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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단계판매 제품, ‘그루폰’에 나돈다업계·기관 다단계판매 특성 고려한 대책 마련해야
  • 이영민 기자
  • 승인 2013.05.27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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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단계판매원 ‘ㅇ’씨는 최근 자신의 소비자 회원으로부터 항의를 받았다. 항의 내용은 ‘ㅇ’씨가 판매하는 제품이 소셜커머스에서 더 저렴하게 팔고 있더라는 것이었다. ‘ㅇ’씨가 소셜커머스 사이트에 들어가 확인한 결과 자신이 속한 회사의 제품뿐만 아니라 다른 다단계판매 회사의 제품들도 여러 소셜커머스에 올라와 있었다. ‘ㅇ’씨는 회사에 전화해 어찌된 일인지 따졌다. 그러나 회사 측에서는 뾰족한 대책이 없다고만 했다. ‘ㅇ’씨는 “이러다가는 소수의 상위 판매원을 제외한 대다수의 다단계판매원들이 큰 피해를 보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루폰, 위메프 등의 유명 소셜커머스 업체에서 다단계판매업체의 제품이 판매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대부분의 다단계판매 업체들은 회원 윤리강령 등을 통해 명시적 혹은 묵시적으로 오픈마켓 등을 통한 온라인 재판매나 회원가 이하의 재판매를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허가되지 않는 사이트롤 통한 온라인 재판매나 회원가 이하의 재판매에 대한 제재는 공정거래법상 위법이 될 수 있어 해당 다단계판매 업체들은 사실상 손을 쓰지 못하고 있다. 또 사업자가 아닌 사람이 올릴 경우에는 직접적인 제재 자체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다단계판매 근간 무너뜨려
지난 4월, 유명 소셜커머스 업체인 그루폰에 한국암웨이를 비롯해 한국허벌라이프, 뉴스킨코리아, 애터미 등 유명 다단계판매 업체들의 제품들이 올라왔다. 한국암웨이의 경우 더블엑스, 글리스터 치약, 디쉬드랍스 등 82종의 제품이 판매되고 있었다.

할인폭은 제품별로 차이가 있었으나 최대 29%였으며 회원가보다 저렴한 가격이었다. 한국허벌라이프는 포뮬러1 쉐이크믹스, 리프트오프, 나이트웍스 등 28종의 제품이 최대 38% 할인 판매되고 있었으며 뉴스킨코리아는 갈바닉스파Ⅱ페이셜젤위드에이지락, 갈바닉스파시스템Ⅱ에이지락에디션, 라이프팩 등 42종의 제품이 그루폰 특별가로 판매되고 있었다.

 

   
다단계판매 업체의 제품을 옥션이나 G마켓, 11번가 등의 오픈마켓 등에서 판매하는 예는 예전부터 있어왔다. 다단계판매 업체에서도 이러한 사실을 잘 알고 있으나 이에 대한 직접적인 제재는 사실상 하지 않고 있었다. 그러나 최근 소셜커머스 업체를 통해 기업적인 형태의 대단위 판매가 이루어지자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일견 생각하기에 소셜커머스가 됐던 오픈마켓이 됐던 많이 팔 수 있으면 좋은 것 아니겠는가 하고 생각할 수 있지만 다단계판매 업계의 입장은 다르다. 특히 온라인을 통해 회원가 이하로 재판매하는 것은 건전한 다단계판매의 근간을 무너뜨릴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주장도 나오고 있다.

한국암웨이 등의 다단계판매 업체 회원들은 그루폰 등 소셜커머스에 자사 제품이 회원가보다 싸게 올라온 것에 대해 다소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들이 격앙된 반응을 보이는 것은 다단계판매로 유통되는 제품이 오픈마켓이나 소셜커머스를 통해 불특정다수에게 판매 되는 것이 다단계판매의 본질에도 어긋날 뿐만 아니라 자칫 다단계판매의 근간을 무너뜨릴 위험성이 있기 때문이다.

다단계판매는 판매원이 직접 소비자를 만나 제품 등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고 판매하는 직접판매의 일종이다. 최근 국제상업회의소(International Chamber of Commerce, ICC)가 개정한 직접판매의 정의를 보면 ‘일반적으로 판매원의 집(Home)이나 타인의 집, 판매원이 일하는 곳이나 고정된 소매장소로부터 떨어진 장소에서 판매원이 직접 소비자에게 제품에 대해 설명하거나 데모하면서 판매하는 것’이라고 되어 있다.

그러나 온라인을 통해 불특정다수에게 판매하는 것은 판매자와 소비자의 만남이 없이 이루어지는 것으로 직접판매가 아닌 통신판매에 해당한다.

또 다른 이유로는 다단계판매의 본질적 특성의 하나인 리크루팅이 차단된다는 것이다.

방문판매법에 따르면 다단계판매의 첫 번째 요건으로 ‘판매업자에 속한 판매원이 특정인을 해당 판매원의 하위 판매원으로 가입하도록 권유하는 모집방식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다단계판매는 우수한 품질의 제품을 소비자에게 판매하면서 사업 기회를 함께 홍보, 판매원으로 가입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판매원을 확충해 나간다. 이때 회원이 되므로써 좋은 제품을 소비자가가 아닌 20~30%의 할인율이 적용되는 회원가로 구입할 수 있다는 것은 그 자체로도 상당한 매력이 된다.

그러나 온라인을 통한, 그것도 20~30% 이상의 할인율로 회원가보다도 낮은 가격으로 판매한다면 리크루팅이라는 다단계판매의 근본적인 요건을 가로막는 요소가 된다.

판매원도 결국 손해

 

재판매란?
재판매는 말 그대로 다시 판매하는 것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상품은 제조업체로부터 소비자에게까지 오는 동안 여러 유통 단계를 거친다. 그 가운데 제조업체로부터 직접 상품을 구매하는 단계를 제외한 나머지 단계는 모두 재판매가 된다. 우리나라는 자유로운 경쟁을 통해 소비자가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재판매가격유지행위나 구속조건부거래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법으로 정해 놓고 있다. 따라서 자신이 구매한 모든 상품은 자신의 재량과 책임 하에 판매방법과 가격을 정할 수 있다. 재판매가격유지행위가 이루어지는 경우 사업자의 자유로운 가격결정권이 침해되고 유통단계에서 자유로운 경쟁이 저해된다. 또 시장 전체적으로 볼 때 판매업자 간의 가격담합과 동일한 효과를 초래하며 유통조직의 효율성을 저해하며, 제조업체 간의 경쟁을 제한하고, 소비자의 선택을 제한하기 때문에 공정거래위원회가 규제하고 있다. 저작권법상 저작물이나 공정거래위원회가 사전에 지정한 경우는 재판매가격유지행위 적용에서 제외된다. 이번 기사에서의 재판매는 다단계판매 업체로부터 제품을 구매한 다단계판매원이 소비자 등에게 판매하는 것을 의미한다
.
다단계판매는 리크루팅이 차단되면 결국 고사하게 된다. 최하위 판매원이 더 이상 리크루팅을 못하게 되면 다단계판매를 통해 원하는 수입을 얻을 수 없게 되고 다단계판매원직을 그만두게 된다. 그러면 그 판매원의 상위판매원 역시 수입이 줄어들게 되고 결국 다른 수입원을 찾게 된다. 새로운 판매원은 생기지 않고 기존 판매원은 탈퇴하는 이러한 일들이 반복되면 종내는 최고 직급의 판매원까지 다다르게 되고 다단계판매 회사는 문을 닫거나 판매방식을 변경하는 극단적인 경우에까지 이르게 될 수 있다.

 

온라인을 통한 재판매는 판매자의 신분과 목적에 따라 몇가지로 구분해 볼 수 있다. 첫 번째는 다단계판매원이 과다하게 보유한 재고를 소진할 목적으로 판매하는 것이다. 두 번째로는 다단계판매원에게 제품을 대량 주문해 온라인으로 유통시키는 전문 업자가 있다. 마지막으로 필요가 없어졌거나 남는 소량의 제품을 처분하려는 다단계판매원 또는 소비자들이다.

세 번째 경우는 크게 문제 되지 않는다. 물량도 매우 적을뿐더러 지속적이지도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첫 번째와 두 번째의 경우는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다분하다.

첫 번째의 경우를 보자. 다단계판매원이 과다한 재고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부터 일단 문제가 된다. 다단계판매의 경우 후원수당이 35% 이내로 제한돼 있지만 이 제한은 총량제한으로 개개인의 다단계판매원은 그 직급이나 실적 등에 따라 때로는 자신이 구매한 실적보다 더 많은 수당을 받게 된다. 상위 판매원으로 갈수록 이러한 경향은 심해지므로 더 많은 수당을 받기 위해 개인적 필요나 판매 가능성과 관계없이 구매량을 늘리게 된다.

이 과정에서 사용하지 않거나 판매 돼지 않은 재고가 쌓이게 된다. 그러나 회사에 반품하게 되면 수당이 차감되므로 헐값에라도 오픈마켓이나 소셜커머스를 통해 판매하게 된다. 대부분의 다단계판매 업체들은 판매원들이 재고를 과다하게 보유하지 않도록 종용하고 있으나 항상 통하지는 않는다.

두 번째의 경우는 첫 번째의 다단계판매원이 오픈마켓 등을 통해 직접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전문 유통업자에게 판매하고 전문 유통업자가 이를 소셜커머스 등에 올려 판매하는 경우다. 온라인 재판매자의 신분이 다단계판매원이냐 아니냐만 다를 뿐 경로자체는 첫 번째와 별반 차이가 없다.

다단계판매원 입장에서 온라인을 통한 재판매가 무분별하게 이루어진다는 것은 스스로 자기 무덤을 파는 것과 진배없다.

다단계판매에 있어서 모든 소비자는 잠재적 다단계판매원이다. 따라서 더 많은 소비자와의 직접적인 접촉을 통해 잠재적인 다단계판매원을 실제적인 다단계판매원으로 변화시켜야 한다. 다단계판매 제품을 오픈마켓이나 소셜커머스를 통해 재판매를 하는 것은 다단계판매원이 잠재적 다단계판매원과 만나는 기회를 원천봉쇄하는 행위가 된다. 비록 소수의 상위 다단계판매원에게 당장의 이익은 생길지언정 길게 보면 자신을 포함한 모든 다단계판매원을 구렁텅이로 빠트리게 된다.

또한 드물지만 온라인에서 물건을 구매한 소비자가 여러 가지 이유로 반품이나 교환을 하고자 하는 경우, 정상적인 유통 경로를 거친 제품이 아니기 때문에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어 의도하지 않은 소비자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특히 반품의 경우 원칙적으로는 해당 제품을 구매한 다단계판매원에게 지급된 수당을 차감해야 하나 추적이 사실상 불가능해 다단계판매 업체가 피해를 볼 수도 있다.

업체, 뾰족한 대책 없어
다단계판매 업체의 제품이 오픈마켓이나 소셜커머스 등을 통해 재판매가 되고 있는 것의 또 다른 문제점은 이를 막을 뾰족한 대책이 없다는 점이다. 다단계판매원이 아닌 경우에는 손 쓸 방도가 없으며 온라인 재판매를 하고 있다는 이유로 해당 다단계판매원에게 불이익이 가해지면 공정거래법에 위반될 수 있다.  현행 공정거래법은 재판매가격유지행위와 구속조건부거래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공정거래법 제29조 1항에 보면 ‘사업자는 재판매가격유지행위를 하여서는 아니된다.’고 되어 있다.

재판매가격유지행위란 사업자가 상품 또는 용역을 거래함에 있어서 거래상대방인 사업자 또는 그 다음 거래단계별 사업자에 대하여 거래가격을 정하여 그 가격대로 판매 또는 제공할 것을 강제하거나 이를 위하여 규약 기타 구속조건을 붙여 거래하는 행위를 말하며 구속조건부거래행위는 거래의 상대방의 사업 활동을 부당하게 구속하는 조건으로 거래하거나 다른 사업자의 사업 활동을 방해하는 행위를 일컫는다.

이에 따라 다단계판매 업체가 다단계판매원에게 회원가 이하로 판매하는 것을 금지하면 재판매가격금지행위가 되고 허가되지 않은 사이트에서의 판매를 제한하면 구속조건부거래행위가 될 수 있다. 이에 따라 주의나 경고 또는 수당 지금 보류 등의 직접적인 제재조치는 거의 이루어지고 있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국허벌라이프 측은 “법적 검토 중에 있는 사안”이라며 “정품인증코드가 훼손된 채 배송되는 경우 진품 여부 확인이 불가능 해 환불이나 보상 절차가 까다로워지거나 힘들어지는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뉴스킨코리아 측은 “과대과장광고 및 저작권법 위반 사항이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며 “관계 법령에 위반하는 경우에는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암웨이 측은 “어떠한 공식 입장도 아직 정리 되지 않았다”며 말을 아꼈다.

다른 대부분의 다단계판매 업체의 입장도 조심스럽기는 마찬가지였다. 특히 재판매가격유지행위나 구속조건부거래행위 등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시정명령이나 과징금 등의 조치를 당하게 되면 ‘불공정 거래 행위를 일삼는 다단계판매 업체’라는 오명을 뒤집어쓸까 우려하고 있다. 때문에 다단계판매 업계에서는 내심 리쿠르팅과 후원수당이 주요 요건인 다단계판매의 특수성을 고려해 공정거래법의 적용을 완화해 주기를 바라고 있다.

정은진 법무법인 경연 대표변호사는 “다단계판매의 특수성을 고려해야 한다”며 “일률적인 적용은 자칫 다단계판매의 존립을 위태롭게 만들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은진 변호사는 또 “특히 다단계판매원이 오픈마켓이나 소셜커머스에서 재판매를 할 경우 방문판매법에 저촉될 염려가 있다”며 “방문판매법 16조에 따르면 다단계판매원은 소비자에게 판매원의 성명 주소와 교환·반품·수리보증 및 환불 조건과 절차 등의 사항이 담긴 계약서를 발급해야 하나 온라인 판매에서는 계약서가 발급되지 않고 판매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단계판매 업체로서는 선량한 관리자로써 소속 다단계판매원이 관련 법령을 위반하지 않도록 주의(主意)할 의무가 있다. 다단계판매원이 오픈마켓이나 소셜커머스에서 재판매를 하는 행위 자체는 방문판매법 위반이 아니라고 해도 그 행위를 함으로써 위반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다단계판매 업체가 다단계판매원의 온라인 재판매에 대해 제한하는 것은 상당한 당위성을 가지고 있다고 봐야 한다. 한편 온라인 재판매와 관련해 공정위 측은 “현재 검토 중에 있는 사안”이라며 “다단계판매의 특수성이나 시장에 미치는 영향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영민 기자  nexteconomy@nex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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