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휴가 특집

여름이다. 낮에는 스트레스 제곱으로 올려주는 찜통더위가 극성이고 밤이면 열대야가 나를 잠 못 들게 괴롭힌다. 짜증나는 한 여름의 그나마 오아시스 격인 휴가는 아무리 길게 잡아도 짧기만 하다. 긴 여름에 짧은 휴가. 비키니 해변도, 발 시린 계곡물도 좋지만 입과 눈이 즐거운 별미 음식을 찾아 떠나는 여행이나 막힌 도로에 대한 짜증 없이 낭만을 즐길 수 있는 기차 여행도 한 번 고려해 봄직하다. 이에 본지에서는 별미 여행과 기차여행을 주제로 가볼만한 곳을 찾아 봤다.

 

 입맛 찾아 떠나는 별미 여행

여름철엔 아무래도 식욕이 떨어진다. 더위에 지쳐 입맛도 없지만 찬 음식만 찾다보니 소화가 제대로 안돼서도 그렇다. 더위를 이겨 내려면 체력은 필수. 그렇기에 우리 옛 조상들은 초복, 중복, 말복의 삼복을 만들고 복달임이라하여 체력도 보강하고 원기도 채워줄 수 있는 음식들을 찾았다. 이번 여름휴가엔 전국의 별미를 찾아 여행도 하면서 입맛도 찾아봄이 어떨까.

1. 벗과 함께 추억을 나누는 맛 영동어죽

송글송글 맺힌 이마의 땀도 식혀줄 맛이 있다. 따가운 햇살을 피해 그늘에 모여 앉아 맑고 시원한 물속에 발을 담근다. 이마저도 부족한 듯 바지를 걷어 올리고 웃옷을 벗어젖히고는 마냥 신나하며 물고기 사냥을 하고 갓 잡아 올린 생선을 다듬어 커다란 솥에 넣고 죽을 쑤었다.

한 잔 막걸리에 죽 한 술은 고단한 일상을 위로해 주고 쇠잔해진 기력을 채워주었으며 친구와의 우정을 달구어 주었다. 그렇게 즐겨 먹던 일상의 별미가 훗날 어죽이 되었고 친구들과 나누던 맛은 이제 많은 사람들과 함께 나누게 되었다.

소백산맥의 지류를 따라 옹골찬 산들과 금강이 만난 연유로 논보다는 과실을 키우기에 적당했던 내륙지방 영동의 맛은 소탈했다. 어죽 한 그릇이면 어릴 적 같이 뛰놀던 벗도, 갓 태어난 생명만큼 순수했던 자연도 생각난다. 영동의 어죽은 참으로 진한 추억의 맛이다.

(문의전화 : 영동군청 문화공보과 043-740-3213, 가선식당 043-743-8665)

2. 정선 아가씨의 눈물, 올챙이국수

비행기를 타고 가듯 어질어질 높다는 비행기재를 넘으면 강원도 정선 땅이다. 앞산과 뒷산을 이어 빨래 줄을 건다는 두메산골 정선 땅에 들어서면 손바닥만 한 밭뙈기를 일구며 살던 정선 사람들의 구슬픈 아라리가 들려온다.

옥수수를 불리고 갈아 구멍 낸 바가지에 눌러 동글동글 올챙이국수를 만들어 먹던 여량리 처녀와 곤드레 나
물을 뜯으러 다니던 유천리 총각이 정선 땅에 살았고 지금도 정선사람들은 같은 음식을 먹으며 그 땅에 살고 있다. 애달프던 청춘남녀의 사랑이야기는 정선오일장터에서도 병방치에서도 아우라지 강가에서도 만날 수 있으니 뗏군이 되어 떠난 총각을 기다리던 여량리 처녀는 아직도 아우라지 강가에서 연인을 기다린다.

그들의 사연을 아는 듯 모르는 듯 아우라지 강물은 그 때처럼 흐르고, 척박하고 고단한 삶을 살았던 두 사람의 이야기는 정선아리랑이 되어 물살을 타고 흘러간다.

(문의전화 : 정선군청 관광문화과 033-560-2361~3)

3. 유교적 제례문화 정신 깃든 건강식

유교문화에서는 제사를 많이 지낸다. 안동에는 지금도 1년에 10여 차례 제사를 지내는 종가들이 있다.

제사를 정성껏 받들기 위해서는 제사 음식을 준비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종부의 손에 의해 만들어지는 제사 음식은 많이, 급하게 먹어도 체하지 않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조상님이 돌보아주는 음식으로 인식되어 왔다. 이러한 문화를 반영하는 음식이 바로 헛제사밥이다. 제사를 지내지 않고 제사 음식과 똑같이 해서 먹는 음식이기에 헛제사밥이라고 불린다. 각종 나물을 비벼서 먹는 밥과 어물, 육류를 끼운 산적에 탕국이 곁들여진다. 일반 음식과 달리 소금, 국간장, 참기름, 깨소금 등 자극성을 피한 식재료를 양념으로 사용한다.

안동 헛제사밥은 채소, 단백질 등이 골고루 어울렸으며 유교적 제례문화의 정신이 깃든 일품요리이다.

(문의전화 : 안동시청 관광산업과 054-840-6391)


4. 전복 보다 귀한 대접을 받은 백합

백합은 부안에서 맛볼 수 있는 향토음식 중 하나다. 쌀과 백합의 조갯살을 쑨 죽이 백합죽이다. 백합은 변산반도의 서북부 연안바다에 많이 서식하고 있는 조개인데 흔히 생합이라 부르며 어른의 주먹만큼 큰 백합을 대합(大蛤)이라 한다.

백합죽은 4, 5년생의 백합 조갯살을 잘게 썰어 넣어 죽을 쑤는데 참기름을 약간 넣고 깨소금과 김으로 고명을 쓰기도 한다. 맛이 담백하고 부드러우며 철분과 핵산이 많아서 담석증과 간에도 좋다고 한다. 백합은 4~5월에 살이 가장 오르고, 백합이 머금고 있는 염도나 영양섭취가 왕성하고 타포닌 성분이 있어서 알코올을 분해하고 간 기능을 좋게 해준다고 한다.

특히 부안군 일대 식당에서는 기존의 백합탕과 백합죽 외에 부안의 특산품인 뽕과 오디를 이용한 새로운 레시피인 참뽕백합죽을 선보여 여름 별미로 인기를 얻고 있다. 격포는 특히 주꾸미와 바지락, 백합 등의 조개류가 맛이 좋다. 변산반도 연안의 자연산 바지락을 시원하게 우려낸 바지락칼국수와 바지락죽, 그리고 쫄깃한 조개의 왕 백합이 입속 가득 씹히는 백합죽은 일대 식당 어디에서든 맛볼 수 있는 향토음식이다.

(문의전화 : 부안군 관광정보 안내 063-580-4434)

 

5. ‘사라락 사라락’죽순 크는 소리, ‘사각 사각’ 맛있는 죽순소리

대나무골 담양의 5~7월은 무척이나 분주하다. 우후죽순, 바로 죽순 때문이다. 비 개인 날, 방문을 열고 귀 기울이면 사라락 사라락 죽순 자라는 소리가 들릴 정도로 많은 죽순이 솟기 때문이라고 한다.

하루 최대 150cm를 자란다는 죽순이 땅 위에 쌓인 댓잎을 밀치고 빠르게 자라며 소리를 내기 시작하면 아이들의 대밭출입이 금해진다. 행여 실수로라도 죽순을 밟아 다치게 할까 싶어서다. ‘대나무밭 세 마지기면 부럽지 않은 부자다’라는 말이 있었을 만큼 대나무는 담양사람들의 중요한 농산물이었던 것이다. 모두 죽물시장이 한창이던 옛 담양의 이야기이다.

이제는 그 귀한 죽순이 죽순나물, 죽순회, 죽순 된장국, 죽순전 등 다양한 음식으로 변신하여 담양 대나무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으며, 향긋하고 구수한 향과 사각사각 씹히는 식감이 일품이다. 관방제림, 메타세쿼이아 길 등 운치 있고 내력 깊은 숲도 초록이 한창이다.

(문의전화 : 박물관앞집 061)381-1990 담양죽순영농조합법인 061-382-1234)
자료제공 - 한국관광공사

길 막힐 걱정 없이 떠나는 기차여행

휴가때면 고속도로는 몸살을 앓는다. 에어컨을 틀었다고는 하지만 뜨거운 태양 아래 꽉 막힌 도로를 운전하는 것은 해보지 않고는 말을 하지 마라.  떠날 때는 그래도 좋다. 도착하면 어쨌든 즐거운 휴가니까. 돌아올 때 피곤에 지친 몸으로 가다 서다를 무한 반복하게 만드는 지루한 도로는 중노동보다도 더한 고역이다. 차라리 막힐 걱정없는 기차여행을 하자. 쾌적한 열차 안에서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풍경을 보는 것도 좋고 도착해서는 돌아올 때의 막힘을 걱정하지 않아서 좋다. 코레일에서는 기차와 전용버스를 연계해 전국의 바다, 섬, 강, 계곡 등을 취향대로 골라 갈 수 있는 ‘무더위 하하호호(夏夏好好) 기차여행 30선’을 내 놓았다.

 

1. 파도소리까지 시원한 ‘바다路’

바다路 기차여행은 당일, 무박 2일, 1박 2일 코스로 동해, 서해, 남해의 해수욕장을 비롯해 새만금 방조제, 정동진 일출, 환선동굴 등을 함께 감상할 수 있도록 짜여졌다. 특히, 강원도의 명물로 자리 잡은 바다열차, 정선의 레일바이크와 풍경열차는 이 지역을 찾는 여행객이 꼭 체험해야 할 추천 코스이다.

바다路 여행상품에는 대관령 양떼목장과 옥계해수욕장, 주수천고기잡이체험 및 주문진수산시장을 둘러보는 ‘옥계해수욕장 2박3일 기차여행’과 고래불해수욕장, 월송정, 성류굴, 다덕약수탕, 부석사 등을 둘러보는 ‘고래불 해수욕장 기차여행’, 비응도와 새만금횡단, 신시도트래킹(배수갑문전망, 기념공원관광) 후 내소사와 변산채석강을 돌아보는 ‘새만금/신시도 트래킹 기차여행’ 등이 있다.


2. 느림의 미학 ‘섬으路’

섬으路 기차여행은 도시의 번잡함을 벗어나 우리나라 청정자연을 간직한 ‘섬’에서 자연과 함께 여유를 느껴 볼 수 있는 여행 코스다. 신비의 섬 울릉도, 소중한 우리 땅 독도, 남해의 진주 소매물도 등을 찾아 느림의 미학을 즐겨볼 수 있다.

이 카테고리에는 홍도와 흑산도, 비금도, 명사십리 등을 돌아보는 ‘홍도-몽돌/시목/영사십리해수욕장(2박3일)’코스가 있다. 홍도와 흑산도,비금도, 도초도는 때묻지 않은 서해안의 기암비경 명승지로 지명도가 높으며 주변에는 청정해역을 자랑하는 아름다운 바다와 몽돌, 하누넘, 명사십리, 시목해수욕장 등이 있어 가족여행으로도 최적의 코스다.

또 선유낙조와 명사십리, 삼도귀범 등 선유팔경으로 유명한 선유도를 포함해 내장산-죽녹원-메타쉐콰이어길-곡성기차마을-강천산트래킹 등의 일정으로 짜여진 ‘군산 - 선유도해수욕장(1박2일)’코스도 있다. 이 밖에 목포 앞바다에서 6Km 떨어진 섬 외달도를 여행하는 ‘사랑의 섬! 외달도 KTX 여행’과 바람과 파도가 만들어낸 천혜의 절경을 감상하고 CF로 잘알려진 쿠크다스 등대섬까지 다녀올 수 있는 ‘남해의 진주 소매물도 기차여행’도 있다.


3. 산 좋고 물 좋은‘산과 계곡으路’

전국의 명산대천을 찾아 산과 계곡에서 여름을 즐길 수 있는 기차 여행도 있다.

정선을 시작으로 묵호항과 경포대, 영월청령포, 다하누촌 한우마을 등을 경험하는 ‘강원도 구석구석 피서여행’과 정선 청정계곡 개미들 마을에서 송어잡기와 정선 5일장터를 둘러보는 ‘청정계곡 정선 기차여행’이 있으며, 억만년 전 육식ㆍ초식 공룡들의 발자국이 기암괴석과 함께 생생하게 살아 숨쉬며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신비의 섬 사도와 모래가 조개껍질로 되어있는 해수욕장을 즐길 수 있는 ‘사도와 송광사 계곡 여행’코스가 있다.

또 소백산청정지역의 한우불고기를 점심으로 먹고 봉화군 청정지역의 이나리강 절경을 감상한 뒤 청량산도립공원의 그린투어 팜스테이 녹생농촌을 체험하는 ‘주왕산 슬기온천 1박2일’코스와 남도의 아름다운 섬진강 명물 현수교와 지리산 계곡에서의 발 담그기, 한려수도 끝자락 오동도 유람선투어 및 전국 유일의 검은
모래 해수욕장에서 바캉스를 즐길 수 있는 ‘지리산 계곡과 검은 모래 바캉스 여행’도 있다. 이 밖에 시원한 계곡물과 기암괴석이 어우러진 별천지 ‘주왕산 계곡 기차여행’ 등이 있다.


4. 여름스포츠 래프팅! ‘강으路’

급류타기의 짜릿함과 시원함을 느낄 수 있는 래프팅 상품도 올 여름을 식혀줄 수 있는 추천 아이템 가운데 하나다. ‘동강래프팅 기차여행’은 원시삼림, 강과 절벽의 조화를 이뤄 굽이굽이 펼쳐지는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하는 동강에서 래프팅을 즐기는 상품이다. 특히 ‘고기가 비단결같이 떠오르는 연못’이라는 의미의 어라연에서 즐기는 래프팅은 국내 최고라 해도 손색이 없다. 또 하얀 모래가 깔려있는 이나리 강변에서 래프팅, 낚시, 등산, 물놀이 등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으며 100대 명산중 하나인 주왕산 트래킹을 할 수 있는 ‘산과 함께 물과 함께 이나리강 여행’, 천상의 화원 외도 보타니아와 섬진강변을 따라 시원하게 레일바이크를 즐길 수 있는 ‘외도, 해금강, 섬진강 레일바이크 무박2일’ 코스도 있다.

이 밖에 청풍호+단양팔경 1박2일 여행 코스는 선사시대의 고인돌, 선돌과 민가, 향교 등을 복원 배치한 청풍문화재단지와 옥순봉, 구담봉, 금수산 등 청풍호를 유람하고 옥색절경 선암계곡과 단양팔경 가운데 사신암을 둘러본 뒤 소백산국립공원 및 온달관광지를 구경할 수 있으며 남이섬 여행코스는 로맨틱 아일랜드 남이섬과 청평호수에서 시원한 바나나보트를 즐길 수 있다.

자료제공 - 코레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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