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면을 위해서는 미지근한 물로 샤워하는 것이 좋아

 

   

기온이 높고 습하면 자연스레 사람들의 불쾌지수가 상승하고, 덩달아 불면증과 같은 수면장애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느는 것도 사실이다. 더운 날씨 때문에 잠들기가 힘들어지기도 하고 모기소리에 예민해져 뒤척거리다 불면증이 나타나거나 악화되기도 한다. 이러한 경우에는 만성피로와 소화불량, 두통, 무기력, 피부 트러블, 가슴 두근거림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무더운 여름 밤 다양하게 나타나는 불면증 양상을 알아보자.

찬물로 샤워하면 잠 잘 온다?
낮 동안 더위로 인해 땀을 많이 흘리다 보니 집에 돌아와 씻을 때, 더위를 빨리 쫓기 위해 차가운 물로 샤워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차가운 물로 샤워를 하면 중추신경이 흥분하게 돼 혈관이 일시적으로 수축됐다가 확장되는 반작용이 생겨 체온이 오히려 올라가게 된다. 때문에 찬물보다는 약간 미지근한 정도의 물로 샤워를 하고, 만약 불면증이 있는 사람이라면 약간 더운물로 씻는 것이 좋다.

잠들기 전 1~2시간 정도 약간 더운물 목욕을 하면 중심부의 체온이 올라가서 결과적으로 밤 동안의 체온의 하강이 지연되고 긴장 이완효과도 얻을 수 있다. 효과가 크지는 않더라도, 체온 순환에 변화를 줌으로써 쉽게 잠이 들고, 더욱 깊은 수면을 취할 수 있다. 또 미지근한 물 혹은 약간 더운 물로 목욕을 하면 심장에 부담도 없고, 기분을 좋게 해주는 효과도 있다.

계곡이나 바다에 가면 잠이 잘 온다?
꽉 막혀 있던 일상에서 벗어난 여유로움 때문인지 피서지에서는 잠도 잘 오는 것 같다는 사람들이 있다. 사실 기분만 그런 것은 아니다. 여름 휴가철에 우리가 찾는 피서지인 강과 바다의 파도소리와 계곡물소리, 폭포소리는 사람들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줘 수면을 유도한다.

실제 파도소리에는 저주파에서 고주파까지, 자연계에 존재하는 모든 소리성분이 다 포함돼 있다. 어느 한 주파수만 강조돼 있는 소음이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것과는 달리 백색 소음이라고 불리는 이 같은 소리는 사람들에게 안정감을 찾게 해 주는 것이다. 특히 3~5초에 달하는 파도 소리의 주기가 사람의 심호흡 간격과 비슷해 파도 소리를 듣다 보면 자연스럽게 숙면을 취할 수 있게 된다. 이런 소리가 들리면 사람은 동화하려고 하는 동조현상이 나타나게 되고 뇌파가 거기 맞춰지게 되면 숙면을 취할 때 나타나게 되는 델타파가 나타나 자신도 모르게 편안함을 느끼고 잠에 빠져드는 것이다.

더운 여름 밤, 맥주 마시면 잠 잘 온다?
열대야가 나타나는 더운 여름 밤이 되면 냉장고에서 방금 꺼낸 시원한 맥주 한 잔이 그리워지기도 한다. 물론 적당량의 술을 마시면 긴장이 풀어지고 몸이 이완돼 쉽게 잠에 들 수 있다. 하지만 과음은 깊은 단계의 수면이 아닌 1, 2 단계의 얕은 수면이 대부분의 수면시간을 차지하게 만들어 수면의 질을 떨어뜨리게 된다. 더욱 안 좋은 것은 알코올에 ‘내성’이 있다는 것이다. 본래 알코올은 소량만 마시면 초기의 이완작용 이후에 각성작용이 생겨서 자다가 다시 눈을 뜨게 되기 쉽다. 그래서 더 깊은 이완작용을 위해 술을 더 많이 마시게 되고, 마시는 술의 양은 점점 늘어나게 된다.
문제는 그럴수록 얕은 수면이 늘어나는 등 수면의 패턴이 무너지고, 수면의 질은 낮아진다는 것이다. 더욱이 불면증이 있는 사람에게 술은 숙면에 도움이 되지 않을 뿐 아니라 독과 같다. 불면증이 있는데 어쩔 수 없이 술을 마셔야 한다면 가급적 알코올 도수가 낮은 술로 적은 양을 마시도록 노력한다. 안주를 적당히 먹어서 술이 덜 취하도록 해야 하며 물을 함께 마셔서 알코올의 배설을 도와야 한다.

속옷을 벗고 자면 잠이 잘 온다?
더운 여름이면 덥고 답답한 옷을 벗어 던지고 싶을 때가 있다. 간혹 사람들 중에는 잠 잘 때 속옷을 입지 않고 자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사람들의 행동이 한국사회처럼 예절과 형식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문화에서는 이상하게 여겨질 수 있다. 하지만 그들은 적어도 속옷을 입지 않음으로 해서 숙면을 취할 수 있다.

이런 사실은 일본에서는 이미 1970년대 후반부터 많은 연구와 실험을 통해 증명되었다. 간혹 옷을 걸치지 않고 자면 감기에 걸리지 않을까 걱정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얇은 이불을 덮고 자면 새벽에 기온이 떨어질 때를 대비할 수 있다. 또, 속옷의 고무줄은 이미 많은 연구를 통해 우리 몸에 방광염, 생리통 등 여러 질병을 불러올 수 있음이 알려져 있다.

잠자는 공간의 온도에 따라 수면의 질이나 양적인 수준이 영향을 받기도 한다. 여름밤의 침실 온도가 28도를 넘게 되면 수면 리듬이 깨져 잠을 제대로 잘 수 없게 된다. 때문에 잠자기 1시간 전부터 에어컨을 켜거나, 창문을 열고 선풍기를 틀어 실내의 온도를 낮추고 습도도 적당하게 조절해주는 것이 좋다. 하지만 잠 잘 때도 에어컨이나 선풍기를 오래 사용하면 두통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으므로 1~2시간 정도 타이머 설정을 해두는 것이 좋다.

무더워지는 여름인 만큼 수면환경을 되도록 쾌적하게 갖추고 편안한 마음으로 잠을 청하는 것이 좋다. 만약 잠을 제대로 못 자는 상황이 4주 이상 지속된다면 치료를 받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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