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오전 11시 구리시 교문동 한양대 구리병원에서 치러진 독거노인 방모(74) 할머니의 장례 미사. 이날 장례식에는 평소 할머니가 자주 찾던 구리시 동구동 주민센터와 인창파출소, 인창동성당, 구리시 무한돌봄센터 관계자와 구리시, 도 복지정책과 직원 등 40여명이 참석해 마지막 가는 길을 함께 했다. 비록 상주와 빈소는 없지만 참석한 인창동성당(주임신부 지정태) 교우들은 미사와 성가를 불러줬고, 장지로 가는 길은 인창파출소 순찰차가 함께 했다.

자칫 쓸쓸한 마지막 길이 될 뻔 했던 방 할머니의 장례식은 지역기관들과 주민들의 관심으로 외롭지 않았다. 방 할머니를 오랫동안 봤던 한 주민은 “어려운 환경에 처한 노인들이 많다. 마지막 가시는 길이라도 외롭지 않게 해드려야 한다는 생각에 참석했다”며 “할머니가 좋은 곳으로 가시길 바라고, 이런 분들을 품을 수 있는 제도가 생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경기도(도지사 김문수)는 이러한 독거노인과 노숙자 등 무연고 사망자들의 마지막 길을 돌보는 사업을 추진한다. 
경기도에 따르면 무연고 사망자들이 아무런 장례 의식 없이 그대로 매장 또는 화장되는 현행 제도를 보완, 종교단체와 함께 별도의 장례의식을 지원하는 ‘무한상조’ 사업을 4월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현행 무연고 사망자의 장례절차는 사망접수 후 의료기관에서 사망진단서를 발급하면, 경찰서에서 신원확인과 사망자 인도 절차를 거치게 되고 마지막으로 지자체에서 매장 또는 화장 후 봉안으로 마무리되고 있다.

경기도 복지정책과 관계자는 “무연고 사망자의 경우 대부분 시신 인도 후 장례업자들이 알아서 위탁처리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무연고 사망자의 존엄성 보호를 위해서라도 이들의 장례의식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경기도는 행려사망자와 고독사한 독거노인 중 연고가 없는 사망자가 연간 100여명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시군별 무한돌봄센터와 지역병원, 종교기관 등과 협력관계를 맺고 시군별로 무한상조 사업을 시행할 수 있도록 권장하기로 했다. 단순한 장례의식 뿐 아니라 지역주민과 병원, 종교단체 들이 자발적으로 협력관계를 맺고 독거노인이나 행려인 등 죽음에서조차 소외된 이웃들이 없도록 서로 상부상조하는 것이 무한상조의 취지다.

노완호 경기도 복지정책과장은 “복지란 요람에서 무덤까지 하는 것”이라며 “시군의 기관, 병원 등 민간의 자발적 참여로 따뜻한 사회를 만드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NEXT ECONOM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