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 한류, 23억 아시아 금맥을 캐다

K-POP의 한류가 식을 줄 모르는 가운데 동남아 시장이 또 다른 한류로 뜨거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바로 ‘유통한류’가 그 주인공이다. 특히 홈쇼핑 유통은 마치 K-POP을 연상시키듯 히트상품을 아시아 전역에서 쏟아내며 유통한류를 주도하고 있다.

국내 홈쇼핑 시장은 이제 포화상태에 이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홈쇼핑 유통의 성장이 멈춘 것은 아니지만 그 간의 성장을 이어갈 수 있는 시장환경은 아닌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이런 홈쇼핑 업체들의 국내 시장에 대한 경쟁이 과열되면서 새롭게 눈을 돌린 곳이 바로 동남아 시장이다. 특히 한류열풍의 중심인 동남아 시장은 23억의 인구를 자랑하는 무궁무진한 시장잠재력을 지니고 있는 만큼 아시아 시장공략에 나선 국내 홈쇼핑사들의 선전은 매우 고무적이라 할 수 있다.

베트남 시장 공략 나선 3사
국내 홈쇼핑 3사가 가장 먼저 맞붙은 곳은 베트남이다.
첫 스타트를 끊은 곳은 CJ오쇼핑이다. CJ오쇼핑은 지난해 7월 베트남에 가장 먼저 진출해 SCJ TV를 개국했다.

CJ오쇼핑에 따르면 CJ오쇼핑의 베트남 사업장인 SCJ에서는 현재 한국 상품 매출 비중이 약 15% 차지한다. 이는 타 동남아 국가에 비해 매우 높은 비중이라는게 업계의 설명이다.

베트남에서의 성공을 이끌고 있는 것은 바로 뷰티한류를 일으키고 있는 화장품이다. 한스킨과 커버센스 등의 브랜드들은 런칭 한 달 동안 약 500개가 판매됐다. SCJ에서 최고 히트상품인 `해피콜 프라이팬`이 월 2000개 정도 판매되는 것과 비교하면 매우 놀라운 수치다.

롯데홈쇼핑은 베트남 현지의 미디어그룹 ‘닷비엣’과 손을 잡고 24시간 홈쇼핑 방송 체제에 들어갔다. 역시 화장품 등을 중심으로 반응이 매우 뜨거운 것으로 알려졌다.
GS홈쇼핑도 최근 베트남 현지의 홈쇼핑업체인 ‘비비 홈쇼핑’에 총 350만 달러를 투자해 현지 시장에 진출한다고 밝혔다.

국내 홈쇼핑사 해외 격돌 본격화
한류열풍에 따른 홈쇼핑사의 해외시장 진출은 더욱 다각화되고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국내 홈쇼핑의 맞수인 GS와 CJ의 해외 격돌은 더욱 뜨겁다. 현재 중국, 인도, 태국, 베트남 등에서 경쟁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CJ오쇼핑은 국내 홈쇼핑 최초로 유럽 시장에 진출에도 나서고 있다.

현재 유럽 케이블 사업자와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하반기 오픈을 목표로 현지 상황을 점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국가중 터키의 진출이 가장 먼저 추진된다. ‘CJ미디어 쇼핑 터키’에 74억원 규모의 자금을 출자한다고 밝혔다. 현지 회사와 합작 법인을 세우는 방식으로 터키 홈쇼핑 사업 진출이 목적이다.

CJ의 태국 홈쇼핑은 예정대로 6월 이내에 오픈할 전망이다. CJ오쇼핑은 지난해 11월 엔터테인먼트 그룹 GMM 그래미와 자본금 200억원을 출자해 합자법인을 설립하고 개국을 준비해 왔다.

GS홈쇼핑은 올해 중국 시장에 재진출하고 동남아 1~2개 국가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GS홈쇼핑은 국내 업체로는 처음으로 지난 2004년 중국 홈쇼핑 시장에 진출했으나 외국인 지분 제한에 막혀 사업에서 철수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합작사 설립, 지분참여 등의 방식으로 재진출이 이뤄질 전망이다. 또한 태국 현지 기업들과 함께 ‘트루GS’를 설립해 지난해 24시간 방송을 시작했다. 인도에서는 지난해에만 약 1300억원의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

올해 CJ오쇼핑과 GS홈쇼핑을 합쳐 총 5개 내외 국가에 추가로 한국 홈쇼핑이 시장 안착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CJ오쇼핑은 중국 3곳과 인도·일본·베트남 등 9개 해외 홈쇼핑 사업을 보유할 전망이며 GS홈쇼핑은 인도, 태국 등 4~5개의 해외사업을 보유하게 될 전망이다.

한국이 곧 프리미엄 브랜드
이런 홈쇼핑의 한류바람은 그동안 쌓아온 한국의 드라마, 음악, 영화 등의 한류바람이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을 비롯한 동남아 국가에서는 한국이 곧 프리미엄 브랜드라는 인식이 자리를 잡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런 한국 브랜드의 프리미엄 이미지는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중국을 비롯한 동남아 국가에서 홈쇼핑 유통이 차지하는 비중이 현재 매우 낮다는 것은 반대로 성장 가능성이 더욱 무궁무진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 중국의 TV홈쇼핑 시장은 2010년 234억위안(4조2000억원) 규모이지만 전체 소매시장에서의 비중은 0.2%에 불과하다. 따라서 한류를 등에 업은 국내 홈쇼핑 업체의 동남아 시장 공략을 크게 힘이 실릴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한국 홈쇼핑 방송의 노하우 중 하나인 상품 구성력과 드라마틱한 방송능력도 매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마치 한국의 드라마를 보는 듯 하다”라는 표현을 쓸 정도로 한국 홈쇼핑사들의 드라마틱한 프로그램 구성 능력과 방송 능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하지만 무조건 ‘장밋빛 그림’만을 그리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있다. 홈쇼핑 방송 사업이 정부 허가 사업이라는 것이 바로 그 이유다. 정부 정책 변화에 따라 사업에 변수가 생길 수 있다.

과거 GS홈쇼핑이 2005년 중국 충칭에서 시간임대 방식(인포머셜)으로 홈쇼핑 방송을 하다가 중국 정부가 해당 영업을 금지하면서 2009년 사업을 철수한 사례를 잘 되짚어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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