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산업 양극화 등 해결 위한 정책적 방향성 정립해야

한국 유통산업은 제조 산업의 세계화와 더불어 선진국 수준의 유통산업으로 빠르게 발전해 왔다. 이런 국내 유통산업의 발전을 위한 학문과 실무에 관한 포괄적 연구와 산업과 학문의 연결고리가 돼온 곳이 바로 사단법인 한국유통학회다. 지난 1994년 중앙대학교 설봉식 교수를 초대회장으로 설립된 학회는 올해 김상현 영남대 교수(53ㆍ경영학과)가 한국유통학회 제16대 신임 회장으로 취임했다.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김 학회장을 만났다.

16대 학회장으로 취임했다. 그동안 유통산업에 발전에 큰 역할을 담당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한국유통학회에 대해서 간단히 설명한다면?
한국유통학회는 창립 19년을 맞이하는 학술연구단체다. 초기 설립시 유통분야를 학문적으로 연구, 체계적으로 정립해 유통산업 발전에 이바지한다는 취지로 설립됐다. 학회는 매년 이를 위해 춘계, 추계, 하계, 동계 등 4번의 학술대회와 정기적인 조찬포럼을 실시해 유통산업 내 현안과 이슈에 대해 연구하고 이를 통해 학문적 연구물 발표와 논의가 이뤄진다. 일본, 중국 등 해외의 석학들도 초빙해 진행된다.

특히 유통은 제조업 등 타 산업과는 떨어질 수 있는 관계인만큼 관련 학문의 학자 뿐 아니라 기업인 관련 정부부처 담당자 등을 참가해 학술대회와 조찬포럼을 실시하고 있다. 현재 학회는 약 2700여명으로 구성돼 있으며 학회원은 관련 학문 학자 및 유관 학문 학자들 뿐 아니라 기업인, 실무자 관련 정부부처 관계자 등 다양하게 이뤄져 있다.

신임 학회장으로서 어떠한 부분에 중점을 둬 학회를 운영할 계획인가
유통은 매우 광범히 하고 또한 타 산업과 산업체와는 땔 수 없는 분야다. 따라서 다양한 분야와의 대외교류에 더욱 힘을 쏟을 생각이다.

또한 산학협력을 더욱 강화해 연계 프로그램을 개발해 나갈 계획이다. 이를 통해 유통 관련 정책 이슈와 현안 등에 대해 다양한 연구와 의견을 수렴해 나갈 방침이다. 유통은 유통 그 자체가 아니라 유관 산업과 밀접한 연계가 있는 분야인 만큼 산학중심이 학회로서의 역할에 충실할 것이다.

유통산업의 가장 큰 이슈는 무엇이라 생각하는지
이슈라기보다는 가장 큰 현안은 유통대기업과 소상공인과의 문제라 생각한다. 1996년 유통개방 이후 한국의 유통산업을 빠르게 발전해 왔다. 이 속에서 대형 유통기업이 큰 역할을 담당한 것도 사실이지만 또한 소상공인과의 여러 문제점을 야기했다.

이를 해결하는 데 정부의 역할은 한계가 있다. 따라서 중립적인 시각에서 문제점을 완충할 수 있는 정책방향의 정립이 반드시 필요하다.

올해 온라인 유통 지속성장 예상…전체적으로는 정체기

■올해 유통산업은 어떠한 시각으로 바라는지
올해 역시 지난해와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오프라인 유통의 경우 상당부분 포화상태에 이른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유통기업들은 성장을 멈추려 하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예를 들어 올해 패션유통업계의 이슈였던 SPA브랜드 등 새로운 형태의 유통형태를 모색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종별로 기존의 획일화된 방식이 아닌 새로운 방식의 유통 방식을 도입하거나 기존의 유통을 변형, 보완하는 형태가 늘어날 것으로 본다.

분야별로는 온라인 유통이 어려운 시장 환경 속에서도 지속성장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본다. 현재는 오프라인 유통이 아닌 온라인 유통이 커질 수밖에 없는 시장상황이다.

온라인 유통이 소비자들의 핵심유통으로 그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편의점의 경우 보다 다양한 서비스를 접목해 다양성을 강조한 유통으로 성장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하지만 유통산업의 전체를 볼 때 밝아보이지는 않는다. 소폭의 성장이 가능한 시장상황이다.

■국내 유통기업들의 해외시장 진출이 늘고 있는데 어떻게 보는가
국내시장에서 글로벌 유통기업들이 실패를 경험한 것과 같이 국내 유통기업들의 해외시장 진출의 의지와 반대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는 유통이라는 분야가 해외진출이 가장 어려운 분야라는 특징 때문이다. 제조업은 소비자들과 직접적인 접촉이 가능한 반면, 유통업은 그렇지 않다. 따라서 현지의 다양한 지역성의 한계를 극복하야만 한다.

 대기업 유통사들이 단번에 해외진출에 성공하기를 기대했다면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지금 해외진출을 시도한 기업들은 투자하는 자금이나 노력들이 시행착오를 통한 수업료라 생각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예로 월마트의 경우 시행착오를 겪으며 결국 중남미 시장을 석권했다. 국내 기업은 포기할 수 없는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시장에서 차즘 자리를 잡아갈 것이라 생각한다,

올해 유통법, 상생법, SSM 규제 등 유통 관련법과 규제가 이슈가 되고 있다. 바라보는 시각은 어떠한가?
정부가 정책의 방향을 정한만큼 그 정책방향에 맞춰 법의 보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현행의 법은 반드시 보완될 부분이 있다. 하지만 현실은 정책의 방향성은 정해지되, 이 방향성대로 법의 체계를 만들어가는 세부적인 진전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학계, 산업계, 정부 등이 하나의 방향성대로 법 제도를 정비할 수 있는 연구와 협력이 매우 중요한 시기라 할 수 있다. 특히 대기업과 소상공인의 양극화는 그 중심에 있다. 이 두 부분을 만족시킬 수 있는 정책은 존재할 수 없다. 따라서 두 부분이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정책이 아닌,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정책을 만들어가야 할 것이다.

■방판법과 직접판매 유통 등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는지
엄밀히 말해 방판과 직접판매는 다른 분야다. 수당과 보상 등의 구조가 비슷한 것은 사실이지만 직접판매는 판매형태에 따른 수익구조가 주가 된다면 방판은 제품 판매를 통한 수익구조가 주를 이룬다고 볼 수 있다.

국내 직접판매의 경우 사실상 불법적인 기업들이 상당수 존재하고 있다. 직접판매라는 방식이 불법이 아님에도 이런 기업으로 인해 전체적으로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본다.

합법적인 기업, 불법적인 기업, 합법적인 유통형태, 불법적인 유통형태에 대해서 명확한 기준을 제시할 수 있는 명확한 법적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고 본다. 현재로서는 그 기준이 매우 모호하다. 미국의 경우도 암웨이와 같은 대기업도 수년간 법정다툼을 벌일 만큼 그 기준 마련이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현재 국내 유통산업을 정의한다면
현재 국내 유통산업은 그 틀에서의 전환기라 생각한다. 빠른 성장에 따른 문제점과 정립되지 못한 정책의 방향성 등이 하나씩 시장 환경에 맞춰 바뀌어가는 전환기이며 매우 중요한 시기라 할 수 있다.

전반적인 구조조정의 필요성이 대두되는 시기이기도 하다. 얼마나 중립적인 시각에서 시장을 바라보고 이에 맞는 명확한 방향성의 정책이 이뤄지느냐가 가장 핵심이다.

#신임 김상현 회장은
미국  조지아주립대에서 박사를 취득하고 1994년부터 영남대 상경대학 경영학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중국 남개대학교 방문교수, 한국산업경영학회 편집위원, 한국전략마케팅학회 상임이사 등을 역임했다. 새 회장직 임기는 지난 3월 1일부터 1년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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