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소재·스마트 폰 결제도 연계해

대한민국에서 바퀴가 달리 것 중 가장 많은 것은 자동차다. 그럼 바퀴가 달린 것으로 자동차 다음으로 많은 것이 무얼까? 바로 백화점, 할인마트에서 쉽게 접하는 쇼핑카트가 그 것이다. 단순히 구매한 물건을 실어 나르는 도구에 지나지 않았던 쇼핑 카트가 이제는 테크놀러지가 집약된 하나의 첨단 기기로 진화하고 있다. 바야흐로 쇼핑 카트의 첨단화 시대가 열리고 있는 것이다.

미군부대 화물 운반용 카트 개조해
국내에 처음 쇼핑카트가 도입된 것은 약 45년 전으로 알려지고 있다. 주로 미군부대에서 흘러나온 물품 운반용 카트를 개량해 사용한 것이 시초가 됐다. 1970년대 들어서면서 새마을 수퍼체인, 서교수퍼마켓(이상 1969년 개점), 한남수퍼마켓(1971년 개점) 등 일부 부유층을 위한 수퍼마켓이 처음 등장하면서부터 카트가 일반인들에게 선을 보이기 시작했다.

이런 쇼핑카트가 대중적으로 본격적으로 사용된 것은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 초반, 백화점과 함께 할인마트가 본격적으로 증가하면서 부터다. 당시 주로 해외의 쇼핑카트 전문업체가 국내에 진출해 대형할인마트의 쇼핑카트 공급을 주도했다.

국내 카트 업체들도 생겨났지만 해외기업 위주의 대형마트와 국내 카트 생산 업체에 대한 품질력 검증이 이뤄지지 못한 상황에서 해외기업이 국내시장을 장악하게 된다. 하지만 이후 국내 카트생산기업이 글로벌 대형마트로부터 제품력을 인정받고 이를 통해 해외진출까지 이뤄지자 제품력뿐 아니라 가격경쟁력까지 갖춘 한국 기업들이 다시 카트 시장을 주도하게 된다.

높은 제품력으로 미국, 유럽까지 진출
카트의 사용량이 가장 많은 곳은 대형 할인마트다. 전국에 있는 대형 할인마트는 적게는 800개, 많게는 2천개의 카트를 보유, 운영하고 있다. 현재 국내 업체가 전체 카트 공급의 90%를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매년 수십만대가 생산되고 있다. 이는 백화점과 할인마트 뿐 아니라 최근 급속히 증가하고 있는 슈퍼수퍼마켓과 대형 로드숍 등으로 공급되고 있다.

국내 생산의 약 65%는 내수, 약 35%는 수출용으로 제작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국내 카트 제조의 독보적 점유율 1위 기업인 (주)삼보(대표 전창옥)의 경우 세계적인 제품력을 인정받어 국내 카트시장의 약 90%를 점유할 뿐 아니라 일본, 태국 등 아시아 지역,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등 중동지역 뿐 아니라 유통선진국인 미국과 유럽으로까지 제품을 수출, 제품력을 인정받고 있다.

종류는 100여개, 교체수명 길어야 5년
현재 국내에서 사용되고 있는 카트의 종류는 대략 100여 종이나 된다. 매장의 요건과 고객의 니즈에 맞춰 다양한 디자인의 기능성 쇼핑카트가 생산되고 있는 것. 우리가 흔히 접하는 카트에 대해 크게 관심을 가지지 않아 느끼지 못할 수도 있지만 우리 주변의 카트는 수개월 주기로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카트의 디자인과 원자재 등의 트렌드는 불과 6개월 미만으로 매우 민감하다. 새로운 카트는 짧은 주기로 진화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만큼 소비자들의 요구와 유통시장의 환경변화 그리고 유통기업간 경쟁에 있어서 가장 민감한 것이 바로 쇼핑용 카트인 셈이다. 실제로 카트는 국내 생산업체의 기술력을 감안할 때 내구성이 10년 이상 사용이 가능할 정도로 우수하지만 각 매장별 카트 교체 시기는 길어야 5년에 불과하다.

매장별로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5년이 지난 카트는 이상 유무와 상관없이 대부분 폐기처리 돼 새로운 제품으로 교체된다. 

백화점, 할인마트 등 유통업체들은 경쟁사의 카트와 비교해 디자인의 차이나, 재질, 기능성 등의 미세한 차이조차도 매우 민감한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 유통선진국인 유럽과 미국 등의 조사에 따르면 쇼핑카트가 매장의 선호도나 매출 등에 미치는 영향이 작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유통업체 한 관계자는 “국내 소비자의 경우 미국과 유럽, 일본의 고객과 비교해도 까다로울 정도로 세세한 부분에 대한 니즈가 강하다”며 “이런 국내 소비자자들의 높은 수준이 국내 카트의 질을 높이는데에도 한몫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 브랜드 이미지·매출에도 직접적 영향
카트는 유통기업의 브랜드 이미지 제고와 매출 성장 등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따라서 유통기업들은 카트를 하나의 마케팅 툴로 활용하고 있다. 자사만의 디자인과 고유 컬러를 강조한 카트를 통해 차별화를 꾀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강조하는 주요 마케팅 툴로 활용하고 있다.

예로 올해 6월부터 이마트는 문정동 가든파이브점에서 4년에 걸쳐 공들여 개발한 플라스틱 카트를 처음 선보였다. 보통 철제로 만드는 선반을 나무 재질로 바꾸는 등 매장 전체를 친환경 콘셉트에 맞게 꾸민 것.
지난 2007년부터 카트 제조업체 삼보와 홍익대 디자인팀과 함께 4년 동안 개발한 야심작이다.

뼈대를 플라스틱으로 만든 덕분에 기존 철제 카트(22㎏)보다 3㎏ 정도 가볍다. 대형마트의 주고객인 여성들이 보다 손쉽게 카트를 다룰 수 있도록 했다. 사용 연한도 철제 카트(5년)보다 2년 정도 길며 부딪혀도 부상 위험이 적다다.

설계도 인체공학족인 측면이 돋보인다. 카트의 무게중심을 낮추고 카트 손잡이 부분을 곡선으로 처리해 보다 편안한 쇼핑이 가능하도록 했다. 손잡이 부분에는 휴대폰 거치대와 메모꽂이, 컵홀더, 돋보기 등을 설치했다.

4세대 카트로 진화…최고 수준의 국내 기술력 자랑
최근 카트는 4세대 카트라 불리우고 있다. 처음 도입기의 기초적 카트가 1세대, 카트 사용의 본격화가 이뤄진 1990년대 카트가 2세대, 용량이 대형화되고 기능성이 추가된 2000년초의 카트가 3세대라면 최첨단의 테크놀러지가 접목된 최근의 카트가 바로 4세대 카트다.

지금의 4세대 첨단 카트로의 발전에는 국내 기업의 우수한 기술력이 한몫을 하고 있다. 국내 시장의 압도적인 점유율 뿐 아니라 전세계로 제품을 수출하고 있는 (주)삼보의 경우 카트 생산의 90% 이상을 디지털화한 자동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의 포스틸 철을 자동화기기 프로그램에 따라 구부리고 잘라낸다. 이렇게 만들어진 카트의 부품은 역시 컴퓨터시스템의 첨단기기에 의해 용접된다. 각 부품은 카트에 작용하는 기능과 위치에 따라 각기 다른 전류와 전압, 압력이 차별적으로 가해져 최적화한다.

따라서 모든 제품의 품질, 내구성, 디자인 등은 한치의 오차도 없이 동일하다. 불량률은 거의 제로에 가깝다, 미국, 유럽, 일본에서도 한국의 카트를 선호하는 이유다. 또한 매년 연구개발에 힘써 새로운 첨단 제품을 꾸준히 개발하고 있다. 앞선 이마트의 플라스틱 카트 역시 국내 기업의 순수기술로 탄생했다.

이렇게 개발되고 있는 4세대 카트는 친환경뿐 아니라 소비자의 세세한 요구까지 수용한 게 특징이다. 불특정 다수가 사용하는 점을 감안해 손잡이 부분에 항균제를 입혀 청결도를 높이고 정전기 방지제도 첨가했다. 기존 일자 형태였던 카트 손잡이 끝부분을 5.5 도가량 곡선 형태로 구부려 소비자들이 허리를 굽히지 않고 가장 편한 상태에서 장을 볼 수 있도록 했다. 또 손잡이 부분에 휴대전화 거치대·메모꽂이·컵홀더처럼 쇼핑을 돕는 부가기능을 추가했다.

‘스마트 카트’ 등장…내비게이션 기능까지
과거 상상도 못했던 미래형 카트는 벌써 대중들에게 선보여지고 있다. 카트에 부착된 화면을 통해 영화를 보고 지상파 방송이나 음악을 즐길 수 있는 시대는 이미 열리고 있다. 또한 카트를 통해 사고자 하는 제품의 위치, 일행의 위치 모니터를 통해 알 수 있는 기능까지 추가되고 있다.

이러한 기능한 고객에 대한 정보제공 뿐 아니라 자사의 홍보 광고나 판촉 이벤트 등에 활용할 수 있으며 입점 제품에 대한 광고 등을 통해 부가적인 수익창출까지 가능하다.
특히 RFID 시스템을 적용해 카트에 상품을 담는 즉시 결제 정보가 제공돼 실시간으로 상품 총 가격을 고객이 미리 확인할 수 있으며 결제시 기다리는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여줄 수 있는 기능이 곧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예로 최근 SK텔레콤은 실내 측위기술을 기반으로 매장 내에서 다양한 쇼핑정보·할인정보·광고 등을 제공하고, 스마트폰과 결제가 연계되는 새로운 형태의 ‘스마트카트’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실내 축위기술 기반…스마트폰 결제 연계
SK텔레콤과 국내 최대 할인점 사업자인 이마트는 지난 10월 실내 측위기술을 기반으로 매장 내에서 다양한 쇼핑정보·할인정보·광고 등을 제공하고, 스마트폰과 결제가 연계되는 새로운 형태의 ‘스마트카트’ 서비스를 선보였다.

‘스마트카트’ 서비스는 스마트폰을 통해 얻은 쇼핑정보, 구매리스트 등을 매장 내 카트와 연동할 수 있는 서비스이다. ‘스마트카트’ 서비스는 매장 내 적용된 측위기술을 바탕으로 다양한 쇼핑·상품·할인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하며 편리하게 결제와 연결되는 방식으로, 스마트폰과 결합된 형태로는 세계 최초의 ‘스마트카트’ 서비스이다.

‘스마트카트’서비스의 특징은 고객의 쇼핑절차를 분석해 가장 효과적인 쇼핑이 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고객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집이나 매장 밖에서 쇼핑/할인정보를 검색하고, 매장에서는 ‘스마트카트’와 연동해 상품정보, 할인정보, 쿠폰 등을 고객위치에 따라 받을 수 있다. 또한, 증강현실을 통한 현장 쿠폰 수령, 추천상품 정보 조회 등도 가능하고 상품 결제 시에는 쿠폰으로도 결제 가능하고 스마트폰으로 전자 영수증 받기, 멤버십 정보 조회도 가능하다.

‘스마트카트’는 실내측위기술 Zigbee를 통해 오차 범위 1미터 이내로 매장 내 위치를 안내하며, ‘스마트카트’ 내 다양한 정보는 매장 내 WiFi 망을 통해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되는 쇼핑 정보를 제공한다. 특히, ‘스마트카트’는 향후 이마트의 고객 구매이력 및 사용 패턴 등 CRM정보와 결합돼 ‘개인화된 스마트 쇼핑서비스’로 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박주형 이마트 전략경영본부 부사장은 “‘스마트카트’를 계기로 이마트와 SK텔레콤이 가지고 있는 유통과 통신서비스를 결합해 새로운 상품·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고, 이를 통해 양사가 한층 더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배준동 SK텔레콤 사업총괄은 “‘스마트카트’는 고객에게 편리하고 스마트한 새로운 쇼핑 경험을 제공할 것이며 유통 매장을 스마트한 스토어로 진화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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