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전망지수 105…1년 만에 소폭 상승

치솟는 유가와 계속되는 물가상승에도 불구하고 2분기 소매경기가 다소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는 미국 경기 회복 가능성으로 대외 불안요인이 일부 완화된 데다 결혼시즌과 가정의 달 등 봄철 계절 특수의 영향 등이 경기에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손경식, 이하 대한상의)가 최근 서울 등 7대 도시 943개 소매유통업체를 대상으로 ‘2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 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발표했다.

발표자료에 따르면 이번 2분기 전망치는 ‘105’로 집계돼 지난해 2분기 이후 1년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대한상의는 이에 대해 “최근 소비와 기업경기에 대한 전망치들이 호전되고 있고 2분기는 야외활동이 본격적으로 증가한다는 계절적 요인이 함께 작용한 것”으로 풀이했다.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 ; Retail Business Survey Index)는 소매기업들의 현장 체감경기를 수치화한 것으로 0~200 사이로 표시되며, 100을 넘으면 다음 분기 경기가 이번 분기에 비해 호전될 것으로 예상하는 기업이 더 많음을 의미하고, 100미만이면 그 반대다.

업태별로는 홈쇼핑(139)의 선전이 크게 기대되는 가운데, 인터넷쇼핑몰(114)과 백화점(107)이 낙관적으로 전망된 반면, 대형마트(97)와 수퍼마켓(97)만이 기준치(100)를 밑돌았다.

가장 큰 선전 기대되는 홈쇼핑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홈쇼핑(139)의 경우 패션부문이 2분기 실적향상의 견인차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알뜰 구매 성향이 패션잡화의 홈쇼핑 구매를 부추기고 있으며, 실제 홈쇼핑 매출 중 패션잡화 비중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홈쇼핑 업계 관계자는 “유명브랜드 유치, 디자이너 협업상품 출시, PB브랜드 런칭 등 패션사업 확장을 위해 다양한 전략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인터넷쇼핑몰(114) 역시 고물가 여파 속에 식료품을 저렴하게 구매하려는 소비자가 늘어날 것으로 보여 2분기에도 선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1분기 다소 주춤했던 백화점(107) 역시 호전될 것으로 보인다. 경기 회복기대에 따른 고소득층 소비 증가와 신규점포 오픈, 2분기 내 있는 청명절, 노동절 등 중국 공휴일로 인한 중국인 관광객 증가 등이 백화점 전망을 밝게 하는 요소라고 대한상의는 풀이했다.

특히 올 봄 정기세일에는 예년에 비해 한결 추워진 날씨 탓에 제대로 팔리지 못한 제품이 많아져 어느 때 보다 세일 품목도 많고, 할인폭도 켜 판매호조를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편의점(105)은 다양한 프로모션을 통해 야외활동이 증가하는 계절적 특수를 십분 활용할 것으로 예상돼 전망치가 기준치를 넘어섰다. 실제로 편의점 업체들은 봄 나들이객을 위한 도시락 등을 출시, 매출 상승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대형마트, 의무휴업조례가 발목 잡아
대형마트(97) 전망지수는 지난 2009년 2분기 이후 3년 만에 기준치 이하로 떨어졌다. 의무휴업 조례 시행 등에 따른 매출감소로 경기 악화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다.

대한상의는 “최근 서울시 등 지방자치단체의 영업일수, 영업시간을 제한하려는 움직임이 실적전망에 부정적으로 작용한 것 같다”며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있어 이러한 분위기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상황이 비슷한 수퍼마켓(97) 역시 기준치를 하회했다. 상품가격 상승 및 업태 내 경쟁심화 등으로 경기가 호전되기 어려울 것으로 대한상의측은 내다봤다.

소매시장 회복세, 아직 안심하긴 일러
한편 2분기에 예상되는 경영애로 요인으로는 가장 많은 유통기업들이 ‘소비심리 위축에 따른 매출부진(34.6%)’을 꼽았다. 이어 ‘수익성 하락(20.9%)’, ‘상품가격 상승(12.1%)’, ‘업태간 경쟁 격화(11.7%)’, ‘유통관련 규제강화(6.1%)’, ‘업태 내 경쟁심화(5.5%)’ 등을 지적했다. <‘인력부족 4.1%’, ‘자금사정 악화 2.8%’, ‘기타 2.2%’>

2분기 소매시장이 다소 회복될 것이라 전망되지만 아직 안심하긴 이르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유통업체들은 저렴하고도 실속 있는 상품과 적극적 마케팅으로 고물가에 닫힌 소비자들의 지갑 열기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김경종 대한상의 유통물류진흥원장은 “불안정한 국제유가 등을 감안할 때 앞으로도 합리적 소비트렌드는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 예상하면서 “품질 좋고 저렴한 상품 개발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유통기업만이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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