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경쟁력은 물론, 업계 발전에도 기여

오늘날의 소비시장에서 브랜드는 기업의 역량과 제품의 품질 이상으로 소비자들의 충성도를 이끌어내는 중요한 요소로 평가받는다. 이처럼 브랜드의 가치가 높이 평가받는 트렌드에 따라 직접판매업계도 브랜드마케팅이 점차 활성화되는 추세다. 직판업계의 브랜드마케팅은 각 기업의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업계 전체의 이미지 제고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특히 의미 있는 현상으로 여겨진다.



소비자 충성도와 직결되는 브랜드파워

브랜드에 대한 사전적인 정의는 경쟁자와 확연하게 구별되는 자사 제품만의 표식을 말한다. 그러나 마케팅에 있어서 브랜드의 개념은 이러한 사전적 정의에 머무르지 않는다. 브랜드는 제품과 관련된 인식, 경험, 연상 및 이미지의 집합체로서, 독자적인 이미지를 통해 소비자에게 어필하고, 이를 통해 소비자들의 충성도를 이끌어내는 마케팅의 중요한 요소다.

기본적으로 제품과 기업에 대한 소비자의 충성도는 제품의 품질에 대한 만족도에서 형성된다. 제품을 경험한 소비자들이 품질에 대한 신뢰도를 갖게 되면서 꾸준히 해당 제품, 더 나아가 그 제품을 생산한 기업의 다른 제품들을 구매하게 되는 것이다. 브랜드마케팅의 1차적인 효과는 이런 부분에 기인한다. 한 브랜드 내에 포함되어 있는 제품들은 하나의 이미지로 연결되어있다. 때문에 강력한 브랜드 파워는 손쉽게 특정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충성도를  다른 제품들로 확장시킬 수 있다.

현대의 소비자들은 단순히 제품을 기능과 성능만으로 판단해 구매하지 않는다. 그 시대의 트렌드,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 등이 반영된 매력적인 이미지는 소비자들의 구매를 유도하는데 있어서 제품의 품질 이상의 영향력을 발휘한다. 시장에는 계속해서 새로운 기술과 신제품이 쏟아져 나오고, 경쟁은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품질은 제품의 기본적인 요소일 뿐, 더 이상 경쟁 제품과의 차별화 요소로 작용하지 못하고 있는 추세다. 이런 상황에서 브랜드는 더욱 특별한 가치를 갖는다. 강력한 브랜드는 비슷비슷한 제품들 중에서 특정 제품을 의미 있고 차별화된 존재로 만들어주는 역할을 한다. 때문에 기업들은 경쟁사와 차별화된 이미지를 확보함으로써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기 위해 브랜드 전략을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브랜드의 가치와 역할이 커지면서 오늘날에는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브랜드 이미지를 형성함으로써 먼저 소비자들의 충성도를 이끌어내고, 이를 통해 제품을 구매하도록 하는 차원으로 마케팅의 방향이 변화하고 있다.

 

제품 경쟁에서 브랜드 경쟁으로

인터브랜드가 평가한 2009년 100대 브랜드를 살펴보면, 코카콜라가 687억3400만 달러, IBM이 602억 1100만 달러, 마이크로소프트는 566억4700만 달러, GE는 477억7700만 달러, 노키아가 348억6400만 달러의 가치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기업으로는 삼성전자가 175억1800만 달러로 19위에 올랐으며, 현대자동차는 46억400만 달러로 69위에 랭크됐다. 세계적인 기업들의 브랜드는 이처럼 막대한 가치를 지닌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오늘날 브랜드의 가치가 얼마나 큰 것인지를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최근의 기업 광고들을 보면 대기업들은 이미 브랜드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인터브랜드의 브랜드 평가에서도 국내 기업 중 가장 높은 순위를 차지한 삼성전자의 경우 애니콜, 하우젠, 파브 등 쟁쟁한 브랜드들을 갖추고, 각 브랜드별로 차별화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특히 생활가전 브랜드 하우젠은 모든 제품 광고에 있어서 하우젠이라는 브랜드 네임을 강조함으로써 브랜드 아래의 전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충성도를 동시에 이끌어내고 있다.

한 때 011, 016, 019 등 각 사의 식별번호를 강조하며 마케팅을 펼쳤던 이동통신업체들도 이제는 차별화된 브랜드를 가지고 경쟁을 벌이고 있다. SK텔레콤의 T, KT의 Show, LG텔레콤의 Oz가 그것이다. 사실 이들의 브랜드 경쟁은 필연적이라고 볼 수 있다. 각 사별로 식별번호를 사용하던 것이 새로운 번호에 대해 010의 단일 번호를 사용하도록 변화함으로써 기존의 식별번호는 더 이상 의미가 없어졌다. 또한 3세대 이동통신이 시작되고, 기존의 2세대와 3세대가 일시적으로 공존하는 시점에서 기존 2세대 브랜드와는 차별화되는 3세대만의 이미지가 필요해졌다. 이러한 흐름을 타고 시작된 이들의 새로운 브랜드 경쟁은 자사만이 가지고 있는 차별화된 서비스와 가치를 강조하며 이전에 비해 더욱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양상이다.

제과업계에도 브랜드 마케팅 시대가 찾아왔다. 오리온은 프리미엄 제과 브랜드인 닥터 유(Dr. You)와 마켓오(MarketO)를 선보였다. 이들은 몸에 좋지 않은 화학첨가물을 넣지 않고 만들어진 제품들로, 맛에 경쟁력의 초점을 맞춰왔던 기존의 제과 시장에서 차별화된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특히 마켓오는 소매용 제과와 더불어 웰빙 레스토랑 사업까지 포함하는 브랜드로서 오리온의 웰빙 먹거리 사업을 이끌고 있다.

 

직판업계도 브랜드 시대

직접판매업계에서도 브랜드마케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기능과 타깃, 유통경로 등에 따라 제품 라인을 분류해 브랜드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화장품업체들은 직접판매업계 브랜드마케팅의 대표적인 사례. 이들은 각 사별로 다양한 브랜드를 선보이며 방문판매 화장품도 전용 브랜드를 통해 관리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헤라, 설화수나 LG생활건강의 오휘와 후, 코리아나화장품의 자인과 에코 36.9˚ 녹두 등이 대표적인 방판 화장품 브랜드다.

다단계판매업계에서의 브랜드마케팅은 특히 다수의 제품군을 보유한 종합 유통업체에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한국암웨이는 전체 제품군을 상품군별 브랜드로 관리하고 있다. 건강식품 브랜드인 뉴트리라이트를 비롯해 뉴트리라면, 행복한아름, BI-Happy 등 국내 기업들의 제품을 브랜드화한 원포원(One-for-One) 브랜드까지 20여개의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한국암웨이는 뉴트리라이트의 자선 축구경기 후원, 아티스트리의 온라인 서포터즈 모집 등 각 브랜드의 이름을 내건 사회공헌활동이나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지난해 9월부터는 뉴트리라이트를 전면에 내세운 TV 광고를 시작했다.

하이리빙은 2006년부터 브랜드마케팅을 본격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하이리빙에서만 판매하는 자체상품들에 대해서는 대부분 제품군에 따라 개별 브랜드를 개발하거나, ‘하이리빙’이라는 기업명을 하나의 브랜드로 활용하고 있다. 건강식품 브랜드인 엔트리, 화장품 브랜드인 세르본 등 10여개의 브랜드를 갖고 있으며, 화장품 브랜드인 세르본을 체험할 수 있는 ‘샘플존’ 운영,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엔트리 비타민 제품을 나눠주며 길거리 마케팅을 펼쳤던 ‘하이리빙 비타민 데이’ 등 다양한 방식으로 대표 브랜드를 알리기 위한 작업을 해왔다. 또 지난 2009년에는 대표 브랜드들을 적극적으로 알림으로써 브랜드 파워를 강화하기 위해 ‘브랜드 캘린더’를 제작하기도 했다.

아이쓰리샵 역시 브랜드 마케팅에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업체다. 국내 유명 기업들과의 제휴를 통해 선보이는 제품들은 본래 브랜드를 유지하면서도, 자체 상품들에 대해서는 구스, 닥터디케어 등의 브랜드로 따로 관리한다. 아이쓰리샵은 현재 자체 브랜드파워를 더욱 강화하기 위해 기존 브랜드를 체계적으로 재정리하고 있는 중이다. 아이쓰리샵 관계자는 “기존 브랜드 네임은 유지하되, 각 브랜드를 보다 디테일하고 확실하게 재정립할 것”이라며 “더불어 새로운 브랜드 개발도 지속적으로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신규 사업영역 강화에 적극 활용

특정 제품군에 강점을 갖고 있는 업체들은 자사의 장점을 강화하거나 사업영역 확장을 위해 브랜드 전략을 활용하기도 한다.

월드종합라이센스는 누에고치에서 추출한 실크펩타이드를 활용한 ‘실큐투플러스’로 유명한 업체다. 자체 공장인 월드웨이에서 누에고치 가수분해 기술을 활용해 실크펩타이드 관련 제품들을 다수 생산하고 있는 월드종합라이센스는 실크펩타이드가 함유된 식품들을 ‘실큐’라는 이름으로 브랜드화하며 자사의 강점을 살리고 있다.

통신 다단계판매를 주력으로 하고 있는 앤알커뮤니케이션은 그간 자체 통신상품 브랜드인 ‘W 선불요금제’를 운영해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물류 상품군을 강화하면서 관련 브랜드 개발에도 노력하고 있다. 대표적인 브랜드로는 화장품 브랜드인 더 셀인, 정수기 브랜드 수애수 등이 있으며, 이 외에도 전 물류 상품에 대해 차근차근 브랜드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건강식품에 강점을 갖고 있는 유사나헬스사이언스코리아는 본사 차원에서 화장품 선세이의 브랜드를 강화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브랜드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유사나의 공식 사이트와는 별개로 뷰티풀사이언스(beautifulscience.com)라는 이름의 선세이 전용 홈페이지를 운영하고 있으며, 블로그인 ‘what's up, usana?’와 유사나 페이스북,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한 온라인 마케팅도 한창이다. 3월에는 뷰티풀사이언스의 한국 버전도 오픈했으며, 조만간 블로그 등 SNS를 활용한 마케팅도 전개될 예정이다.

건강식품 회사로 유명한 업체들이 화장품 사업을 진행하면서 이 부문을 특별히 개별 브랜드로 관리하는 방식은 방문판매 업계에서도 자주 사용되고 있다. 유니베라는 프리미엄 고기능성화장품 브랜드를 콘셉트로 리니시에라는 이름의 화장품 브랜드를 선보이고 있다. 또 김정문알로에는 벨루시에와 퓨어 등의 화장품 브랜드를 갖고 있으며, 풀무원건강생활은 이씰린이라는 이름으로 이씰린노블과 이씰린나노, 2개의 브랜드 라인을 갖추고 있다.

건강식품업체들은 자사의 건식 제품의 경우 특별히 브랜드로 관리하는 경우가 드물다. 기업명에 중점을 두고 각 제품들은 주력제품과 신제품을 중심으로 개별 이름

을 갖고 마케팅을 펼치는 경우가 보통이다. 그러나 화장품 종류에 대해서는 1개, 혹은 몇 개의 브랜드로 정리해 관리하고 있다. 이는 기능과 품질 못지않게 하나의 기호품이자 자기만족 상품으로서 독자적인 이미지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게 인식되고 있는 화장품 시장의 트렌드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화장품 시장 전반에서 광범위하게 인식되고 있는 브랜드파워의 중요성이 건식업체들의 화장품에도 적용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여기에는 기존의 사업영역을 다른 분야로 넓히면서, 새 사업영역에 대해 기존 기업의 이미지와는 차별화된 새로운 이미지를 정립하기 위한 의도도 담겨 있다.

 

업계 이미지 제고에 도움 기대

직접판매는 인적 조직을 통해 고객에게 직접적으로 제품을 홍보·전달함으로써 마케팅 비용과 유통마진을 줄이고, 그렇게 발생한 이익을 판매원과 소비자에게 보상해주는 판매방식이다. 사람과 사람을 거쳐 제품이 알려지고, 전달되기 때문에 직접판매에서는 구전 마케팅이 가장 핵심적인 마케팅 요소로 꼽힌다. 이와 같은 이유로 적극적인 이미지 광고를 펼치는 몇 개의 대형 방문판매업체를 제외한 대부분의 직접판매 업체들은 개별 제품의 기능과 효과에 마케팅 포인트를 집중해왔다.

이 부분은 전통적인 광고와 마케팅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대부분의 마케팅이 제품의 기능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최근에는 제품, 혹은 제품군의 이미지를 강조할 수 있는 브랜드를 중심으로 마케팅 트렌드가 변화했다. 직접판매 역시 최종적으로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소매 유통인 만큼 이러한 추세를 따라 브랜드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직접판매 업계가 갖고 있는 가장 큰 과제는 이미지 제고다. 시장이 상당히 건전화됐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불법 업체들로 인해 아직까지 사회적으로 안 좋은 이미지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다단계판매업계는 미등록 불법 피라미드 업체들에 대한 세간의 오해로 좀처럼 부정적인 이미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브랜드마케팅은 업계의 이미지 제고에도 한 몫 할 수 있다. 불법 피라미드 업체들은 제품보다는 고수익을 미끼로 사람들을 끌어들인다. 이 부분이 바로 불법 업체들과 합법 업체들의 결정적인 차이점이다. 브랜드라는 개념은 기본적으로 제품에 기반을 두고 있다. 때문에 직접판매 업계에서의 브랜드마케팅은 좋은 제품을 고객에게 전달한다는 기본적인 방향을 소비자들에게 알리고, 인식시킬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브랜드마케팅을 통해 제품과 기업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고, 불법업체와 차별화를 기함으로써 소비자들에게 긍정적인 이미지를 정착시킬 수 있는 것이다.

현재까지 직접판매 업계의 브랜드마케팅은 업계 상위 기업들을 위주로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브랜드마케팅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업체도 늘어나고 있으며, 본격적으로 브랜드마케팅을 준비하고 있는 업체들도 많다. 브랜드가 갈수록 큰 가치를 갖게 되는 현대 소비시장에서 직접판매 업계의 브랜드마케팅이 어느 정도의 효과를 가져 올 수 있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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