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연애희곡’

한동안 수많은 영화나 드라마들이 연극, 뮤지컬로 제작되는 붐이 일면서 무비컬이라는 신조어가 생겨나기도 했다. 그러나 반대로 연극이라는 비교적 비대중적인 장르에서 시작되어 탄탄한 대본과 구성으로 입소문을 타고 영화나 드라마 같은 더 큰 세상으로 나오는 작품들이 있다.

오는 9월 4일부터 10월 31일 까지 충무아트홀 소극장 블루에서 공연되는 ‘연애희곡’ 역시 이런 종류의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일본의 유명작가 ‘코카미 쇼오지(Kokami shoji)’의 작품을 원작으로 한 이 연극은 일본 현지에서 후카다 쿄코 주연의 영화로 제작되어 한국 공연이 시작되는 시기와 같은 달에 상영한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극중극형식으로 이루어진 ‘연애희곡’은 극본을 완성해 나가는 드라마 작가와 PD의 상황을 반복되고 번복되는 이중 플롯의 극중극 구조로 표현하여 엽기적인 막장 드라마 탄생과정을 엿볼 수 있는 또 하나의 재미를 선사하는 작품이다. 또 ‘연애희곡’ 속의 연애담론은 여타 로맨스나 비극, 운명적 사랑을 통해 ‘사랑의 의미’를 논의하는 것과는 달리, 현실과 비현실의 인물들의 입을 빌어 ‘마음 없이 사랑할 수 없다, 사랑 없이 섹스할 수 없다, 몸을 섞어보면 사랑이 보인다, 니가 하면 나도 한다’는 식의 노골적이고 거침없는 담화를 유쾌하게 펼쳐놓는다.

평생 연애도 제대로 해보지 못한 멜로드라마 작가와 원고를 받아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순진남 프로듀서, 시종일관 질투심을 숨기고 둘의 사랑을 엮어야만 하는 사명을 실천하는 늙은 매니저, 걸작을 막장으로 끌고 나가는 엽기 커플 강도단 등 5명의 등장인물은 톡톡 튀는 코믹 캐릭터를 선보이며 멜로에 대한 각기 다른 해석을 펼쳐낸다.

‘연애는 원래 그렇게 터무니 없는 것에서 시작되는 것이겠지’라는 발상에서 탄생된 ‘연애희곡’은 연극 ‘웃음의 대학’ 외 독특한 스토리의 작품들로 주목을 받아온 이해제가 연출과 각색을 맡았다.

‘연애희곡’의 이해제 연출은 “이번 작품의 가장 큰 매력은 극중극을 오가며 펼치는 배우들의 연기 변신”이며 “최근 화제를 모으고 있는 영화 인셉션과 같이 현실과 상상의 경계를 넘나드는 복잡 미묘한 작품구조와 미국 인기TV드라마 ‘섹스앤더시티’에서 만났던 거침없는 대사가 유쾌하게 어우러진 트랜디한 로맨틱 코메디 연극을 만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캐스팅에는 ‘억울한 여자’,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등을 통해 매니아들 사이에서는 이미 연기력으로 정평이 나있는 여배우 이지하와 ‘아이다’, ‘시카고’ 등 뮤지컬과 연극 무대를 종횡무진하는 검증된 배우 배해선이 황당한 연애를 제안하는 엉뚱한 매력의 노처녀 작가 역에 더블 캐스팅되었으며, 상대역인 순진한 PD역은 드라마 ‘선덕여왕’의 용춘공으로 시청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 신인배우 도이성과 뮤지컬 ‘로미오앤줄리엣’, ‘노트르담드파리’, ‘몬테크리스토’ 를 통해 뮤지컬계 최고의 기대주로 떠오르고 있는 신예 전동석이 맡았다.

극 중 감초 같은 역할을 하는 매니저 역할은 ‘올슉업’ ‘레인맨’ ‘맨오브라만차’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준 뮤지컬 배우 김성기가 캐스팅 되었으며, 우체국 강도 역할에 뮤지컬 ‘형제는 용감했다’를 비롯 TV에서 재치만점, 감칠맛 나는 연기를 선보인 배우 김재만과 뮤지컬 배우 김대원이 더블 캐스팅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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