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 브랜드 71개…끊임없는 혁신과 착한브랜드가 비결

한국능률협회컨설팅(KMAC)이 서비스재 72개, 내구재 44개, 소비재 72개 등 188개 산업군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2 한국산업의 브랜드파워 조사’ 결과를 발표됐다.

올해 조사에서는 역대 최대 규모의 1등 브랜드 하락이 나타난 가운데 장기간 꾸준히 전사 차원에서 브랜드를 관리해 온 1등 브랜드의 선전이 두드러졌다는 평이다.

소비재·내구재와 서비스 분야를 통틀어 188개 세부 산업별 브랜드 순위를 정한 ‘2012 한국산업의 브랜드파워 조사(K-BPI)’조사에서 KB국민은행(은행), 삼성증권(증권), SK엔크린(휘발유), 웅진코웨이(정수기)를 비롯해 23개 브랜드가 14년 연속 왕좌를 지켰다. 1999년 조사를 시작한 이래 단 한 번도 1위를 내주지 않은 것.

여기에 종가집(김치·12년), 하림(냉장·10년), 삼성디지털카메라(디지털카메라·10년), 트롬(드럼세탁기·10년) 등 모두 58개 브랜드도 10년 이상 1위 자리를 지키며 소비자로 하여금 확고한 신뢰를 얻고 있다는 점을 확인시켰다. 기업별로는 아모레퍼시픽이 설화수(여성 기초화장품), 헤라(여성 색조화장품)를 비롯한 6개 분야에서 1위를 차지, 가장 많은 1등 브랜드를 보유했다.

뒤이어 동서식품, 웅진코웨이, 유한킴벌리가 1위 브랜드를 각각 4개씩 보유했다. 그룹별로는 삼성이 18개로 최다였고, SK(8개)와 롯데(7개)가 그 뒤를 이었다.

식품·패션용품 같은 소비재 산업군에서는 맥심(커피믹스), 동원참치(참치캔), 뽀삐(롤 화장지), 도브(비누), 금강(남녀 정장구두), 박카스(자양강장제)가 1위에 이름을 올렸다.

내구재 분야에서는 애콜(휴대전화), 딤채(김치냉장고), 신도리코(복사기), 한샘(주방용 가구), BMW(수입 승용차), 쏘나타(중형 승용차) 등이, 서비스 분야에서는 롯데백화점(백화점), 훼미리마트(편의점), YBM어학원(외국어학원), 삼성화재(자동차보험), 하나투어(여행사), 파리바게뜨(베이커리) 등이 1위를 차지했다.

역대 최대 규모로 1등 브랜드 하락
이번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파워 브랜드와 소멸 브랜드의 명암이 선명하게 갈리는 결과가 나왔다. 지속적인 브랜드 경영을 통해 꾸준히 내실을 다져온 기업들이 성과를 창출하고 가치를 향상시킨 반면 그렇지 못한 브랜드는 소멸된 것.

대표적으로 롯데월드(테마파크), 신한카드(신용카드), 서울대학교병원(종합병원), 정관장(건강식품), 신도리코(복사기) 등이다. 이들은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서도 장기간 지속적이고 꾸준한 브랜드 경영으로 재무성과를 창출하고 브랜드파워를 향상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반해 80개 브랜드는 브랜드파워 점수가 하락하면서 1위와 2위의 격차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브랜드 중에는 1위와 2위의 점수 격차가 50점(1000점 만점)  이내로 줄어 1위 자리를 위협받고 있는 브랜드도 33개나 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소비자조사의 결과가 매출과 경기를 선행하는 특징을 감안해 1위로 나타났지만, 그 어느 해보다 1위 브랜드들이 긴장해야 할 시점이라고 KMAC측은 분석했다.

실제로 장수브랜드의 역전현상도 나타났다. 해찬들(고추장/된장), 모닝(소형 승용차), 신한카드(신용카드), 00700(국제전화) 등은 10년 이상 1위를 기록한 브랜드들의 아성을 꺾고 새롭게 1위 자리에 등극한 것. 

KMAC 관계자는 “브랜드는 기업의 자산으로써 오랜 시간 동안 막대한 투자를 통해 형성된다”며 “브랜드 역전에 성공한 이들 신규 브랜드는 1위 브랜드리그에서 경계의 대상이기에 앞서 가장 우수한 브랜드경영의 벤치마킹 대상”이라고 분석했다.

이러한 상황 가운데서도 굳건히 1위 자리를 지킨 브랜드들도 있다. 대교 눈높이(학습지), 롯데호텔(호텔), 대한항공(항공사), 이마트(대형할인점), KB국민은행(은행), 삼성증권(증권), 델몬트(주스), 엔크린(휘발유), 코웨이(정수기) 등은 조사가 시작된 이래 14년 동안 1위 자리를 한 번도 놓치지 않았다. 

인접 분야로 브랜드파워 확장
소속 산업의 핵심역량을 기반으로 인접산업에까지 브랜드파워를 확장한 브랜드들도 눈길을 끈다.
삼성화재의 경우에는 자동차보험에서의 파워를 장기보험으로까지 확장했고, 롯데쇼핑은 롯데백화점에서 롯데백화점상품권으로, 동양매직은 매직스팀오븐(복합오븐)에서 클림(식기세척기)으로 브랜드파워의 영역을 확장했다.

또한 영창뮤직은 피아노에서 디지털피아노로 영역을 확대했고 해태제과 역시 부라보콘 등 아이스크림류에서 고향만두 등 냉동만두 분야까지 브랜드파워 영역이 확대됐다.

기업의 입장에서 보면 1등 브랜드는 현재의 캐시카우를 넘어 미래의 지속성장 동력이므로, 1등 브랜드의 수를 늘리는 것이야말로 기업생존과 직결된다는 설명이다.

전사 차원에서 체계적이고 통합적인 브랜드 관리를 통해 실질적 성과창출에 성공한 브랜드들도 두각을 나타냈다.
신한금융그룹(금융지주/그룹), LOCK&LOCK(밀폐용기), 귀뚜라미보일러(가정용보일러), 해표식용유(식용유), KT금호렌터카(렌터카), 훼미리마트(편의점), 금호고속(고속버스), 하이마트(전자전문점) 등은 브랜드파워 향상이라는 목표 아래 CS, 사회공헌, 제휴 등의 개별 활동 간 시너지를 발휘했다.

또한 크로커다일레이디(여성의류), 케토톱(붙이는관절염치료제), 에쎄(담배) 등도 브랜드 중심의 경영시스템으로 불황 속에서도 현명한 브랜드경영의 모범을 보여줬다는 평이다.

아울러 B2B(기업 간의 거래를 기본으로 하는 비즈니스 형태) 브랜드의 부상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B2B 시장뿐만 아니라 기업-소비자간 거래(B2C) 시장에 이르기까지 소비자의 주목을 끌어내 기업의 인지도 및 신뢰도를 높여가고 있는 것.

에스원 세콤(방범보안서비스), 이마주(홈네트워크시스템), 현대엘리베이터(엘리베이터)등은 일상생활 속에서 쌓아온 브랜드자산으로 B2B 브랜드를 통한 성장기회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김명현 KMAC 마케팅본부장은 “1등 브랜드는 소비자의 머릿속에 깊은 인식을, 마음속에서 강한 충성도를 이미 확보했기 때문에 시장경쟁에서 절대적으로 유리하다”며 “1등 브랜드의 수를 늘리는 것이 기업생존과 직결된다는 점을 인식하고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71개, 10년 이상 브랜드 파워 1위
한편 10년 이상 연속 1위를 차지한 골든 브랜드는 188개 산업군 중 총 71개(소비재 29개, 내구재 20개 서비스재 22개)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반해 129개 브랜드가 경쟁에서 밀려나거나 산업의 진화로 인해 소멸된 것으로 나타났다.

KMAC 관계자는 “10년 이상이라는 오랜 시간 동안 1위 브랜드를 지킨 것은 경이로운 결과”라며 “안으로는 경쟁우위를, 밖으로는 소비자신뢰를 재확인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러한 골든 브랜드들은 브랜드경영의 중요성을 깨닫고 ‘꾸준함과 일관됨’으로 브랜드를 기업의 ‘캐시 카우’ 확보에 성공했다는 평이다.

이마트는 신 가격정책, 고객 중심쇼핑환경 개선 등을 실시해 브랜드 이미지를 차별화 했다. 코웨이 역시 지난 22년 동안 렌탈마케팅, 코디서비스 등을 통해 제품과 대인서비스, 유통다변화 등을 실현해 브랜드 접점을 확산시키고 있다.

아울러 끊임없는 자기혁신을 통해 브랜드의 진부화를 극복했다는 평이다. 1위 브랜드가 되고나면 추후에도 성공요인만을 고수해 다양한 경쟁양상과 소비자니즈에 대응하지 못한 채 실패로 이끄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골든 브랜드들을 새로운 출발이라는 위험부담을 안고 브랜드 재탄생(Brand Revitalization)을 지속해 10년 이상의 긴 시간동안 1위 브랜드로서의 지위를 공고히 했다는 것.

교보문고는 바로드림서비스와 모바일교보문고 등을 통해 온·오프라인 채널의 시너지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눈높이 역시 눈높이러닝센터와 통신사업을 통해 학습지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신세대 니즈를 반영한 신개념 은행 KB樂starZone과 스마트폰 기반 상품출시 등을 통해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다.

또 10년 이상 브랜드파워 1위 브랜드들은 ‘착한브랜드’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이들은 나눔경영, 윤리·투명경영, 녹색·친환경경영 등의 다양한 방식으로 소비자들에게 다가서고 있는 것. 브랜드가 당장의 이익창출을 위해 소비자들을 현혹하는 수단이 아니라 소비생활의 수준을 높여주는 동반자로 공감대를 높여가는 것이다.

어려운 이웃을 지원하고 친환경제품으로 환경보호에 앞장선 린나이, ‘사람·사랑’ 브랜드 선포를 계기로 취약계층 지원을 강화한 삼성생명, 비즈니스 파트너와의 협업에서 나아가 동반성장을 실현할 수 있는 구조를 구축한 SK텔레콤(이동통신서비스) 등이 이러한 경우이다.

김명현 KMAC 마케팅본부장은 “10년 이상 연속 1위임에도 불구하고 브랜드역전이 발생하는 바, 끊임없는 자기혁신을 통해 진부화 극복과 재탄생에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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