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군부대 내 전문 헤어살롱 오픈

강원도 철원의 한 군부대. 평일 일과 후, 내부실 한쪽 구석에서는 이발소에서나 볼 수 있는 하얀 보자기를 두른 장병이 머리를 자르고 있다. 같은 군인신분으로 자유시간도 반납한 채 틈틈이 부대원들의 머리를 깍아주고 있는 이는 일명 깍새. 이발병이라고도 하는 이들은 군인의 신분으로 다른 군인들의 머리를 깍아주는 특수임무(?)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 이들의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어 질듯 하다. 군부대에 헤어살롱이 등장한 것이다.

군 창설이래 존재한 깍새, 사라지나?
군 창설 이후 중대급 이하 예하 부대에서 장병들이 휴일이나 휴가를 갈 때 ‘이발임무’를 수행하는 일명 깍새(깍사-병영 내 머리를 깎아주는 병사를 부르는 호칭)는 정식 보직이 아니다. 사단, 연대, 대대 등에 병사들을 위한 이발소가 있기는 하지만 이들은 평일 일과 후나 토요일과 일요일과 같은 휴일에 틈틈이 시간을 내 부대원들의 머리를 깍아 준다.

대부분은 소대별로 이발병을 선발한다. 이발 기술은 선임으로부터 사사로운 교육으로 전해진다. 자격증이나 특수기술을 가진 병사가 아닌, 그때 그때 신병가운데 무작위로 착출해 이발병을 양성(?)하는 것이다. 그래서 그 기술 수준도 천차만별이다,

한 부대의 이발병 실력이 부대원의 외모를 좌지우지 한다. 정식 보직은 아니나 그만큼 중요한 보직인 것이다. 하지만 이제 깍새가 하나의 추억으로 사라질 전망이다. 군부대에 깍새가 아닌, 전문 미용사가 신세대 장병들의 헤어를 관리해 주는 시대가 열렸기 때문이다.

전문미용사 갖춘 군부대 헤어샵 등장
국내 대표적인 헤어살롱 프랜차이즈인 박준뷰티랩이 국내 최초 군부대 내 헤어살롱을 오픈했다. 박준뷰티랩과 충북 음성군에 위치한 육군 9715부대는 지난 2월 24일 육군 9715부대 내에서 ‘무극헤어샵’ 오픈식을 가졌다.

모든 훈련을 동일하게 하며 쉬는 시간을 반납하고 장병들의 머리를 깎아주던 이발병뿐 아니라 신세대 장병들에게는 매우 희소식이다. 이제 신세대 장병들은 깍새가 아닌 전문 미용사로부터 머리를 깎는 시대를 맞이한 것이다.

민간 헤어브랜드의 미용기술 및 제품 지원으로 군부대 내에 헤어 살롱이 오픈하는 것은 국내 최초다. 군문화의 혁신이라 할만한 시도라는 평가다. 신세대 장병들의 만족도도 매우 높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시도는 박준 박준뷰티랩 대표의 오랜 기대와 신세대 장병들의 이발문화를 개선코자 고민해왔던 9715부대 사령관의 긍정적인 검토가 이뤄지면서 성사됐다. 박준뷰티랩은 2002년도부터 군부대 이발교육, 이발봉사 등에 앞장서며 군대문화 변화를 위해 애써왔다.

미용자격증 소지 병사에게도 긍정적
10평 규모인 무극헤어샵은 기존 군대에서 이발병들이 전담하던 장병들의 이발을 지역 내 일반 미용전문가 1인과 부대 내 미용사 자격을 갖춘 병사 두 명이 담당하게 된다. 이는 미용사 자격을 갖춘 병사들의 경력 축적에 기여하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군 입대 시, 입대자들의 가장 큰 스트레스로 불릴 만큼 군대 내의 큰 화두인 ‘헤어스타일’은 군 당국의 기존 기준은 엄수하되 박준뷰티랩이 제안하는 스타일이 일정 부분 가미된다. 9715부대와 박준뷰티랩은 육군 헤어스타일의 표준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기존과 다르게 미용 전문가가 장병들의 헤어스타일을 담당하게 되면서 군인들의 사기 진작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미용사 자격증을 소지한 한 장병은 “군 복무기간동안 군부대 헤어살롱에 근무하면서 헤어디자이너들에게 많은 정보와 기술을 배울 수 있을 뿐 아니라 현장경험까지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군부대 문화개선의 신호탄
이번 박준뷰티랩의 군부대 진출은 군부대 문화개선의 신호탄이라는 평가다. 박준뷰티랩의 이번 군부대 내 전문 헤어살롱 진출은 향후 다양한 살롱 브랜드들의 진출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군부대만큼 자주, 많은 고객을 고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입지를 가진 곳이 없기 때문이다. 새로운 헤어살롱 브랜드의 진출이나 군부대를 위한 민간 헤어살롱 기업의 탄생도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박준뷰티랩의 이번 시도는 군대문화는 물론 지역사회에 신선한 바람을 몰고 올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이번 민간기업의 진출로 인해 헤어살롱 뿐 아니라 다양한 민간기업의 군분대 진출 가능성도 확인했다는 분석이다.

9715부대 측은 “신세대 장병들의 이발 문화를 바꾸기 위한 일환으로 이번 시도를 진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박준 대표는 “앞으로도 군 헤어 문화 변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이번 9715부대의 헤어숍이 장병들의 사기 진작 등 다양한 방면에서 긍정적으로 기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준뷰티랩은 부대 내 미용기술 및 제품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며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기존에 진행해 오던 부사관 배우자의 미용 교육 또한 지속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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