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창업자 이병철 회장의 인재보국론(人才保國論), 그 의미를 굳이 따지는 것이 무의미한 일 일수도 있다.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기 때문이다. 삼성그룹이 1938년 창업 했으니 올해로 76년이 되었다. 76년 동안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해 왔다. 여러 성공요인이 있겠으나 그 중 제일은 아마도 적재적소의 인재발굴일 것이다. 지금까지 세계적인 초일류기업으로 성장해온 요소임을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요즘은 어떤가! 1년은 고사하고 며칠 만에 인사 실패로 온 나라가 그 책임소재를 갖고 술렁인다. 여론은 그러나 누가 그 책임을 지라고 떠들어대지만 도무지 먹히지가 않는다. 이로 인한 수개월 동안의 행정 난맥상이 이어져 오고 있다. 결국 고스란히 국민이 피해를 보고 있으며 이 무더위에 스트레스만 가중시키고 있다.

요즘 정치권에서는 너나없이 쓰는 유행어가 두 가지 있다. 하나는 ‘적폐’이고 또 다른 하나는 ‘관피아’라는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적폐 청산과 정부·관료 개혁’을 강력하게 주문하면서 생겨난 단어 들이다. 국민이 바라는 것이 바로 이런 문화를 척결하는 것이다. 박근혜 정부의 성패와도 관계가 있어 더욱 주목되는 과제이다.

최근 특수판매공제조합(이하 특판조합)이 공석 중인 이사장을 공채하기로 했다는 소식은 환영할만한 일로 신선한 충격이 아닐 수 없다. 특판조합은 과거 관행으로 여겨졌던 ‘관피아’의 구설수로 곤혹을 치렀기 때문에 조합사들은 아마도 ‘급변’하는 세상에 ‘적응’하기 힘들 것이다. 공정거래위원회의 낙하산 인사 관행을 고치겠다는 점에서 그렇다. 그러나 특판조합의 처지가 다단계판매나 방문판매 분야의 자율규제의 최전선이라는 점을 상기해 볼 때 이사장의 선임 방법과 결정하는 절차는 더욱 신중해야 한다. 특판조합의 이사장은 앞으로도 상당기간 허울 뿐인 대표가 아니라 실질적인 선장의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욱 객관적이고 공신력 있는 공채를 통해 이사장을 선임해야 한다. 선임 절차상 ‘임원추천위원회’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업계의 진퇴를 결정하는 메가톤급 결정체이기 때문이다. 업계를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문제의식을 갖고 대안을 제시하는 올바른 ‘매의 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신임 이사장은 선출 후 업계로부터 객관성을 검증받을 수 있는 인사가 되어야 하는 동시에 사회로부터 신뢰 또한 얻어야하는 시험대에 오르게 된다. 그동안 주무관청인 공정거래위원회 출신 인사가 조합의 이사장을 역임했던 것은 이런 특수성 때문에 불요불급했던 측면이 분명 있었으며 긍정적인 측면도 있었다.

필자는 그러나 현재 건설공제조합등 일반 공제조합의 구성이나 운영방식을 직·특판조합에서 벤치마킹할 필요성이 있다고 본다. 일반 공제조합들의 이사장은 대다수가 회원사의 대표가 랜덤으로 선임되는 경우가 많다. 이사장은 대외적 대표로서 상징적 의미일 뿐이며 실질적인 업무는 ‘전무’가 관장하고 있다. 이 제도의 특이한 점은 이사장은 단임으로 순환직 이지만 전무는 연임함으로서 업무의 연속성과 전문성을 발휘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따라서 이사장은 업계의 대표가 순환 단임제로, 전무는 공채로 전문가를 영입하는 제도의 개편이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생각되며, 이를 업계에서는 신중하게 검토하길 주문한다. 

지금까지 특판조합이 특수판매의 특수성에만 매몰되어 더욱 큰 신뢰와 지속적인 성장을 유보해 왔다면, 이번 이사장 공채를 통해 객관성과 공신력을 얻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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