씽킹트리


유치원으로 향하던 아이는 집을 나서자마자 발걸음을 멈추었다. 길바닥으로 지나가는 개미들의 행렬을 발견한 것이다. 한참을 내려다 본 아이는 개미에게 수많은 질문을 던진다. 너희들 어디 가니? 왜 줄을 맞춰서 가는데? 잠시 후 유치원에 가야한다는 생각이 든 아이는 다시 출발하지만 금세 반짝이는 돌을 발견하고 멈춰선다. 얼른 주워든 아이는 아빠에게 “돌은 울고 있나봐. 아빠가 만든 썰매가 녹슨 것하고 똑같아 보여”라고 말한다. 하지만 아버지는 “지저분해, 버려! 유치원에 늦겠다”라고 대답하며 아이를 재촉한다.

아이들의 상상력은 이성의 틀에 의해 이런 식으로 밀려나기 시작한다. 유치원에 가면 제일 많이 듣는 말이 ‘선생님을 따라해 보세요’다. 선생님 흉내를 가장 잘 내는 아이가 학습을 잘한 아이가 되기 시작하는 것이다. 옛날이야기를 들으면서도 아이들의 상상력은 제어된다. 여우는 나쁘고, 호랑이는 대개 무섭고 늙었다. 가끔 등장하는 무섭지 않은 호랑이는 아이들에게 잘 흡수되지 않는다. 이렇게 교육 받은 아이가 성인이 되면 이성적 논리와 과거의 경험에 갇혀 나올 수 없는 지경에 이른다.

로버트 루트번스타인 교수는 인간이 50세가 되어서도 계발할 수 있는 것이 창조성이며, 창조성은 오감과 감성을 발달시키는 것이 그 시작이라고 역설한다. 그렇다면 세계를 인지하는 오감과 이를 해석하는 감성을 ‘어떻게’ 발달시킬 수 있을까?

그 해답이 바로 이 책에 있다. 이안 길버트는 ‘씽킹트리’에서 천재들의 사고력을 나의 사고력으로 만드는 방법을 7그루의 생각나무로 설명한다. ‘왜 생각의 나무를 키워야 하는지’에서부터 출발해서 본질을 찾아내는 방법, 자신만의 창조적 색깔을 내는 방법, 흉내 내는 것이 아닌 자신만의 사고의 자립을 이루는 방법, 어떻게 배우는지를 아는 방법, 하나가 아닌 또 다른 대안을 만드는 방법, 직관과 통찰력을 키우는 방법까지 이어진다. 이러한 과정을 세세하게 다루면서도 올빼미들의 이야기와 그들의 대화를 통해 생각의 의미와 과정을 쉽게 이야기 하고 있으며, 읽는 동안 자연스럽게 새로운 발상을 거듭하며 사고의 폭을 넓힐 수 있도록 만들어준다.

본문을 이루고 있는 올빼미들의 대화는 간결하게 이어지면서도 여러 주제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해볼 수 있도록 진행된다. 질문의 반복을 통해 본질에 접근하는 방법을 제시하고, 세계를 보는 관점을 확장하며 다양한 변수를 통찰해 뛰어난 직관을 가질 수 있게 한다. 이는 표면적으로 드러난 해답을 손쉽게 얻기보다는 스스로 답을 찾는 과정을 거치도록 해 생각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된다. 창조성의 구성 요소가 무엇인가보다 ‘어떻게 하면’ 창조적일 수 있는지를 강조한다.

창조적인 사람들은 평범한 것에서도 비범함을 찾아낸다. 매일 하는 작업과 일과 속에서도 창조적으로 바꿔야 할 것들이 얼마든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것을 생각할 거리로 여기지지 않는다. 이런 것들을 ‘왜’나 ‘어떻게’라는 물음으로 바라보지 않기 때문이다. 콜라 캔은 원통형인데, 우유팩은 왜 사각형일까? 자동차의 주유구는 왜 좌측에 있는 것도 있고, 우측에 있는 것도 있을까? 왜 남성복은 단추가 우측에 있고, 여성복은 좌측에 있을까? 진정 창조적인 사람이 되고 싶다면, 생각의 프레임을 바꾸고 싶다면 이런 질문들을 스스로에게 얼마나 하고 있는지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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