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중심 직판제도의 종착점 가늠하는 시금석 될 듯

후원방문판매제도가 직접판매업계에서 태풍의 핵으로 부상하고 있다.
후원방문판매(후판)란 지금까지 소위 ‘신방판’ 또는 ‘직판’으로 불리던 2단계 방문판매구조가 제도권으로 편입되며 생겨난 용어이다. 후원방문판매 관련 규정이 포함된 개정 ‘방문판매등에관한법률’(방판법)은 오는 8월부터 시행된다. 개정법 시행을 앞두고 업계는 후판의 요건과 파급 효과에 초미의 관심을 보이고 있다.
후원방문판매시대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2018년 중국 공정거래규제위원회 직원 12명이 세종시 공정거래위원회 직접판매과를 방문해 비공개 접촉을 가졌다. 구체적인 논의 내용은 알려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중국이 다단계판매를 허용키로 한 방침을 앞두고 한국의 후원방문판매제도를 벤치마킹하기 위한 것이라는 추측이 일고 있다.
중국이 직접판매 분야에서는 가장 강도 높은 규제시스템을 운용하고 있는 한국을 벤치마킹하고 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여기서 한발 나아가 최근 중국은 한국의 공정거래위원회 조직과 유사한 공정거래규제위원회를 설립하며 세계적으로 유일한 한국의 후원방문판매제도에 관심을 보이고 있으나 중국 일각에서는 한국에서도 심각하게 폐기를 고민하고 있는 후원방문판매제도를 도입하는 것은 건전한 발전에 역행할 뿐이라는 지적도 있어왔다.

6년 뒤 중국이 벤치마킹?
가상으로 그려 본 6년 후 직접판매업계의 모습 중 일부이다. 중국이 다단계판매를 전격적으로 금지 한 뒤 직소(국내 신방판과 다소 유사)를 허용하며 우리나라의 사례를 상당부분 참고 했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중국의 경제 성장과 시장경제의 확산에 따라 다단계판매도 허용하게 될 것이며 이때에도 세계적으로 유일한 규제 시스템을 이미 갖추고 다양한 시행착오를 겪은 우리나라의 제도에 관심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과연 그때까지 우리나라의 후원방문판매제도가 유지되고 있을까?

비록 직접판매에 최고 수준의 형사벌을 과하며 규제하고 있는 한국의 후원방문판매제도가 그 때까지 남아있지는 않을지 몰라도 규제 중심의 시장정책을 펼 수밖에 없는 중국이 연구할 만한 사례인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은밀한 껍데기 경쟁은 벗어나야
현재 후원방문판매제도를 포함한 직접판매시스템은 ▲당국의 눈치를 보는 왜곡된 벤치마킹 ▲경쟁사보다 튀지는 않아야 한다는 마이너스 경쟁 ▲새로운 서비스 모델을 개발하기 보다는 수당지급에 기대는 운영 ▲비공개적이고 은밀한 운영이 특징이다.

그러나 SNS로 대표되는 세계적인 시장의 흐름은 소비자와 생산자를 구분하지 않는 경쟁체제로 이미 넘어가고 있다. 또한 직접판매업에 대한 국제적인 공감대도 형성되고 있다. FTA의 전면적인 확산으로 좋든싫든 글로벌 스탠더드가 마련돼 가고 있는 것이다.

이에따라 미래의 후원방문판매시스템은 ▲새로운 서비스와 기회를 창조하는 창조산업 ▲수당지급률에 목메기보다 서비스 경쟁과 문화적인 만족감을 증대하는 문화마케팅산업 ▲은밀한 경쟁 보다는 다양한 제휴와 협력에 능한 기업이 살아남는 유연한 경쟁이 일상화될 것으로 예측된다.

미래 직접판매 초석은?
후원방문판매와 방문판매 및 다단계판매업은 머지않아 통합적인 직접판매시스템으로 묶일 것으로 예상된다. 통합적인 시스템 속에서 각 판배방식별로 독특한 세부 규제 시스템이 작동하며, 전체적으로는 산업과 사회에 유용하게 작동될 수 있는 시스템으로 변모할 것이라는 것이다.
지금까지 잊을만하면 불거졌던 사건사고와 이에 따라 과도하게 부풀려졌던 규제정책으로 인해 직접판매산업의 혁신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돼 버렸다. 직접판매산업도 이제는 판매원과 고객, 종업원과 마케터가 유기적으로 연결되고 상생하는 새로운 가치를 찾아야 한다는 지적은 그래서 더욱 유용하다.

독창적인 시행착오?
국내 후원방문판매제도는 규제 중심의 직접판매 관련 제도의 종착점이 어디인지를 알 수 있는 시금석이 될 것으로 보인다.
훈민정음을 창제한 한국인의 독창적인 DNA가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아 볼 수 없는 후원방문판매제도를 낳았으나 ‘결국은 통합적인 직접판매법으로 가는 과도기적인 시스템’일지, 아니면 ‘한국만의 특수한 직접판매시스템으로 남을지’는 이제 역사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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