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앞서 육성책 마련돼야

 

“폐단이 있는 것 같다. 잘하고 있는 프랜차이즈의 공급이 줄어드니 기존 가맹점에 권리금이 붙는 등 (예비 창업자의) 투자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부분이 있다.”

지난 14일 서울 광진구에 있는 (사)한국프랜차이즈협회에서 만난 조동민 협회장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올 초부터 업종별로 시행하고 있는 모범거래기준의 부작용을 우려했다.

새로운 점포를 열기 어려워지면서 기존 점포의 권리금이 폭등하고, 우량 가맹본부를 선택하려는 예비창업자의 창업선택권 상실과 기존 가맹점사업자에 대한 신규 가맹희망자의 진입장벽이 생기게 됐다는 의미다.

조 회장은 ”프랜차이즈 산업인들이 자율적으로 해야 할 필요가 있지 않냐”면서 “규제는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비부머 등이 창업에 나설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면 정부가 성공확률이 높은 프랜차이즈산업을 오히려 육성해야 하는데 규제 일변도로 가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는 것.

이어 조 회장은 “가맹점 로열티 법제화 등 최소한 지식서비스에 대한 가치를 인정하는 토양을 만들어야 한다”며 프랜차이즈 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노력을 촉구했다.

 

협회의 정책기능 강화에 대한 목소리가 높다. 이에 부응하기 위한 대책은 무엇인가.

4가지 측면으로 봐야 한다. ▲산업 진흥의 관점 ▲권익이나 대외활동 관련 ▲동반상생 ▲글로벌 프랜차이즈 관점에서 보고 있다. 내부적으로 협회장 직속으로 정책연구소를 만들었다. 4가지 카테고리 20가지 세부항목을 검증하고 실행을 세우는 정책분과위원회가 있다. 현재 2번 회의를 했다. 절체절명의 관점에서 협회의 위상 강화를 위해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준비는 상당히 많이 했다.

프랜차이즈를 활성화하기 위해 가장 먼저 정책적으로 가맹점 로열티 법제화가 필요하다. 최소한 지식서비스에 대한 가치를 인정하는 토양이 돼야 한다. 가맹본부는 로열티를 받지 않으면 아무것도 없다.

가맹사업법 개정 움직임을 멈추게 했다. 성과를 평가해 해달라.

가맹사업법 개정에 절대반대를 했다. 지난 11월 국회 정무위에서 상정 보류가 됐다. 가맹사업법 개정안은 4가지 독소조항이 있다. 사업자 단체를 만드는 것이 우선 독소조항이다. 사업단체와 협상한다는 것은 할 수가 없다. 현재 민사법 등이 있다. 문제가 있다면 이를 통해 해결할 수 있다. 또 손해 입증 책임을 가맹본부가 하라는 조항도 있다. 맞은 사람이 진단서를 끊어야 하는데, 법에는 가맹사업자가 하라는 것이다.

리모델링 비용의 40%를 가맹본부가 부담하는 내용도 있다.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다. 새로 낸 가맹점에 주변의 열 개 가맹점의 경영정보를 주라는 이야기다. 하지만 그들이 주느냐 하면 그게 안 된다. 행정낭비를 하면 안 된다.

프랜차이즈 산업이 현재 받고 있는 사회적 평가는 몇 점이라고 생각하는가.

60점 정도인 것 같다. 우리가 제대로 홍보도 못하고 하는 부분이 있어서다. 다수의 건전한 가맹점들은 잘 하고 있다. 일부 가맹본부들이 가맹점과 동반상생 관점을 가져야 할 부분이 있다. 기업의 존재 목표는 이익추구지만 프랜차이즈는 그러면 안 된다. 시스템을 주고 함께 가야 한다. 국내 프랜차이즈는 유행중심의 단기성과를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 롱런하는 브랜드가 많이 나와야 한다는 사고의 전향이 있어야 한다.

임기 동안에 협회의 자율적 기능을 강화하고, 자정기능을 선도해 나가면 신뢰를 받게 될 것이다.

프랜차이즈 창업이 서민들의 꿈이라고 할 수 있나.

본사가 갖고 있는 지식경험 노하우를 나누는 것이다. 멀리 가려면 같이 가야 한다는 말이 있는데, 조직과 자본이 없는 소상공인이 결합한 것이다. 프랜차이즈라는 것이 공동물류·R&D훈련 등으로 골목상권에서 생존율을 높여주는 과정 아닌가. 자영업 성공률을 높이는 지대한 역할을 한다. 본사가 공동으로 해 줌으로써 시너지가 많이 나온다. 전단지 하나를 만들어도 전문가가 만들어야 질 좋고 싸게 만들 수 있다. 고효율 사업 방식이다.

가맹점과 가맹본부의 상생을 위해 협회는 어떤 일을 하고 있나.

첫째 가맹점 피해신고 센터를 설치했다. 자율분쟁 조정위원회를 만들어서 분쟁조정을 하고 있다. 공제조합 설립이 최종적이다. 공제조합 관련된 것은 확정은 안 됐다. 또 본부가 없어져서 실패한 경우도 있다. 그런 경우 욕을 먹는데, 이들을 모아서 패자부활 연구소의 역할을 할 수 있다. 아울러 독립자영업자 멘토단을 만들어 프랜차이즈 CEO의 경험을 나누려고 한다. 한마디로 재능을 나눈다는 것이다. 혼자는 안 된다. 같이 가는 것이 낫다.

회원사 확대와 외연확대가 필요하다. 방안은 무엇인가.

요즈음 많이 늘었다. 정책기능 강화하면 할 수 있다. 1000개의 회원사와 10만 가맹점의 회원가입이 목표다. 또 학계 등과 지속적으로 연계를 하고, 학부 과정에 프랜차이즈 과정을 만든다든가 해야 한다. 활동한 만큼 외연확대가 될 것이다. 지속적으로 확대할 것이다. 대한상공회의소나 중기중앙회처럼 조직을 키우고 싶다.

회원사에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역사의 흐름은 대기업이 사회적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본부도 가맹점에 비해서는 대기업으로 인식돼 있다. 상생관점에서 간섭이 꾸준히 있을 것이다. 협회를 중심으로 동반상생의 가치를 공유하면서 산업이 건전한 방향으로 가야 하지 않나. 협회에 대한 관심·사랑·참여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부분이다. 모든 것을 같이 했을 때 국민들로부터 신뢰받는 산업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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