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건강은 원활한 배변에서

건강한 삶을 유지하는 데에 있어 원활한 배변은 원활한 영양보충 못지않게 중요한 요소다. 그러나 많은 현대인들이 불규칙한 생활습관과 스트레스로 원활한 배변활동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건강의 시작이자, 내 몸 상태를 파악하는 척도인 배변에 관심을 갖고 보다 건강한 아침을 맞이하자.

 

만병의 근원, 숙변

현대사회에서 건강을 지키기란 쉽지 않다. 일상에서의 피로와 스트레스, 오염된 환경, 불규칙한 생활습관까지 건강을 위협하는 요소들은 우리의 생활 깊숙이 파고들어 있다. 이 때문인지 일반적인 트렌드와는 다르게 웰빙은 처음 그 용어가 등장한 지 상당한 시간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주요 트렌드로 주목받고 있다.

원활한 배변활동은 건강한 생활을 위한 필수 요소다. 많은 이들이 건강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영양섭취에 주로 집중하고 있지만, 배변활동은 그 못지않게 중요한 부분이다.

현대인들 중 상당수는 스트레스, 과식, 운동부족, 영양불균형 등의 부정적인 요인으로 변비에 시달리고 있다. 흔히 변비라면 1일 1회 정도의 일정한 주기로 배변을 하지 못하는 경우를 의미하는 것으로 알기 쉽다. 그러나 매일 배변을 하는 사람이라도 변비일 수 있다. 매일 배변을 하긴 하지만, 뱃속에 여전히 변이 남아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2, 3일에 한 번 정도 변을 보더라도 쾌변의 느낌이 있을 때는 변비가 아닐 수 있다. 복부비만이나 피부트러블이 있는 사람, 몸이 잘 붓고 붓기가 쉽게 빠지지 않는 사람은 한번쯤 자신도 알지 못하는 사이 변비에 걸려있는 것은 아닌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변을 본 뒤 잔변감이 있거나, 굳은 변을 보는 경우, 배에 가스가 차는 것 같은 느낌이 들 경우 그것이 변비의 증상일 수 있다.

변비에 걸리면 우리 몸의 대장과 소장에는 숙변이 쌓이게 된다. 숙변은 단순히 체내에 남은 잔변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변비 등으로 인해 소장과 대장 벽에 눌러 붙어 누적된 변을 말한다. 일반적인 잔변은 일시적으로 변비약을 복용하거나 관장을 하면 배설이 가능하지만, 숙변은 이런 방식으로 쉽게 배설되지 않는다.

숙변은 우리 몸속에서 암모니아, 인돌, 스카톨, 일산화탄소, 황화수소, 메탄 등의 독소를 유발한다. 이렇게 발생한 독소는 만성 피로를 일으키며, 심할 경우 동맥경화나 고혈압, 뇌출혈 등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독소로 인해 혈액이 오염되고, 걸쭉한 상태로 변하면 콜레스테롤 등의 노폐물이 혈관 벽에 눌러 붙으면서 혈관이 좁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숙변에서 나오는 독소는 신체 전반에 악영향을 끼쳐 노화와 만병의 근원으로 불리기도 한다.   

 

변 모양에 따른 건강상태

배변이 얼마나 원활하게 되는가와 더불어 변이 어떤 상태로 나오는지를 살펴보는 것도 중요하다. 변의 모양, 무르기, 색깔 등은 우리 몸의 건강상태를 알려주는 신호이기도 하다.

가장 건강한 변의 모습은 황금색의 바나나 모양으로 끊어지지 않고 길게 마지막까지 나온 상태다. 식생활과 정신상태 모두 좋은 때 나오는 변으로, 장 활동이 활발하고 장내 환경도 안정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힘이 없고 가늘게 나오는 변은 다이어트 등으로 식사량이 부족하거나, 근육이 약해진 젊은 여성에게서 많이 볼 수 있는 변이다. 이와 같은 모양은 음식 섭취가 제대로 되지 않아 장 활동이 느슨하고 내보내는 힘도 모자라기 때문에 만들어진다. 이 경우 변을 단단하게 해줄 수 있는 음식을 먹어줘야 한다.

진흙 같은 상태의 물렁물렁한 변은 체내에서 수분이 충분히 흡수되지 않아 발생한다. 이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장이 나빠지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으며, 과민성 장 증후군일 가능성도 있다. 색은 검은색이 도는 갈색이나 검은색을 띠며, 냄새도 심하다. 이 상황이 계속 이어지면 식중독이거나 기생충이 있을 가능성이 있으니 병원에 가보는 것이 좋다.

설사처럼 마치 물과 같은 형태의 변을 보는 경우는 장에서 수분을 거의 흡수하지 못할 때 발생한다. 스트레스와 폭식, 폭음이 원인인 경우가 많으며, 색은 여러 가지로 나타날 수 있으나 갈색 이외의 색이 나타나면 병원에 가보는 것이 좋다. 건강이 매우 악화된 상태이므로, 빠른 복구가 필요하다.

돌덩이 같은 변과 설사가 교대로, 혹은 동시에 나타나는 경우는 과민성 장 증후군의 하나로, 장의 리듬이 깨질 때 발생한다. 스트레스나 불규칙적인 생활로 전체적인 건강 상태가 나쁜 경우이므로 생활 습관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

‘토끼 똥’이라고도 불리는 단단하고 작은 변은 몸 안에 변이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서 수분을 너무 빼앗겼기 때문에 나타난다. 이 경우 변비가 되거나 배에 가스가 차게 되며, 계속되면 치질로 발전할 수 있다. 식이섬유를 많이 섭취하고, 변을 참지 않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붉은색 변은 대장이나 직장, 항문에서 출혈이 있는 경우와 위나 십이지장에서 출혈이 많을 때 나타난다. 식도나 위와 같은 소화기관 위쪽 부위의 출혈 때문인 경우 전체적으로 암적색을 띠며, 직장이나 항문 같은 아래쪽 부위 출혈은 대변 겉에 붉은 피가 묻어나온다. 또 변에 코 같은 점액이 묻어나오면 대장암을 의심해볼 수 있으며, 대변이 물 위에 뜨면서 기름방울이 있고, 흰 점토 같은 색을 띠면 지방변을 의심할 수 있다.

 

좋은 배변을 위한 습관

좋은 배변을 위해서는 좋은 생활 습관이 필수다. 가장 기본적인 것은 먹는 습관이다. 귀리, 보리, 콩, 옥수수, 과일, 야채 등 식이섬유가 풍부한 음식을 먹고, 하루 1.5~2리터 정도의 충분한 수분을 섭취해야 한다. 대장암 증가의 주원인인 육류나 기름진 음식 위주의 식습관은 지양하고, 장의 활동력이 떨어지는 밤에는 가급적 음식을 먹지 않는 것이 좋다. 또 과식과 폭식을 유발하는 불규칙적인 식사를 규칙적으로 바로잡아야 한다.

올바른 배변습관을 들이는 것도 필요하다. 변의가 있을 때면 그 시기를 놓치지 말고 변을 봐야하며, 배변 시간이 10분을 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변비나 설사 증상이 있을 때마다 지사제나 변비약을 복용하는 것도 금물이다. 과도한 약물복용은 후에 약효가 떨어져 복용량을 늘리게 되는 악순환을 만들게 되며, 약물이 장내 유익한 균을 죽이고 유해 세균과 부패물질은 늘려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더불어 주당 최소 3일, 하루 20~40분씩 규칙적인 운동을 하며, 특히 복부나 엉덩이 근육은 사용하지 않고 항문과 질(요도)을 조이는 케겔 운동을 수시로 병행하는 것 또한 장 건강에 도움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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