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 부진…전국 주택매매가 1.5% 상승
금값 급등에 새 ‘재테크 수단’ 부상

 

2009년 재테크 시장은 유동자산과 부동자산 간 수익률 격차가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최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주식 직접투자와 주식형펀드, 해외펀드 등 유동성 자산과 관련된 상품들의 호조가 두드러진 반면 부동산 시장은 부진해 2009년에 주택을 매입한 사람들은 제자리 걸음에 만족해야 했다. 특히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가 각각 연초 대비 49.65%와 54.67% 상승하면서 직접 투자에 대한 관심이 커졌으며 국내외 펀드도 증시 회복에 힘입어 50%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한편 금 가격이 지속적으로 오르면서 재테크 수단의 하나로 관심을 끌었다.

◇ 주식 직접투자 선전…코스닥 54.67% 상승

지난해 세계적 경기 침체로 폭락한 코스피지수가 반등하면서 주식 직접 투자자들이 큰 폭의 수익률을 거뒀다. 코스피지수는 2008년 말 1124.47포인트에서 2009년 12월 30일 1682.77포인트로 장을 마쳐 한해 동안 49.65% 상승했다. 코스닥지수는 같은 기간 332.05에서 513.57로 54.67%나 올라 42개 주요국 증시 가운데 상승률 15위를 차지했다.

코스피시장에서는 IT와 자동차 업종의 세계 시장 점유율 확대에 힘입어 전기전자와 운수장비 업종이 각각 87.62%와 68.64% 오르며 전체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코스닥시장도 마찬가지로 반도체와 IT부품이 136.5%와 111%씩 오르며 업종별 상승률 1, 2위를 차지했다.

◇ 국내외 주식형펀드도 수익률 50%대

지난해 경기 회복에 힘입어 국내외 증시가 급반등하면서 국내외 주식형펀드도 50%대의 높은 수익률을 나타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설정기간 1개월, 설정액 10억원 이상인 국내 주식형펀드 765개의 작년 평균 수익률은 53.27%였으며 해외 주식형펀드 770개의 수익률도 57.16%로 나타났다.

‘대신GIANT현대차그룹증권상장지수형(주식)’은 연초 후 수익률이 150.55%에 달했고, ‘미래에셋맵스TIGER SEMICON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주식)’은 138.45%로 그 뒤를 잇고 있다. 이 외에 ‘삼성KODEX반도체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주식)’, ‘하나UBS IT코리아증권투자신탁 1(주식)Class A’ 등도 세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해외 주식형 상품으로는 브라질과 글로벌 신흥국 주식이 선전하며 ‘미래에셋 브라질업종대표증권자투자신탁 1(주식)종류A’와 ‘미래에셋 브라질러시아업종대표증권자투자신탁 1(주식)종류A’가 각각 연초 이후 수익률이 146.52%와 139.10%에 달했다.

◇ 부동산 가격 상승률은 평균 하회

국민은행의 2009년 부동산 연간 결산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주택매매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1.5% 상승했으나 1986~2009년 평균 상승률(4.2%)을 크게 밑돌았다. 서울과 수도권도 마찬가지로 서울은 2.7% 오르는 데 그쳐 상승률이 전년도(5.0%)의 반토막에 불과했다. 또 2008년 13.5% 급등한 인천이 작년에는 오히려 0.3% 내렸으며 경기도는 전년도(2.3%)에 못미치는 0.3% 상승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시가총액 기준 상위 50개 단지는 9.3% 상승하며 전국 아파트 상승률(1.6%)를 크게 웃돌아 일부 대단지 고가 아파트의 상승세는 계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서울 지역 전체 매매가는 내렸지만 강동구는 재건축 추진과 지하철 9호선 연장 추진 등 호재로 6.8% 올랐고 부동산 시장의 영원한 블루칩인 강남구도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반등하며 5.1% 상승해 지역과 단지에 따른 양극화 현상이 더욱 심해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 금값은 고공행진…투자 대상으로 관심 증폭

신한은행에 따르면 작년 말 국내 금 가격은 g당 3만 5323.82원이었으나 2009년 12월 말 현재 4만 1063.79원으로 16% 올랐다. 이는 일반적 은행 예금 금리보다 높아 안정성에 수익성까지 겸비했다는 판단에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이에 따라 직접 금을 매입하지 않고도 계좌를 통한 거래가 가능한 신한은행의 ‘골드리슈금적립’ 상품은 지난해 말까지 모두 7만4858계좌로 2008년 말보다 2만4592계좌 늘어났다. 또 이 상품을 이용해 투자자들이 매입한 금의 규모도 1541만 4281g에 달했다.

한편 금 이외에도 원유, 아연, 은 등 원자재 상품은 급등락을 반복하면서도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2010년 재테크 전망

◇ 주식·펀드

증권사 전망치를 종합해보면 올해 고점을 넘어설 것이라는 점과 상반기보다 하반기가 나을 것이라는 데 비교적 의견이 일치한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내수부양과 미국 등 글로벌 선진국의 저금리가 2010년 상반기 증시를 좋게 보는 가장 큰 이유”라고 설명했다. 중국의 수혜를 볼 수출주와 원화강세와 금리상승의 수혜를 입을 내수주에 대한 제한적 접근이 필요해 보인다.

단 투자 눈높이는 낮출 필요가 있으며, 하반기 변동성 확대에 대비해 주가 조정기에 사서 상승분위기가 무르익었을 때 파는 ‘마켓타이밍(market timing)’ 전략이 유효할 전망이다. 코스피 1100에서 시작해 1600중반까지 45%나 오른 올 해와 달리 내년 상반기는 1600에서 시작해 2000 미만까지 20%이내의 상승률에 그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투자종목 선정이 어렵다면 외국인 순매수 종목으로 대상을 좁히는 것도 방법이다. 테마로는 녹색과 4대강이 여전히 유망해 보이며, 삼성생명과 대한생명 등 대형금융주의 기업공개(IPO)에 따른 대규모 물량부담은 유념해야할 변수다. 해외의 경우 중국 등 신흥국이 선진국보다 유망하지만, 재정적자 등 국내 문제가 심각한 신흥국과 일부 선진국에 대한 투자는 자제할 필요가 있다.

◇ 예금·채권

정부가 은행 예대율 규제에 나서면서 은행들은 예금을 늘려야 할 처지다. 게다가 채권금리 역시 최근 하향 안정되면서 채권 대비 예금이 더 유리한 상황이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안정을 지향한다면 고금리 예금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

최근 국가부도확율인 CDS프리미엄이 100이하로 떨어졌다. 금융위기로 잔뜩 민감해진 일반 채권도 눈여겨 볼 필요는 있다. 상반기 한국은행의 금리인상이 예상되지만 그 폭은 크지 않을 가능성이 큰 데다, 하반기에는 하향안정화 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내년 하반기 인플레이션 조짐이 나타난다면 물가상승위험을 수익기회로 활용할 수 있는 물가연동국채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 대출

가뜩이나 가계부채가 높은 상황에서 내년 상반기에 유력한 정책금리 인상과, CD를 대체할 새로운 대출기준금리제도 도입은 대출관리에 있어서 변화를 요구할 수 있다. 먼저 금리인상에 대비해서는 대출규모를 축소하는 방법과, 변동금리 대출을 고정금리 대출로 갈아타는 방법이 있다. 내년 금리인상의 폭은 그리 크지 않을 수 있지만, 은행들이 순이자마진(NIM) 확대를 위해 대출금리를 좀 더 높힐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 고정금리 대출은 시중은행보다는 주택금융공사의 보금자리론이 대체로 유리하다.

새로운 대출기준금리제도가 도입될 가능성이 높지만, 그렇다고 대출금리가 낮아질 가능성은 그리 커 보이지 않는다. 정책금리와 관계 깊은 CD 보다는 은행 시장조달금리에 가까운 은행채 쪽으로 수렴될 공산이 크다. 달리 말하면 기준금리 자체는 높아질 가능성이 크지만, 현재 잔뜩 높아진 가산금리가 내리면서 대출금리 전체 수준은 현재와 비슷해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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