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독자들을 기반으로 한 ‘북펀드’가 붐을 일으키고 있다. 출판사 입장에서는 독자들의 반응을 미리 살피고, 제작·마케팅에 필요한 비용도 마련할 수 있어 ‘1석 2조’라는 반응이다. 독자들의 입장에서도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의 작가, 출판사를 응원하고 비용을 투자하는 것에 따르는 수익까지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1석 2조’이기는 마찬가지라는 평이다. 

장르소설 전문 출판사인 북스피어는 얼마 전 7월 출간 예정인 미야베 미유키의 신작 ‘안주’를 출간하면서 해당 도서의 마케팅 비용 5000만원을 독자 북펀드를 통해 모았다.

1구좌 비용은 10만원이었으며 모집 열흘 만에 목표액을 채우고 마감됐다. 여기에 힘을 얻은 다른 출판사에서도 독자 북펀드 모집을 시작했다.

SF분야 전문 출판사인 ‘행복한 책읽기’ 출판사는 새로운 도서 출간을 위한 계약 및 제작비 마련을 위한 독자 북펀드를 열어 해당 장르 독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출판사 관계자는 “독자 북펀드 모금액 1000만원이 모일 때마다 책을 한권씩 내고, 투자한 독자들에게는 5%의 수익금을 돌려주는 시스템”이라며 “북펀드 모금 일주일 만에 1000만원 이상을 모금했다”고 전했다. 

인터넷 서점 알라딘 역시 출판사들과의 협업을 통한 ‘독자 북펀드’ 서비스를 지난달 24일 오픈했다. 출판사가 아닌 유통업체가 나서서 독자들과 출판사의 연결고리를 제공한 사례는 알라딘이 처음이다.

문학동네와 함께 진행한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의 ‘바람의 그림자’ 재출간 프로젝트의 경우 당초 목표 금액이었던 200만원이 24시간도 채 걸리지 않아 모두 채워졌고 장 지글러의 ‘대량살상-기아의 지정학’ 역시 이틀 만에 마감돼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는 평이다. 

알라딘 관계자는 “출판사들의 관심도 높다”며 “독자 북펀드 서비스 오픈 이후 진행을 위한 출판사들의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관심과 인기에 힘입어 알라딘은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법’의 저자 피에르 바야르의 ‘여행하지 않은 곳에 대해 말하는 법(다빈치 출판사)’, 시마다 소지의 ‘나쓰메 소세키와 런던 미라 살인사건(두드림 출판사)’, 한홍구, 엄기호, 홍성수 교수의 ‘감시 사회(철수와 영희)’ 등을 독자 북펀드 대상 도서로 추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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