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잇따라 반값 제품 출시…객관적 퀄리티 담보될 때 소비자 호응

대형마트가 ‘반값 분유’를 잇따라 출시하며 연간 4000억 원 규모의 분유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분유의 70% 이상이 대형마트에서 판매되는 만큼 반값 분유가 성공할 경우 남양유업과 매일유업, 일동후디스 등 기존 분유업체에 적지 않은 타격을 입힐 것으로 보인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2014년 현재 국내 분유 시장은 4000억원대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지만 유명 브랜드 상품의 시장 점유율이 70%가 넘을 정도로 독과점 시장이 형성돼 있었다. 특히, 최고가 분유인 산양분유 시장은 브랜드 하나가 80%에 가까운 점유율을 차지해 거의 독주 체제를 보이고 있다.

이달 14일 이마트는 PNB(Private National Brand) 상품으로 기존 분유보다 최대 40% 가량 가격이 싼 ‘프리미엄 스마트 분유 3종’을 새로 출시해 판매한다고 밝혔다. PNB란 제조업체 브랜드(NB)와 유통업체 자체브랜드(PB, PL)의 중간 형태로 제조업체와 유통업체가 공동 개발해 해당 유통업체에서만 판매된다는 점에서 기존 NB 제품과 구별된다. 또 제품에 문제가 생겼을 경우 사후 서비스를 제조사가 책임진다는 점이 일반 PB 제품과 다르다.

 이번에 출시된 이마트 ‘프리미엄 스마트 분유 3종’은 파스퇴르와 공동 개발했으며 특허를 보유한 식물성 DHA와 프로바이오틱 생 유산균을 이용, 아기의 장 건강을 고려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특히 시중의 NB 상품과 비교했을 때 용량 대비 가격이 최대 40% 저렴하다. 인건비와 판촉비용 등 중간 유통 비용을 줄여 가격을 크게 낮췄다.

최대 40% 이상 저렴
스마트 분유는 1·2·3단계로 구성되며, 단계별 가격은 1만5400원이다. 3통 번들 제품은 4만5600원이다. 회사 측은 국내 유명 NB상품(National Brand)과 비교했을 때 단위 용량 대비 가격이 최대 40% 저렴하다고 설명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NB 제품은 초기 분유 선택을 결정하는 산부인과 및 산후조리원 등에서 발생하는 마케팅 비용이 높다 보니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다”면서 “중간 유통구조를 단순화하고 대량생산해 판매가격을 낮출 수 있었다”고 전했다.

롯데마트도 파스퇴르를 생산하는 롯데푸드와 손잡고 이달 19일부터 프리미엄 산양분유를 판매한다. 롯데마트가 판매하는 '귀한 산양분유(750g, 1캔)'는 1, 2, 3단계로 구성돼 있다. 가격은 3만원씩이다. 일동 후디스 등의 프리미엄 산양분유 상품보다 최대 40% 가량 가격이 저렴하다.

남창희 롯데마트 상품본부장은 "최근 프리미엄 상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이번 프리미엄급 산양분유를 출시하게 됐다"며 "일부 브랜드의 독과점으로 가격 거품이 형성된 분유시장에서 합리적인 가격의 프미리엄 분유를 선보여 소비자 선택의 폭도 넓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롯데마트의 가격대별 분유 매출 구성비를 살펴보면, 5만원대의 ‘산양 분유’가 10%, 3~4만원대의 ‘고가 분유’가 21%, 2~3만원대의 ‘일반 분유’가 65.8%, 2만원 미만의 ‘저가 분유’가 3.2%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일부 브랜드의 독과점으로 가격 거품이 형성된 분유시장에서 합리적인 가격의 프리미엄 분유를 선보여 소비자 선택의 폭도 넓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대형 마트가 분유 시장 진출에 대해 껄끄럽게 여기고 있다.

분유업계 관계자는 “대형마트가 직접 분유 출시에 나설 경유 호기심에 판매가 이뤄져 기존 분유업체 매출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지만 분유의 특성상 아기 엄마들이 기존 분유를 대체하지 않아 결과적으로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기적했다. 분유업계는 반값 분유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관측하고 있다. 이는 갓난 아이에게 먹이는 분유 제품의 특성 상 가격보다는 품질을 우선 시하는 경향이 있어 고객 충성도가 높은 편이기 때문이다.

A 분유업체 관계자는 “분유 특성상 엄마들이 가격보다는 품질이나 성분을 보고 제품을 구입해 고객 충성도가 높은 편”이라며 “다른 PB상품들 처럼 가격이 싸다고 해서 바꾸는 제품이 아닌 점을 감안하면 시장 구도를 바꿀 만큼의 영향력은 발휘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봤다.

또 다른 B 업체 관계자는 “아이를 잘 키우고 싶은 엄마의 심리가 반영되는 제품이 분유”라며 “가격이 싸다고 구매하지는 않는 것이 분유다. 하지만 파스퇴르가 기존 제품과 같은 공정과정을 거칠지 알려지지 않아 판도 변화를 가져올지는 좀 더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대형마트가 분양시장에 진출하면 분유 업계는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분유업체 관계자는 “이마트와 롯데마트가 분유 가격에 거품을 빼겠다는 명분을 내걸고 있지만 분유업체들도 이미 저렴한 제품을 팔고 있다”며 “대형마트의 분유시장 진출로 분유시장이 황폐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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