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문화 컬처
어울릴 것 같지 않은 그들의 ‘거기’에서의 이야기연극 <거기>
  • 넥스트이코노미
  • 승인 2012.09.27 15:12
  • 댓글 0

   
강릉 아래, 부채 끝처럼 생겼다해 이름 붙여진 ‘부채끝’ 마을. 그 마을 작은 해수욕장 근처에 있는 카페에 저녁녘 마을의 노총각들이 모여든다. 그들의 일상은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이야기와 함께 흘러간다. 그러던 중, 서울에서 이사 온 사연 있는 젊고 아름다운 여인이 카페에 도착한다. 낯선 여자의 등장으로 긴장감이 도는 ‘거기’에서 그 여자의 환심을 사기 위한 동네 노총각들의 귀신 이야기가 시작하는데…

연극 <거기>는 코너 맥퍼슨(Conor McPherson)의 <The Weir>를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1997년부터 2001년까지 영국과 아일랜드 최고의 흥행작으로 1999년 ‘올리비에 상 최우수 희곡상’, ‘평론가협회상(97년 신인 작가상)’, ‘이브닝 스탠다드 상(97년 신인 작가상)’, ‘조지 디바인 상’ 등 수많은 상을 받으며 당시 최고의 작품으로 인정받았다.

2002년 극단 차이무에 의해 번안된 <거기>는 가장 한국적으로 색채로 각색, 급조된 것이 아닌 날 것 그대로의 강원도 사투리를 통해 관객들에게 아주 일상적이면서도 등 뒤가 서늘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강원도 사투리는 듣기에 어눌한 것 같지만, 그 서툰 말투에서 느껴지는 감정은 등장인물 ‘정’이란 이름에서처럼 그 독특한 정을 느끼게 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특히 친근함과 함께 고향에 대한 향수를 느끼게 한다는 점에서 관객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으며 2002년 ‘올해의 연극 베스트3’, ‘우수공연 베스트 7’에 선정됐고, 2004년 서울 국제공연예술제에 초청되는 등 관객과 평단에서 모두 좋은 평가를 받았다.

극중에서 배우들이 잡담처럼 주고받는 귀신이야기는 마치 옆 테이블의 이야기를 엿듣는 느낌이 들 정도로 매우 일상적이며 사실적이다. 공포영화처럼 대놓고 무섭지는 않지만 살면서 누군가는 겪을 법한 이야기여서 더욱 서늘하고 어느 부분 뭉클한 그들의 귀신이야기는 그렇기 때문에 그저 술주정이라고만 치부해 버릴 수 없다.

배우들의 입담을 통해 들려오던 귀신이야기는 어느덧 상처를 드러내는 순간으로 바뀌어 우리에게 다가온다. 누군가를 위로하고 나 자신을 위안 받는 이야기. 귀신이야기를 나누던 시간이 치유의 시간으로 전환되는 그 순간 관객들은 이 귀신이야기들의 끝이 나 자신을 위로하는 과정이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할머니가 들려주는 옛날이야기를 무섭다며 귀를 막고 안 듣겠다던 막내가 할머니의 그 나직한 목소리 자체에 위안을 받으며 잠이 들듯, 관객들은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도 자신의 삶을 위로 받게 될 것이다.

맥주의 톡 쏘는 맛과 소주의 씁쓸함, 그리고 와인의 달달함까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그들의 ‘거기’에서의 이야기를 통해 앞만 보고 달리던 현실에서 한번쯤 슬쩍 뒤돌아보는 것은 어떨까. 

기간: 8월24일~10월7일
시간: 화~금 8시 / 토 3시, 7시 / 일요일 3시
장소: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3관
가격: 전석 3만원

넥스트이코노미  nexteconomy@nexteconomy.co.kr

<저작권자 © NEXT ECONOMY,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넥스트이코노미의 다른기사 보기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최신기사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