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은 지난 3일 올해 백화점 소비 키워드로 ‘PSY(Price·Story·Young)’를 선정했다. 불황으로 지갑은 얇아졌지만 저렴한 가격에 스토리가 있고 재기 발랄한 상품들은 소비자들로부터 선택을 받았다는 분석이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계속되는 경기침체로 올해 소비자들은 ‘상품의 가격(Price)’에 특히 민감했다.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는 상품에만 과감하게 돈을 투자하는 이른바 ‘가치소비’가 문화로 자리 잡으며 질 좋은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이 많았다는 평이다.

대표적인 상품이 유니클로의 발열내의 ‘히트텍’으로, 이 제품은 롯데백화점에 입점한 26개 매장에서만 60만개가 넘게 팔려나갔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한 두개 제품에 집중해 70~80%까지 가격을 확 낮춘 ‘초대형 할인행사’에서도 소비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지난 5월 본점에서 잡화 제품을 70~80% 할인해 진행했던 ‘구두·핸드백 대전’은 첫날에만 8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행사 기간을 통틀어서는 27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본점 행사장 1개관에서 열린 행사 중 최대 매출 기록을 세웠다.

‘스토리(Story) 마케팅’도 불황기 소비자들을 움직인 비결이었다. 단순히 제품의 기능이나 디자인을 보고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상품 속에 담긴 이야기를 구매하는 소비자가 늘었다는 것. 지난 10월 롯데 본점에서 팝업스토어 형식으로 시험 판매에 나섰던 ‘마조앤새디 캐릭터 상품전’이 대표적인 사례다. 유명 웹툰 작가인 정철연 작가가 본인의 신혼 생활을 소재로 연재중인 웹툰 ‘마조앤새디’를 바탕으로 선보인 캐릭터 상품들이 일주일간의 판매에서 1억6000만원 어치 팔려나갔다.

‘젊음(Young)’ 역시 주요 소비 키워드 중 하나였다. 롯데백화점이 지난 10월 본점 영플라자를 전면 개편, 스트리트 브랜드와 온라인쇼핑몰 제품 위주로 매장을 한층 젊게 ‘업그레이드’한 것도 이 같은 경향을 반영한 시도다. 젊은 고객 유치가 중요해진 것뿐만 아니라, 기존 고객들의 취향도 갈수록 젊어지고 있는 것. 주로 20~30대 남성을 타깃으로 한 ‘남성트렌디’ 상품군이 40~50대 남성에게 인기를 모으기도 했다. 나현준 롯데백화점 매니저는 “지난해는 ‘소비 양극화’가 화두였다면 올해는 제품의 품질과 가격을 면밀히 따지는 ‘스마트한 가치소비’가 주요 경향”이라며 “젊고 스토리가 있는 제품이 인기를 끌었고, 내년에도 이 같은 성공 요소를 반영한 상품을 적극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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