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지금 성인(聖人)과 성웅(聖雄) 신드롬에 사로잡혀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과 이순신 장군이 그 주인공이다.

행사장 마다 수백만 인파가 운집했고, 영화 <명량>은 8월 중반 1500만 명의 관객을 돌파하며 최고 흥행을 기록하고 있다. ‘시공(時空)을 초월한다’는 얘기가 딱 맞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역만리 로마에서 왔다. 이순신 장군은 400년도 더 된 역사속의 인물이다. 둘 다 ‘여기’가 아니거나 ‘지금’이 아니다. 대한민국 사회는 왜 이 시대에 교황과 이순신에게 목말라 하는가.

우리는 사건공화국에서 살고 있다. 정치적 사건, 세월호 참사사건, 병영 가혹 행위 사건등 수많은 사건들을 짧은 시간에 경험 하고 있다. 모두가 끝 모를 비탄에 잠기고 때로는 공분에 몸을 떨지만 일을 수습하기위한 대책은커녕 정파간 진영논리에 사로잡혀 분열과 갈등으로 국력만 소진하고 있다.
대한민국 국민은 지금 누군가의 따뜻한 위로의 손길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 바로 이때 찾아온 프란치스코 교황과 성웅 이순신 장군.

교황은 가장 낮은 자세로 가난하고 병들고 버림받고 어려운 사람들을 찾아 끌어안고 입 맞추고 축복해 주었다. 손수 가방을 챙겨 들고 방탄차 대신 무개차로, 소형 자동차로, 걸어서 대중에게 스스럼없이 다가섰다. 슬픈 일, 불행한 일, 억울한 일을 당한 이들의 손을 거리낌 없이 잡아 위로하고 격려해 주었다. 이순신 장군도 그랬다. 백의종군을 감내하고 백성이 있는 낮은 곳으로 갔다. ‘수군은 운이 다했으니 잔병을 이끌고 육군에 합류하라’는 왕명에 “신에게는 아직도 12척의 배가 있다”며 사지로 나갔다. 이순신의 위대한 12척, 결국 330척을 격파했다. 백성을 구하기 위해 자신을 버릴 수 있는 ‘낮춤의 용기’를 보여 준 것이다.

그들이 평생 보여온 낮은 자세와 헌신과 봉사의 실천의 메시지로 우리사회가 처해 있는 분열과 갈등 해결의 답을 간구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우리 사회의 고민거리를 교황이나 이순신 장군이 해결해 줄 수 없다는 것이다. 거대한 ‘울림’을 주었을 뿐이다. 사회적 갈등과 정치적 분열, 경제적 불평등의 해결책은 이제 우리 모두에게 맡겨진 과제이다.

사회적 갈등요소와 경제적 불평등의 피해자로 한가운데 서있는 다단계산업, 요즘 회원 수 증가는 물론 성장세가 놀랍다. 공정위가 공개한 ‘2013년도 다단계판매업자 주요정보공개’에 따르면 2013년 총매출액이 3조 9400억을 넘었다. 지난해에 비해 20%이상 성장한 것이다. 최근 들어 타 유통업에 비하면 괄목할 만한 성장세다. 앞으로도 성장세는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그러나 다단계산업은 우리사회의 잘못된 문화지체가 상호작용하면서 빚어진 기피 업태로 발목이 잡혀있다.

정부·소비자와의 마찰, 사업자간 갈등등 원인을 명쾌하게 해소되지 못한 게 주요인이다. 사회적 역할과 경제적 비중에 비해 부당하게 매도당한다는 의미이다. 따라서 필자는 정당한 위상과 대우를 받아야한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답은 한가지다. 다단계업계는 프란치스코 교황과 이순신 장군이 보여준 희생할 줄 아는 ‘낮춤’의 자세로 소비자를 섬겨 감동시켜야만 한다. 그렇지 못할 경우 소비자는 계속 발목을 잡을 것이다.

이제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 잔치는 끝났다. 범인(凡人)이 성인(聖人)이나 성웅(聖雄)처럼 낮아 질 수는 없다. 하지만 다단계업계는 광화문광장과 명량의 소용돌이에 기꺼이 빨려 들어가듯 두려움 없이 강도 높은 낮추는 연습은 계속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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