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시장 이제 걸음마 - 해외는 16조 시장

 

에너지드링크란 에너지를 보충해 주는 음료다. 기존의 음료 콘셉트가 주로 갈증해소나 피로회복, 숙취
해소 등 사후관리에 초점을 맞췄다면 에너지드링크는 일을 시작하기 앞서 준비하는 단계에서 마시도록 고안됐다.

에너지드링크를 마심으로 해서 집중력이 강화되고 신체의 활력이 충전돼 업무 처리 능력을 높일 수 있게 해준다. 이미 외국에서는 140억 달러가 넘는 시장을 형성하고 있으며 매년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반면 국내에서는 지난 3월 롯데칠성음료가‘핫식스(HOT6ix)’라는 에너지드링크를 출시한 것을 시작으로 에너지드링크 시장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핫식스 출시 이후 해태음료의 ‘에네르기’, 동아오츠카의‘'X cocas’, 복앤복의‘대쉬’, 광동제약의‘파워샷’, 명문제약의‘파워텐’등 에너지 드링크의 출시가 봇물 터지듯 이어졌다. 이에 발맞추어 다단계판매 업체들도 에너지드링크의 런칭을 고려하기 시작했으며 지난 8월 11일에는 드디어, 유니시티코리아가 ‘바이오스라이프 E’라는 분말 형태의 에너지드링크를 프리런칭했다. 바야흐로 국내에도 에너지드링크 시장이 형성될 조짐을 보인 것이다.

에너지드링크는 다단계판매와도 상성이 잘 맞아 떨어진다고 할 수 있다. 에너지드링크는 대부분의 건강기능식품과는 달리 효과를 체험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짧다. 일반적으로 건강기능 식품은 섭취 후 2~3달이 지나야 나에게 좋은지 여부를 알 수 있다. 그러나 에너지드링크는 짧게는 1시간 이내, 길게는 4~5일 이내면 효과를 체험할 수 있다. 따라서 판매원이나 소비자를 확장해 나가는데 있어 브랜드나 기업을 소개하는 상품으로 제격이다.

 

무엇으로 만들었나

대부분의 에너지드링크에는 과라나 추출물이 들어있다. 과라나(Guarana)는 브라질 아마존 원시림 정글의 특수한 기후와 토양에서만 자라는 식물로서 그 크기가 10m까지 자라고 껍질은 부드럽고 털에 덮여 있으며 꽃은 무척 크고 향기가 아주 좋다. 나무는 부드럽고 곧은 줄기, 5개의 타원형으로 된 잎사귀를 가지며 짧은 줄기의 꽃송이, 포도 크기만한 열매, 그리고 작은 마로니에 열매 모양의 씨를 1∼2개 갖는다. 이 씨를 갈아서 만든 것이 과라나 분말이다.

브라질 원주민인 인디언들이 원시적인 삶을 살 때 질병과 갈증 해소를 위해, 혹은 상대부족들과 싸움에 직면할 때 슬기롭게 대처하기 위하여 과라나 씨를 Piracuru라는 물고기의 혀에다 갈아서 분말화한 후 물과 섞어 마시며 어려운 환경을 지혜롭게 극복했다고 한다. 오늘날에는 에너지드링크에 많이 사용되고 있다. 브
라질 정부로부터 허가 받은 사람만이 재배할 수 있도록 국가에서 엄격한 규제와 관리가 되고 있다.

과라나 열매는 카페인 함량이 커피에 비해 3배 가량 많고 타닌에 의해 떫은 맛이 난다. 또한 사포닌, 전분, 검, 휘발성 오일, 쓴맛이 나는 녹색의 비휘발성 오일 등을 함유하고 있다. 과라나의 유효 활성 성분 중 하나인 과라닌(Guaranine)은 카페인과 같은 성분으로 알려졌으며 씨앗에는 약 3~5% 정도로 고함량이 함유돼 있다.

이외에도 테오필린(theophylline)이 약 0.25%, 테오브로민(Theobromine)이 0.02~0.06% 가량 함유되어 있다. 카페인은 CNS 자극제(주로 지각 능력에 관여)로서 예전부터 많이 사용되었으며, 테오브로민은 근육 이완제이나 주기적으로 사용되는 경우는 드물었다. 테오필린 역시 중요한 근육 이완제로 천식에도 애용된 물질이다.

과라나는 오랫동안 복용해도 몸에 부작용이 거의 나타나지 않으며 두뇌작용을 원활하게 해준다. 브라질 상파울로 아돌프루쓰 연구소는 과라나가 인체 안전성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인정하였으며 브라질 정부도 이를 허가한 물질이다. 그러나 과다 복용은 좋지 않다. 또한 임신 중에는 피해야 하며 배뇨곤란이 있을 경우 양을 줄여야 한다.

과라나 추출물과 함께 많이 사용되는 성분으로는 타우린이 있다. 타우린(Taurine)은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의 일종으로 각종 동물의 쓸개즙과 오징어 등의 해산물에도 많이 함유돼 있다. 말린 오징어의 표면에 붙어 있는 하얀 가루가 타우린이며 간의 해독작용을 돕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을 감소시켜 동맥경화, 고혈압, 뇌졸중 등에도 도움이 된다. 이 밖에 홍삼, 인삼, 벌꿀, 마차, 헛개나무 등 제조원에 따라 여러 가지 몸에 좋은 성분들이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다.


외국에서는 이미 16조원대 시장 형성

이미 외국시장에서 에너지 음료 카테고리는 140억달러(약 16조원)가 넘는 시장을 형성하고 있으며 매년 20% 이상 성장하고 있다. 시험이나 중요한 보고를 준비할 때, 운동, 클럽, 파티 등 에너지가 필요한 곳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음료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지난 1997년‘Red Bull’의 출시로 형성되기 시작한 미국의 에너지드링크 시장은 이미 레드오션으로 접어들었다고 볼 수 있다. 초창기 중소업체에서 생산하던 에너지드링크를 현재는 코카콜라, 펩시콜라, 스타벅스 등 내로라하는 음료 기업에서도 에너지드링크 시장에 뛰어 들었기때문이다.

그러나 시장은 여전히 성장하고 있다. 뉴욕의 음료 전문 컨설팅업체 ‘비버리지 마케팅 코퍼레이션’사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09년 경제위기의 여파로 미국의 음료 소비량이 2008년에 비해 3.1%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에너지 드링크는 0.2% 성장, 1.2% 성장한 RTD(Ready To Drink) 차류와 함께 성장세를 보인 부문으로 나타났다. 반면 다른 음료들은 청량음료 2.3%, 생수 2.7%, 과일음료 3.7%, RTD 커피 5.4%, 스포츠 드링크 12.3%, 고급생수 12.5% 감소하는데 그쳤다.

시장조사 전문기업인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미국의 기능성 식품시장에서 스포츠 드링크가 차지하는 비중은 19%로 매년 성장세를 거듭하고 있다. 기능성 및 에너지 드링크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에 따라 가장 대중적인 음료인 콜라시장 규모는 정체 또는 감소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대표적인 음료업체들은 다양한 대체음료 개발에 몰두하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에서 에너지드링크 시장은 2001년에 4억 달러 규모를 기록한 이래 2005년에는 약 30억 달러규모로 성장한 것으로 파악되며 골드만삭스, 민텔 등은 에너지드링크 시장이 2010년에는 100억 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조사전문기관 민텔에 따르면 월마트를 제외한 슈퍼마켓, 약국 등 미국의 소매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리고 있는 에너지드링크 업체는 점유율 40%의 레드불(RED Bull)이다. 이어 몬스터의 한센(Hansen)이 20%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민텔은 미국인에게 에너지는 여전히 필요하지만 몇 가지의 요인이 에너지드링크 시장의 성장세를 떨어뜨린다고 분석했다. 그 가운데 하나가 에너지샷(Energy Shot)을 비롯한 하이브리드 음료의 대두다.

게리 헴필(Gary Hemphill) BMC(Beverage Marketing Corporation) 전무는 “에너지 주스, 에너지 CSDs, 에너지샷 같은 많은 하이브리드 음료가 에너지드링크 시장을 더욱 복잡하게 만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비교적 비싼 가격도 에너지드링크의 성장세를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한편 지난 2009년 미국 에너지드링크 시장의 판도는 레드불이 18억 9000만 달러(약 2조 2300억원)의 매출액으로 여전히 선두를 고수하고 있는 가운데 몬스터에너지의 한센이 3개 제품을 탑10에 랭크시키면서 합계 매출액 11억 달러(1조3000억원)로 추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탑 10에 들어간 제품의 판매액 합계는 41억 달러(약 4조 85600억원)에 육박하고 있다. 또 에너지드링크의 강력한 도전자로 나서고 있는 에너지샷은 ‘Chaser 5-Hour Energy’가 독주하고 있는 가운데 에너지드링크에서의 로얄티로 무장한 레드불이 지난해 ‘레드불 에너지샷’을 출시하면서 일약 3위에 뛰어오르는 등 에너지드링크 시장을 잠식해 나가고 있다.

에너지샷은 에너지드링크보다 강력한 효과를 강조하면서 한번에 마시기 편한 2~3온스의 용량으로 소비자에게 어필,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국내는 시장 형성 초기단계

미국과 달리 국내에서는 이제 막 에너지드링크 시장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국내에 에너지드링크가 소개 된 것은 지난 2007년 8월 턴온코리아에서‘밤의 음료’라는 콘셉트로 뉴욕에 본사를 둔 ‘턴온 비버리지(TURNON BEVERAGE)’사의 ‘턴온’을 수입 판매한 것이 처음으로 알려졌다. 그러다가 지난 3월 롯데칠성음료에서 과라나 추출물, 홍삼농축액, 가시오가피농축액, 아미노산 등이 함유된 에너지 탄산음료 ‘핫식스’를 출시한데 이어 경쟁사들이 잇따라 에너지드링크 제품을 출시함에 따라 시장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국내의 경우 지금까지는 박카스로 대변되는 자양강장제와 비타민 드링크, 스포츠 이온음료 등이 에너지 드링크를 대신해 왔으며 더구나 에너지드링크와 유사한 기능을 가지고 있는 자양강장제의 경우 의약품으로 분류되어 에너지드링크 시장의 형성에 걸림돌로 작용해 왔다. 또한 지난해 9월 식품의약품안전청이 홍콩·대만에서 판매한 레드 불에 코카인 성분이 검출된 것을 이유로 레드 불의 국내 반입을 금지했다.

롯데칠성은 핫식스의 출시와 함께 체험단을 구성하고 핫식스걸을 런칭하는 등 마케팅에 상당한 열의를 보였다. ‘레드불’을 앞서는 한국형 에너지음료를 표방하며 특히 끊임없이 도전하고 열정적인 삶을 살아가는 ‘Passion Generation’인 20 ∼ 30대를 주요 타깃으로 공략하고 있다. 이와 함께 단추편, 치마편 ,셔츠편 등 3종류의 섹시 콘셉트 광고를 진행, 출시 후 1개월간 20억원선의 매출을 올리는 성과를 낳았다. 롯데칠성 측은 소비자들의 호기심을 유발하는 섹시 광고를 통해 에너지음료라는 새로운 카테고리가 빠른 속도로 자리 잡은 것으로 평가했다.

해태음료도 지난 4월에 과라나 추출물이 함유된 에너지 드링크 ‘에네르기’를출시했다. ‘에네르기’는 과라나추출물을 주성분으로 타우린과 비타민C를 함유했으며 무탄산 음료로 부담 없이 즐기기에 좋다. 또한 동아오츠카도 과라나추출물을 비롯해 타우린, 마카, L-카르니틴 등이 함유된 에너지드링크 ‘X-Cocas’를 출시했으며 광동제약과 명문제약도 각각 ‘파워샷’,‘ 파워텐’ 등을 출시, 에너지드링크시장에 뛰어들었다. 파워샷은 과라나추출물과 함께 타우린, 코큐텐, 벌꿀 등이 함유돼 있으며 파워텐은 로얄제리를 비롯해 타우린, 비타민, 아미노산 등이 들어있다. 또 LG생활건강의 자회사 코카콜라음료도 ‘에너지샷풀쓰로틀’이라는 에너지드링크에 대한 마켓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다단계판매 업체인 유니시티코리아도 지난 8월 물에 타먹는 분말형태의 에너지드링크인 ‘바이오스라이프 E’를 프리런칭했다. 이제품은 과라나추출물을 비롯 마차(Matcha)와 블루베리, 석류, 각종 비타민이 함유돼 있다.

이렇듯 에너지드링크 제품이 봇물 터지듯 출시됨에 따라 국내 에너지드링크 시장도 향후 상당한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한 음료시장의 절대강자로 군림했던 콜라 등 탄산음료의 입지가 점점 약해지고 있는 현실도 에너지드링크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대변해 주고 있다.

이미 미국, 유럽 등 세계 주요 국가들이‘정크푸드’로 요약되는 식품에 대해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지난해 3월부터 ‘어린이 식생활 안전관리 특별법’의 시행으로 초중고교 내 피자·햄버거·탄산음료 등 고열량저영양식품의 판매를 금지 시킨데 이어 올 1월부터는 오후 5시부터 오후 7시까지 TV광고를 제한하고 나선 상황이다.

이에 더해 최근 식약청은 내년 상반기까지 ‘신호등 표시제’를 도입, 식품 구매시 고열량저영양식품의 확인이 가능하도록 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으며 미국 하버드 대학 연구팀은 동물실험 결과 탄산음료의 톡 쏘는 맛을 내는 ‘인산’이 신장질환이나 심장병을 일으키고 근육과 피부의 수축을 유발해 노화를 앞당길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 탄산음료의 입지는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음료업계 측은 탄산음료 업체들이 고열량저영양식품 기준에 맞춰 다양한 대책을 강구하고 있겠지만 탄산음료 자체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는 현 상황에서 탄산음료의 시장 확대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이 와중에 에너지드링크는 카페인에 대해 한동안 부정적이었던 소비자의 인식이 다소 누그러진 점과 콜라보다 적은 식물성 카페인 성분이라는 점 등을 내세워 탄산음료시장을 잠식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국내 음료업계에서는 에너지드링크의 주된 수요층으로 20~30대 남성을 꼽고 있으며 점차 수험생과 운전·야근하는 이들까지 수요층이 넓혀질 것으로 예측하고 그동안 여성 수요를 주로 반영해 온 음료 시장 안에서 새로운 시장이 형성될 가능성과 월드컵 등으로 인해 고조된 스포츠 열기를 바탕 삼아 에너지드링크 시장의 성장에 대해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

결국 에너지드링크 시장은 탄산음료 입지의 축소, 새로운 시장의 형성 가능성이라는 프리미엄을 안고 그동안 국내에 형성됐던 기능성 음료, 특히 자양강장 음료와의 한판 승부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 싸움은 커지고 있는 시장에서 누가 더 많은 점유율을 차지하느냐로 귀결될 것으로 생각된다.

저작권자 © NEXT ECONOM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