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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조와 보험 구별 잘 해야상조보험은 소비자 혼란 부추기는 얌체 상술
  • 이영민 기자
  • 승인 2013.01.25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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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소비자들이 상조 서비스를 보험과 유사한 서비스로 혼동하고 있다. 혼동하는 가장 큰 이유는 상조서비스의 거래형태가 보험과 유사한 방식이기 때문이다. 보험은 일정 기간 보험료를 미리 납부하고 정한 기간 내에 약관에 명시된 질병이나 사고가 발생하면 정해진 보험금을 받는다.

상조 서비스 역시 정해진 기간 동안 일정액의 회비를 납부하고 장례 등의 상황이 발생하면 계약한 대로의 서비스를 받는다. 거래 형태로 보면 상조서비스와 보험 둘 다 소비자에게 재화를 제공하기 전에 미리 소비자로부터 2회 이상에 걸쳐 재화의 대금을 나누어 받는 선불식할부거래이다. 이러한 유사성 때문에 많은 소비자들이 상조 서비스를 보험금 대신 장례 대행 서비스를 제공하는 보험의 일종이라고 착각하고 있다. 그러나 상조와 보험은 거래 형태만 유사할 뿐 그 목적이나 효용가치는 전혀 다른 별개의 상품이다.

단적으로 보험은 금융상품이지만 상조 서비스는 금융 상품이 아니다. 보험은 금융감독원에서 관리 감독을 하지만 상조 서비스는 공정거래위원회에서 관리 감독하고 있다. 무엇보다 가장 큰 차이는 상조 서비스는 서비스를 받기 위해 가입지만 보험은 보험금을 받기 위해 가입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보험은 불의의 사고에 대비

상조와 보험은 자동차와 선박에 비교할 수 있다. 자동차와 선박은 교통수단이라는 점에서 서로 공통점이 있다. 상조와 보험도 선불식할부거래의 형태를 띠고 있다는 점에서 서로 유사한 면이 있다. 그러나 자동차와 선박은 전혀 다른 상품이듯 상조와 보험도 그 성격이 전혀 다른 상품이다.

단적으로 말해 보험은 일어날지도 모를, 그러나 대체적으로 일어날 가능성보다 일어나지 않을 가능성이 더 큰 위험에 대한 경제적 대비책이다. 반면 상조는 누구에게나 반드시 일어나는 장례 등의 행사에 대한 대비다. 언뜻 보기에는 대수롭지 않은 차이 같지만 반드시 일어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의 차이는 무시할 수 없다.

비근한 예로 자동차보험을 보자. 지난 2009년 교통사고 발생건수는 자동차 1만대당 111건이었다.(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 통계분석 자료) 결국 우리는 일어날 가능성이 1%를 조금 넘는 사고에 대비해 매년 자동차보험에 가입하는 것이다.

그리고 1년 동안 사고가 발생하지 않으면 우리가 낸 자동차 보험료는 그대로 소멸되고 만다. 자동차 보험은 비록 상조나 생명보험과는 다르게 1년 단위이긴 하지만 보험의 성격을 극명하게 드러내 준다.

일반적으로 보험의 장점은 약관에 명시된 보험금 지급 사유가 발생하면 이후의 보험료를 납부하지 않아도 되며 불입한 보험료보다 훨씬 많은 보험금을 받게 된다는 점이다. 그러나 약관에 명시된 보험금 지급 사유가 발생하지 않은 채 만기에 도달하면 불입한 보험료보다 적거나 아예 없는 만기환급금을 받게 된다.

따라서 보험은 보험 기간 만료 전에 약관에 명시된 보험금 지급 사유가 발생하면 대체적으로 소비자가 이익을 본다. 그러나 사고나 질병 등 약관에 명시된 보험금 지급 사유가 발생하지 않고 만기에 도달했을 때 만기 환급금은 없거나 불입한 보험료에 비해 적으며 설령 많다고 해도 일반 적금에 비해 적어 소비자로서는 손해다.

반면 상조는 납입기간 만료 전에 장례 등의 행사가 발생하면 남은 상조부금을 일시불로 정산해야 한다는 점에서 보험보다 불리하지만 만료 이후에도 해약하지 않는 한 불입한 상조 부금은 소멸되지 않으며 시간의 경과와 관계없이 처음 계약한 내용대로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따라서 계약 시점과 행사 시점의 시차에 따른 물가 상승률만큼 소비자는 이익을 본다.

계약 후 비교적 짧은 시간 내에 행사를 치르면 물가상승 만큼의 경제적 이익은 없지만 창졸간에 벌어진 일에 당황하지 않고 행사를 치를 수 있으며 경황 중에 일어날 수 있는 바가지요금 등에 인한 피해를 줄일 수 있어 역시 소비자에게는 이익이다.

또한 상조는 가입 제한이 전혀 없고 양도양수가 자유로운데 반해 보험은 가입자의 연령이나 건강상태, 직업 등에 따른 제한이 있으며 양도양수가 거의 불가능하다.

상조보험은 보험의 한 종류

최근 들어 상조 시장을 조금씩 잠식해 가고 있는 상조보험 역시 보험의 한 종류로 상조와는 큰 차이가 있다. 현재 판매되고 있는 상조보험은 대부분 상조 서비스를 특약 형태로 제공하고 있다. 이는 반드시 일어날 일에 대한 대비라는 상조의 성격이 혹시 일어날지도 모를 위험에 대비한다는 보험의 성격과는 맞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일반적인 보험과 마찬가지로 보험기간 만료 전에 보험금 지급사유가 발생하지 않으면 상조 서비스를 받을 수 없게 될뿐더러 상조서비스가 특약 형태로 제공되기 때문에 비록 액수는 적지만 보험기간 만료 후에는 그 전부를 잃어버리게 된다.

또 보험기간 만료 후 재가입 시에는 그 당시의 상조상품 가격이 적용된다는 점에서 상조의 장점을 취할 수 없다.

사실 소비자 입장에서 상조가 가진 가장 큰 장점은 물가 상승에 대한 리스크를 상조회사가 부담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점은 상조보험이나 후불식 장례대행 상품이 제공할 수 없는 상조만이 가진 고유의 특징이기도 하다.

물론 보험도 보험료에 비해 보험금이 훨씬 크다는 고유의 장점이 있으며 상조보험 역시 보험의 장점을 그대로 가지고 있지만 보험금을 반드시 타내야겠다는 생각으로 보험에 가입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반면 상조는 원하든 원하지 않든 가입하면 반드시 이용해야 하는 또는 이용할 수밖에 없는 상품이다.

이영민 기자  nexteconomy@nex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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