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모바일 쇼핑업계에 ‘소리 없는’ 1등 경쟁이 뜨겁다. 그동안 모바일 쇼핑 1위였던 11번가를 제치고 G마켓이 지난해 1위로 올라서는 등 물밑에서 치열한 공방전이 벌어지고 있다. 모바일 쇼핑업계에 따르면 G마켓은 지난해 전체 거래액 가운데 모바일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16%라고 밝혔다. 올해 1분기에는 27% 수준으로 더 상승했다.

한국온라인쇼핑협회 발표자료와 시장점유율 등에 따르면 지난해 G마켓의 연간 거래액 추정치가 5조8000억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G마켓의 작년 모바일 거래액은 9200억원에 달한다는 뜻이다. 이는 현재 모바일 쇼핑 1위로 알려진 11번가의 지난해 거래액 7000억원보다 2200억원이 더 많은 수치다. 지난 2010년 스마트폰을 통해 모바일 쇼핑이 시작된 이후 11번가는 줄곧 이 시장에서 1위 자리를 지켜왔지만, 지난해 처음으로 순위가 뒤바뀐 것이다.

G마켓이 모바일 쇼핑 최강자를 자랑하고 있는 11번가를 제치고 1위에 올라섰지만, G마켓은 오히려 공식적인 홍보를 자제하고 있다. 백화점, 대형마트, 홈쇼핑 등 다른 유통 업체가 업계 순위를 두고 날선 공방을 벌이고 있는 것과 사뭇 다른 모습이다. 유통업계에서는 업계 순위가 곧 소비자들에 대한 인지도와 협력업체에 대한 구매 능력(바잉파워)과 직결되는 만큼 순위 다툼에 민감하다.

G마켓이 1위 마케팅에 나서지 못하는 이유는 모회사인 이베이코리아 때문이다. 이베이코리아는 본사인 이베이가 미국 증시에 상장돼 있어 미국 본사는 물론 해외 지사들도 공식된 정보 외에 실적에 관련한 모든 정보를 사전에 공개할 수 없도록 엄격히 규제하고 있다. 이런 규제 때문에 G마켓은 전체 거래액은 물론 모바일 거래액에 대해서도 철저히 함구하고 있다.

이베이코리아 관계자는 “회사 규정상 정확한 수치는 밝힐 수 없다”면서도 “내부적으로는 G마켓이 11번가를 추월한 것은 물론 옥션도 11번가를 따라잡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업계 최초로 모바일 거래액 1조원 돌파를 목표로 삼고 있던 11번가는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G마켓과의 보이지 않는 신경전이 뜨거울 전망이다.

11번가는 모바일 매출 증대를 위한 특가 프로모션과 신규 고객 확보를 위한 전용 이벤트를 비롯해 각사마다 특화된 서비스로 시장 점유율 늘리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내달 초부터 모바일 쇼핑시 상품의 시연 동영상을 제공하는 동영상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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