남 김해 다문화 가족 통역 및 육아방, 전남 신안군 국내 최대 단일염전(태평염전)을 중심으로 갯벌체험장, 소금박물관, 전북 완주군 로컬푸드 레스토랑, 찜질방, 전원민박, 농특산물 판매 등 ‘파워빌리지’사업 등이 운영되고 있다.

행정자치부는 2011년 16개 시도에 559개였던 마을기업이 현재 787개로 늘었다면서 점차 그 수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행정자치부 관계자는 “마을기업은 지역 주민들이 스스로 참여해 지역의 자원과 문화, 전통과 풍습, 역사적 배경과 이야기를 사업아이템으로 활용해 마을을 발전시키고 주민들의 꿈을 키우는 곳”이라며 “국민들에게 마을기업을 널리 알리고 마을기업 생산 제품의 판로가 확대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자금지원 +@ 경영지원

이처럼 마을기업의 수는 점진적으로 늘고 있지만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와 일자리 창출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마을기업 수를 무작정 늘리기 보다는 현재 운영 중인 마을기업 경영에 지원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행정자치부는 지난 2011년부터 마을기업 사업에 시설비와 경영컨설팅 등 사업비를 2년간 최대 8000만원까지 지원하고 있으며 올해는 195억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작년 기준 마을기업은 총 736억원의 매출을 내고 1만117명을 고용했다. 이 같은 지원 속에 마을기업의 전체 실적은 조금씩이나마 증가 추세이긴 한다. 하지만 매출과 고용 없이 간판만 걸고 있거나 아예 폐업을 한 경우도 적지 않아 지역경제 활성화의 취지를 충분히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마을기업은 지역자원 활용형과 친환경·녹색에너지 등 2개 분야에서 경영이 이뤄진다. 선정된 단체에는 최장 2년까지 총 8000만원(1차년도 5000만원, 2차년도 3000만원)한도의 사업비가 지원되며 사업 강화를 위해 지속적인 교육 및 컨설팅도 지원된다.

문제는 이들 기업이 재심사를 통해 지원 기간이 늘어난 경우를 제외하고 경영성과, 재무상황, 사업의 지속성 등 심사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지원이 끊기고 나면 하나 둘 문을 닫고 있다는 점이다.

이철우 새누리당 의원은 “마을기업은 마을단위의 경제를 활성화하는 지방살리기 사업으로 ‘제2의 새마을운동’으로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며 “기업들이 경영에 문외한인 경우가 있는 만큼 자금만 지원할 것이 아니라 고용과 매출을 높일 수 있도록 전방위적인 경영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보람 기자 | nexteconomy@nexteconomy.co.kr

저작권자 © NEXT ECONOM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