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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상품 다단계, 업체는 우후죽순 미래는 불투명MVNO, 잘 이용하면 새로운 활로 될 수도
  • 이영민 기자
  • 승인 2009.11.24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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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 상품을 다단계판매 방식으로 유통시키는 업체들이 지난해부터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다. 이 중에는 정식으로 다단계판매업자로 등록하고 영업을 하고 있는 업체들도 있으나 그렇지 않은 업체들도 상당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관련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최근 모 언론과의 통화에서 통신상품을 주로 파는 업체들이 최근 많이 생기고 있으나 업체 수나 규모의 파악이 현실적으로 힘들다고 밝힌 바 있다.

올해 들어 업체 수 급격한 증가

2000년을 전후해 최고조를 보였던 통신상품 다단계판매는 2003년을 고비로 한계에 부딪혀 사라지기 시작했다. 2004년 들어 번호이동성 제도의 시행으로 잠시 반짝이기는 했으나 2007년까지는 N사와 D사 등을 제외하면 그저 이름만 유지하고 있는 수준이었다.

그러던 것이 올해 들어 업체 수가 급격히 늘어나기 시작했다. 직접판매공제조합에 따르면 올해 들어 11월 20일 현재까지 총 7개의 신규회사와 공제계약을 맺었는데 그 가운데 4개사가 통신상품을 주력으로 취급하는 업체이다. 여기에 심사 중에 있는 4개사 모두가 통신상품을 주력으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한국특수판매공제조합도 최근 통신상품 다단계판매 업체와 공제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70개의 다단계판매 업체 가운데 15.7%에 해당하는 11개 업체가 통신상품을 주력으로 삼고 있다. 여기에 심사 중인 업체가 모두 등록된다면 20%를 넘기게 된다.

또한 최근 직판조합의 소비자피해경보 창을 통해 드러난 것처럼 정식으로 다단계판매업자로 등록하지 않고 다단계판매 행위를 하고 있는 미등록 다단계판매 업자까지 합하면 그 수는 훨씬 더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이렇듯 통신상품 다단계판매 업체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는 까닭은 과연 무엇일까?

 

통신상품, 매력있으나 약점도 있어

통신 상품은 본지 64호 ‘통신상품, 다단계판매업계 블루오션인가?’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한달 단위의 자동 재구매,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 후원수당 규제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점 등 다단계판매 상품으로서의 다양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 여기에 점유율을 늘리고자 하는 이동통신 3사의 과열 경쟁 양상이 통신상품을 취급하는 다단계판매 업체와 방문판매 업체가 급격히 증가하게 된 원인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통신상품이 일반 물류 상품보다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좋지 못한 점은 결정적인 약점으로 작용한다. 또 신규 가입자가 꾸준히 유입돼야 하는 다단계판매업의 특성도 현재의 포화상태에 다다른 통신 시장에서의 입지를 약화시킨다. 지난 2004년 SKT, KTF, LGT 등 이동통신 3사가 차례로 30~40일간의 영업정지를 당하자 많은 통신상품 다단계판매 업체가 존폐의 위기까지 갔었던 사실은 통신상품 다단계판매 업체에 있어서 신규가입자의 유치가 얼마나 중요한지 웅변으로 말해주고 있다.

사실 통신 상품을 주력으로 하는 다단계판매 업체 뿐 아니라 대부분의 다단계판매 업체들은 신규 회원이 늘어나지 않으면 하위 판매원의 이탈 현상이 나타나고 이는 곧 업체의 매출 감소와 상위 판매원의 수입 감소로 이어진다. 통신상품 다단계판매의 경우 이러한 현상이 더욱 심하게 나타날 수 있다. 통신상품은 다단계판매 업체가 아닌 대리점이나 이동통신사에서 직접 가입해도 서비스의 차이가 거의 없어 사업을 하고자 하는 회원이 아니면 굳이 다단계판매 업체에서 가입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즉 업체의 특화된 서비스가 없으므로 로열티 높은 소비자층이 존재하기가 매우 힘들어 진다는 것이다. 이에 비해 특화된 상품이나 서비스를 갖고 있는 다단계판매 업체의 경우, 충성도 높은 고객인 소비자층이 만들어지면 신규 회원의 유입이 비교적 적어도 매출 감소 등의 타격이 상대적으로 적어진다.

현재의 통신시장은 포화상태에 있다. 인구 4870만 명에 이동 통신 가입자 수가 무려 4700만이나 된다. 더 이상 새로운 시장이 없다는 말이다. 따라서 이동 통신 3사의 경쟁은 늘 과열이 될 수밖에 없다. 서로서로 고객들을 뺏고 뺏기는 지루한 소모전의 연속이다. 이러한 소모전 속에서 통신상품을 취급하는 다단계판매 업체가 늘어난다면 서로간의 출혈 경쟁을 내포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다 어느 순간 폐업하게 되는 업체들이 나타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판매원과 업계 전체에 미치게 된다.

 

업체는 늘고 매출은 줄고

지난해까지 6개에 불과했던 통신상품 다단계판매 업체는 올 들어 5개사가 늘어 83% 증가했다. 그러나 이들의 매출 총액은 오히려 1%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직판조합에서 작성하는 업계영업동향지수는 지난 9월에 사상 최대인 1193.27을 기록 전년 9월 대비 15% 증가했다. 또한 9월까지의 누적도 전년동기의 8596.18에 비해 2.80% 증가한 8843.79를 기록, 전반적으로 매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통신상품 다단계판매 업체들의 매출액이 업체수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약보합에 그친 것은 D사의 매출액이 큰 폭으로 감소한 때문으로 보인다. D사는 지난 10월 초 김모 회장과 오모 사장 및 고위사업자들이 방판법 등의 위반 혐의로 집행유예 등의 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 김모 회장과 오모 사장이 항소해 대법원에서 형이 최종 확정되겠으나 방판법상 방판법 위반으로 집행유예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자는 다단계판매 업체의 대표나 지배주주가 될 수 없다는 점을 감안할 때 D사는 경영진의 대폭적인 교체가 불가피해 보인다. 이 경우 D사의 매출은 상당 기간 회복이 어려울 전망이다. 또 N사의 매출도 소폭 감소하는 등 전반적으로 통신상품 다단계판매가 업체 수의 증가에 비해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N사, F사 등은 꾸준히 물류 상품의 비중을 높이는 등 자구책 마련에 힘을 쏟고 있다. 특히 N사는 올 들어 셀인바이오를 설립하는 등 R&D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 통신요금과 단말기 판매 등을 제외한 순수 물류 상품의 매출 비중이 30%를 넘어섰다.

 

MVNO는 양날의 칼

기존 이통 3사의 무선망을 빌려 차별화된 서비스와 가격을 제공하는 사업자를 지칭하는 MVNO(Mobile Virtual Network Operator, 가상이동통신망 사업자)가 요즘 통신 시장의 화두다. 이미 e-book 시장을 잠식하기 시작한 MVNO는 향후 어떻게 전개 되느냐에 따라 통신상품 다단계판매 업체들에게는 약이 될 수도 독이 될 수도 있다.

MVNO를 통해 다단계판매 업체들은 자신만의 차별화된 요금 체계를 판매원에게 제공할 수 있다. 또 요금 체계 외에도 무선통신망을 이용한 다양하면서도 독특한 서비스를 선보일 수도 있다. 통신 상품이 지금까지는 서비스 품질의 차이나 가격 경쟁력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오로지 마케팅 만으로만 영업을 해 왔었지만 MVNO를 통해 각각의 업체가 서비스의 차별화와 가격 경쟁력을 가질 수 있게 만들어 준다. 그러나 막강한 자금력과 개발력으로 무장한 업체들이 MVNO 시장을 선점해 나간다면, 가뜩이나 일반 경쟁력이 부족한 다단계판매 업체로서는 그야말로 독이 될 수밖에 없다.

이영민 기자  nandie@nex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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