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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단계 소비자피해보상 ‘門’ 넓어질까롱리치, 첫 금융기관 계약 통한 실험…금융거래약정 체결
  • 김지성 기자
  • 승인 2012.09.27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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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좌 공정거래위원회                 ▲ 전북은행 사옥
주식회사 롱리치(이하 롱리치)가 다단계판매 회사로는 처음으로 공제조합이 아닌 금융기관과의 계약을 통한 소비자피해보상을 추진하고 있다. 롱리치는 중국계 직접판매 기업으로 최근 이젠탑플러스를 인수하고 한국 다단계판매업 진출을 준비 중인 회사이다.

롱리치의 금융기관 계약은 지난 2002년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이하 방문판매법)이 개정된 후 첫 행보이다.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당시 개정안은 소비자피해보상을 위한 공제조합 등을 신설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롱리치의 실험이 성공할 경우 앞으로 다단계판매업 등록을 준비 중인 업체들은 공제조합은 물론, 은행 등을 통한 소비자피해보상 계약을 체결할 수 있는 길이 만들어진다.
또 기존 공제조합에 가입돼 있는 다단계판매 업체들도 경우에 따라 공제조합 탈퇴 후 다른 방식의 소비자피해보상 보험 또는 채무지급보증 계약을 체결이 가능해 질 전망이다.

이는 10년 넘도록 직접판매공제조합과 한국특수판매공제조합으로 한정됐던 소비자피해보상의 틀거리가 전환점을 맞게 된다는 의미이다. 업계가 롱리치의 행보에 촉각을 곤수세울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현행 방문판매법에는 다단계판매 기업의 등록을 위한 전제로 소비자피해보상보험 계약 등을 체결해야 한다. 명시된 방법으로는 소비자피해보상을 위한 보험계약, 소비자피해 보상금의 지급을 확보하기 위한 채무지급보증계약, 공제조합과의 공제계약 중 하나의 계약을 체결해야한다.

세 가지 방법이 제시돼 있지만 현재 모든 합법적인 다단계판매 기업들은 예외 없이 양 공제조합 중 한 곳과 공제계약을 맺고 있다.
소비자피해보상을 위한 보험계약이나 소비자피해 보상금의 지급을 확보하기 위한 채무지급보증계약을 체결한 회사는 단 한 곳도 없다. 사실상 공제조합 체제 속에서 운영되고 있는 셈이다.

금융거래약정에 소비자피해보상 포함
업계와 금융권에 따르면 롱리치는 지난 달 전북은행과 소비자 피해보상 관련 내용이 포함된 금융거래약정서를 체결했다.

전북은행 관계자는 “서일지점에서 롱리치와 금융거래약정서를 체결했다”면서 “채무지급보증 계약을 추가로 요구하고 있는데 현재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롱리치가) 다단계판매 형식의 회사인데 (채무지급보증 계약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전북은행이 책임져야 하는 내용이 있어서 검토하고 있는 것”이라며 “서울시와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법적으로 채무지급보증이 필요하다는 내용을 (롱리치 쪽으로) 전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부연했다.

업계 한 관계자도 “처음에 롱리치에서 전북은행과 금융거래계약을 맺고 이 서류를 서울시에서 요구하는 소비자피해보상계약 관련용으로 제출했는데, 서울시가 공정위 등의 검토를 거쳐 방문판매법에 명시돼 있는 채무지급보증서를 요청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롱리치가 체결한 금융거래약정서는 전북은행(서일지점)과 롱리치 법인 간의 금융거래계약이다. 일반적으로 은행과의 거래에는 표준약관이 있어서 개인이나 법인은 이를 이용한다. 하지만 금융거래약정서는 금융기관과 법인, 양측이 별도의 거래 약관을 만들어 이를 적용하는 금융거래 약정을 맺은 것이다.

약정의 구체적인 내용에 따라서 롱리치와 전북은행 사이의 금융거래의 범위는 넓힐 수도 있고 좁힐 수도 있다.
애초 롱리치는 금융거래약정서에 소비자피해보상 관련 사항이 포함돼 있어 이 서류의 첨부만으로 서울시가 다단계판매업 등록을 허가하는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봤다.

하지만 서울시가 공정위의 자문 등을 거쳐 현행법에 명기된 ‘채무지급보증 계약서’를 첨부해야 한다며 보완을 요구했다.
이에 따라 롱리치는 현재 전북은행과 채무지급보증 계약 체결을 준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채무지급보증은 금융회사의 거래자가 상대방에게 부담하고 있는 채무의 지급을 금융회사가 보증하는 대신 금융회사에 수수료를 지급하는 계약이다.

은행이 발급한 지급보증서 중에서 주채무가 확정된 지급보증을 말하는 확정지급보증과 아직 주채무가 확정되지 않은 미확정지급보증이 있다.

롱리치의 경우 소비자피해보상의 성격을 갖는 지급보증이다 보니 주채무가 확정되지 않은 미확정지급보증을 포함해야 한다. 이를 산정하는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전북은행과 롱리치 사이에 채무의 성격과 함께 얼마까지, 어떤 방식으로 은행이 채무보증을 설 수 있느냐 등이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 입장에서는 금융거래약정에 비해 보다 더 신중한 검토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은행 한 관계자는 “금융거래약정이 보다 포괄적인 계약인 반면 지급보증업무는 일종의 대출 업무 중 하나”라며 “계약에 따른 금액을 은행에 청구할 수 있는 조건을 갖고 있어 은행 입장에서는 계약자의 신용이나 담보능력 등을 면밀하게 살펴보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설명했다. 

방문판매법 포괄적 유권해석도 기대
롱리치는 전북은행과의 채무지급보증 계약을 추진하는 한편, 공정위에 금융거래약정서만으로도 소비자피해보상 계약을 갈음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타진하고 있다.

롱리치가 지난 달 12일자로 공정위에 보낸 ‘영업에 따른 제안’ 공문에서 이 같은 의견이 제시됐다.
공문에서 롱리치는 “방판법 37조에서는 금융기관과 채무지급보증계약이라고 명시된 것에 금융거래(약정)계약서를 추가하는 법 개정을 제안한다”며 “그렇게 되면 현실에서 시행할 수 있는 사안이 될 것”이라고 적시했다.

금융기관과의 거래에서 관행적으로 금융거래약정 체결이 1차적으로 이뤄져야 채무지급보증계약으로 연결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방문판매법 37조의 ‘채무지급보증계약’ 문구를 “좀 더 포괄적으로 유권 해석할 수 있지 않느냐”는 의미로 읽힌다.

이 같은 주장은 소비자피해보상을 위한 보험 계약과 소비자피해 보상금의 지급을 확보하기 위한 채무지급보증 계약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논의로 확장된다.

현행 방문판매법에 계약 가능성은 명시돼 있지만 시행령이나 시행규칙에는 보험사 및 은행과의 계약 관련 세부사항은 명문화 돼 있지 않다. 결국 공제조합과의 공제계약을 제외한 다른 소비자피해 보상 계약을 하고 싶어도 좀처럼 나설 수 없는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소비자피해보상을 강화한 현행 방판법의 시행이 10년을 넘어섰고, 피해보상과 관련한 각종 데이터들이 공제조합을 통해 축적돼 있는 만큼 이제는 법이 정해 놓은 다른 형태의 소비자피해보상이 가능한 시점이 된 것 아닌가 싶다”며 “소비자피해보상을 놓고 금융기관들이 경쟁할 수 있는 기반이 만들어지면 결국 소비자에게 이익이고, 업계의 발전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인터뷰 _ 오유미 (주)롱리치 부회장
“채무지급보증, 긍정적으로 진행 중”

롱리치에서 다단계등록 업무를 진행하고 있는 오유미 부회장은 기존 공제조합과의 소비자피해보상보험 체결이 아닌 금융권을 통한 등록이 “업계 발전에 의미가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북은행과 채무지급보증계약을 체결하지는 않은 상태이지만 금융거래약정를 맺으면서 포괄적인 소비자피해보상 관련 조항들을 포함시킨 점을 강조했다.

“그동안 보험회사나 금융기관이 시행할 수 없었던 업무를 파악하고, 다단계판매 관련법에 대한 고찰을 하게 만들어 은행이 업무를 진행할 수 있도록 한 것은 쾌거”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다음은 오 부회장과의 일문일답이다.

-서울시에서 롱리치가 제출한 금융거래약정서에 대해 ‘방문판매법이 규정한 소비자피해보상보험계약을 증명하는 서류가 아니’라는 이유로 보완을 요구한 것으로 알고 있다.
=서울시에서는 (법령에 적시돼 있는) 타이틀(채무지급보증계약)대로 하는 것이 돼야 판매(다단계판매업 등록)가 된다고 했다. 그래서 지금은 (롱리치가) 영업중지 중이다. (이와 관련) 서울시에서 두 주전에 실사를 했다.

-그렇다면 롱리치는 방문판매법에 적시된 채무지급보증계약 체결을 진행하고 있는 것인가.
=법에 지급보증으로 명시돼 있다. (유권)해석을 해서 (금융거래약정서를) 적용할 수도 있지 않나 싶지만 법의 문구상을 (그대로) 요구하는 것이다. (전북은행) 지점장과 (채무지급보증계약을) 논의 하고 있다. 지점장은 긍정적으로 진행을 하고 있다.

-채무지급보증계약 체결에 문제가 없다고 보면 되나.
=다만 금융권의 일반적인 지급보증과 다단계 지급보증은 조금 다르다. 은행이 전적으로 책임지는 것이어서 (은행이) 민감하게 느낀다. 은행에 맞게끔 시행령에 있으면 좋은데 없으니까…은행에서 통과가 되면, 되는 것으로 할 예정이다. (현행 방문판매법의) 시행령이 보충이 된다고 하면 금융거래약정이 프리패스이다. (금융거래약정 체결만 해도) 소비자 안전장치를 해 놓고 사업을 하겠다는 의지로 (지점장 설득을) 시작해서 통했던 것이다.

 

김지성 기자  nexteconomy@nex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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