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기 시장 경쟁심화로 신사업 진출 모색

웅진코웨이와 청호나이스, 교원L&C 등 국내 정수기 업계를 이끌고 있는 대형업체들이 기존 사업 분야와는 전혀 다른 화장품사업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와 같은 추세는 최근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진출로 정수기 시장이 과열경쟁체제에 들어서면서, 이에 대한 돌파구를 찾기 위한 신사업 확장의 필요성을 인식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대형 정수기업체 화장품시장 본격 진출

사실 대형 정수기 업체들은 이전부터 화장품사업을 진행해왔다. 웅진코웨이는 중국에서 지난해 4월 프리미엄 고기능성 브랜드 ‘셀라트(Cellart)’를 출시해 지난해만 약 3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한 바 있다. 청호나이스는 1996년 프랑스 계열 화장품을 직수입해 판매해 오고 있으며, 교원 L&C는 2004년 미백기능성 화장품 ‘마무’를 출시했다.

그러나 이들 3사는 지난해부터 화장품 브랜드 런칭에 더욱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몇 년간 국내에서 화장품 사업이 주춤했던 업체들이 오랜 공백을 깨고 신규 브랜드 개발을 시작한 것이다.

특히 1999년 코리아나 화장품을 매각하면서 10년간 국내 화장품 사업을 중단했던 웅진코웨이는 지난 2월 국내 화장품 시장 진출을 공식적으로 선언하며, 올해 9월 출시를 목표로 신규 화장품브랜드 개발 및 제품 개발을 진행 중이라 밝혔다. 또한 내년 400억 원, 2014년에는 2000억 원의 매출을 목표로 국내 TOP3 화장품 기업으로 성장한다는 계획이다.

청호나이스와 교원L&C도 지난해 화장품브랜드를 새롭게 런칭하며 화장품시장 진출에 관심을 높이고 있다. 청호나이스는 지난해 하반기 자연주의 화장품 ‘나이스 휘’를 출시했으며, 향후 고 기능성 안티 에이징 라인과 한방제품을 추가로 출시할 예정이다. 교원L&C는 지난해 5월 한방화장품 ‘고스란히 담을 예’ 7종 라인을, 6월에는 스킨케어 브랜드 ‘마무’에서 선블록을 출시했다. 
 

정수기 시장, 과열경쟁 돌입

정수기 업체들의 화장품시장 진출이 본격화되는 것은 최근 들어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정수기 시장에 진출하며 정수기 시장의 경쟁이 심화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현재 국내 정수기 시장은 웅진코웨이, 청호나이스, 교원L&C 3사가 전체 정수기 시장의 약 70%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특히 웅진코웨이의 경우 지난해 매출 1조 4119억 원, 영업이익 2043억 원을 올리며 전년 대비 7.4%의 성장을 보였다.

그러나 최근 들어 정수기시장은 점차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양상이다. LG전자, 현대백화점 그룹, 필립스 등 대형 업체가 정수기 사업에 뛰어들었고 지난해에는 밥솥 1위 기업 쿠쿠홈시스가 ‘쿠쿠내추럴 워터 냉온 정수기’를 출시하며 정수기 사업에 진출했다. 이외에도 삼성전자의 정수기 사업진출 소식이 들려오고 있으며, 중소 업체들도 계속해서 정수기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특히 대기업들은 저렴한 가격과 차별화된 서비스, 고급화 전략 등을 앞세워 기존 정수기 업체들과 경쟁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때문에 기존 정수기 업체들은 과열 경쟁으로 어려워진 시장상황의 돌파구를 찾기 위해 새로운 분야인 화장품사업 진출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아모레퍼시픽의 ‘화장품시장 2009 리뷰 및 2010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화장품 시장은 지난해 약 7조원 규모의 매출을 나타냈다. 국내 화장품 산업은 2005년 낮은 성장률을 기록한 이후, 2006년부터 올해까지 지속적으로 성장률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2009년에는 경기 불황에도 불구하고 12.5%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러한 화장품 시장의 성장세는 올해도 유사하게 이어져 11%의 성장을 기록, 8조원 대 매출 규모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화장품 시장에서도 특히 방문판매 경로는 2009년 약 9.1% 정도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올해는 불황기로 인한 여성의 사회참여 확대에 따른 판매원 수 증가, 판매 카테고리의 다양화 등의 요인으로 약 7.3%정도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정수기 업체 3사는 이러한 화장품시장, 특히 방문판매 시장의 긍정적 전망에 따라 기존 사업에서 해오던 방문판매방식을 이용한 시너지 효과를 노리며 화장품 시장 진출을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기존 사업방식 이용한 ‘시너지효과’

홍준기 웅진코웨이 사장은 화장품 시장 진출을 선언하며 “웅진코웨이의 방문판매 노하우를 활용한다면 투자 비용을 절감하면서 성공적인 신규 사업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화장품 시장진출 배경을 설명한 바 있다. 청호나이스 홍보팀 관계자 역시 “판매루트가 주로 방문판매이기 때문에 기존의 노하우를 적절하게 이용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 교원L&C의 경우 100% 방문판매 유통방식을 통해 한방화장품을 출시, 약 한 달 만에 15억의 매출을 달성하는 등의 성과를 보였다. 정수기 시장에서의 방문판매 노하우와 사업기반이 화장품 시장에서도 어느 정도 통할 수 있음을 증명한 것이다.

생산방식에 있어서 자체 공장이 없어도 전문 제조업체를 통해 손쉽게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이 가능하다는 점도 화장품 사업의 장점이다. 현재 청호나이스의 ‘나이스 휘’의 경우 OEM 방식으로 생산하고 있으며 웅진코웨이는 화장품 전문 제조업체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생산기반을 확보할 예정이다. 또 교원 L&C에서 2004년 출시한 미백기능성 화장품 ‘마무’는 OEM 방식으로 생산되며, 지난해 출시된 한방화장품 ‘고스란히 담을 예’는 ODM(제조업자 설계생산) 방식으로 생산하고 있다.

이들 업체들은 후발주자로서 기존 화장품 업체들과 경쟁해야한다는 부담을 안고 있지만 화장품 시장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기존 화장품 업체들은 이들의 화장품시장 진출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분위기다.

아모레 퍼시픽 홍보팀 관계자는 “아모레 퍼시픽의 경우 이미 방판시장에 활발히 진출해 있고 기존의 시스템을 잘 구축해 놓은 상태이기 때문에 새로운 업체들의 진출로 인해 많은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며 “새로운 업체들과 경쟁을 하게 되더라도 충분히 대응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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