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매출 반짝 반등…하반기 경기가 상반기보다는 좋아지고 있어


세월호 영향으로 침체됐던 소비심리가 되살아나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하는 소비자심리지수가 지난 8월, 전월 대비 2포인트 상승한 107을 기록하며 얼어붙었던 소비심리가 상당부분 개선 됐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소비자들의 경제에 대한 전반적 인식을 종합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지표로 100보다 클 경우 과거 평균적인 경기상황보다 좋음을, 100보다 작을 경우 과거 평균적인 경기상황보다 좋지 않음을 나타낸다. 이 지수는 세월호 사고 이전인 4월까지 석 달 연속 108을 기록하다가 사고 이후인 5월 105까지 떨어졌었다.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최근경제동향’에 따르면 백화점과 할인점의 매출이 지난 8월, 각각 11.7%와 3.1%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내수경기가 회복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추석경기 좋았다
소비심리가 되살아나면서 추석경기도 되살아났다.

올 상반기 백화점과 할인점을 중심으로 한 대형유통업체는 세월호 사태 여파, 정부 규제 등 소비침체로 힘든 나날을 보냈지만 7~8월이 되면서 점차 분위기가 좋아지고 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경기부양 정책을 잇달아 발표하면서 소비심리 회복과 내수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것이다.

롯데백화점의 추석 선물세트 판매가 지난해 대비 15.6% 늘었으며 현대백화점은 13.7%, 신세계백화점은 10.4% 각각 증가했다. 백화점에 이어 대형마트의 추석 선물세트 매출도 증가했다. 이마트는 추석 선물 매출이 4.3%가량 증가, 2011년 이후 3년 만에 증가세를 보였으며 홈플러스는 사전예약판매 실적과 본 판매 실적을 취합해 2.6% 증가했다. 또 롯데마트 역시 추석 선물세트 매출이 3.2% 늘었다.

선물 판매량의 증가는 추석 연휴기간 귀성객들의 소비 증가로 이어졌다. BGF리테일에 따르면 전국 주요 고속도로 휴게소에 자리한 CU편의점 매출이 지난 설보다 30.1% 늘었으며 국도변과 터미널에 위치한 편의점의 매출도 10% 이상 증가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추석 경기가 최근 2~3년 동안의 명절 경기 가운데 가장 좋았다고 평가했다. 이러한 추석 소비증가는 이른 추석 효과와 지난해 실적부진에 따른 기저효과가 작용한 때문으로 보는 견해도 있었다. 그러나 이를 감안하더라도 백화점의 화장품·여성의류·남성의류·스포츠 용품 등의 매출이 늘어나는 등 소비 상황이 나아지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적어도 하반기 경기가 상반기보다는 좋아지고 있다는 점은 확실하다.

한편 일각에서는 경기회복을 논하는 것이 시기상조라고 보는 견해도 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최근 902개 중소업체를 대상으로 ‘2014년 중소기업 추석자금 수요조사’한 자료를 보면, 추석 자금사정이 ‘곤란하다’고 답한 비율은 47.2%로 전년대비 3.6% 증가했다. 따라서 침체된 경기가 살아나기 위해서는 시간이 더 필요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렇다보니 유통업계는 할인·사은 행사를 잇달아 선보이며 추석 직후 소비심리 회복세를 이어가기 위해 발 벗고 나서기도 했다. 이는 일반적으로 명절 직후의 매출이 명절기간에 비해 급락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추석 이후 경기는
추석 이후의 경기에 대한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추석 이후 경기가 좋을 것으로 보는 사람들은 추석 경기가 살아남에 따라 무엇보다 국내 경기 침체의 가장 큰 원인인 세월호 사고의 여파에서 벗어났고 정부의 경기부양책에 기대를 걸고 있다.

홍성수 NH농협 기업분석 팀장은 “정부가 다양하게 내놓은 경제 활성화 정책 효과에 대한 기대감으로 하반기는 상반기보다 개선될 것”이라며 “경제 정책 효과가 나타난다면 하반기 소매시장 성장률은 4%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반면 추석 이후 경기가 다시 어려워 질것이라고 보는 사람들은 경기활성화의 기본인 소득 증가가 불확실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지영 LG투자증권 책임연구원은 “하반기는 상반기보다는 조금 나아지긴 하겠지만 크게 의미 있는 수준은 아닐 것”이라며 “근본적으로 소비가 좋아지려면 가계의 소득이 늘어야 하는데 그 부분이 아직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유통업체들은 차제에 아예 장기적인 성장동력을 찾고 있는 분위기다. 전통 유통채널 강자인 신세계, 롯데, 현대 등은 옴니채널, 복합쇼핑몰, 아웃렛 등 신유통채널 및 신사업을 통해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 있다. 롯데의 경우 그룹 옴니채널 추진 계획을 검토하기 시작, 내년 초에는 옴니채널 관련 연구센터인 ‘롯데 이노베이션 랩’을 설립하기로 했다. 신세계는 올 초 온라인 복합쇼핑몰 ‘SSG닷컴’을 새로 출범하면서 10년 만에 처음으로 TV 광고에 나섰다.

 

저작권자 © NEXT ECONOM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